거인의 어깨 위에서 -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기업인들, 월간조선 대기업 창업주 인터뷰 모음집
선우휘 외 지음 / 조선뉴스프레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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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970년생이어서 이 책에 나오는 9명의 위대한 기업인들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른다 하더라도 이름은 다 들어본 분들이다. 내가 국민학교에 다녔던 1970년대말~198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경제사정은 썩 좋지 않았다. 쌀 자급률이 100%가 되지 않아서 보리혼식을 권장하던 시기이기도 했고, 전기도 안정적으로 공급되지 않아서 저녁에 정전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랬던 시기에 성장한 우리 세대에게 지금의 대한민국은 상전벽해라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성장과 발전을 한 선진국이 되어 있어서 놀라울 따름이다. 이렇게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을 이끌어 온 위대한 기업인 9명에 대한 인터뷰 내용이 수록된 이 책은 1970년대를 살아보지 못한 세대에게 꼭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서는 안 될 나라라고 얘기를 하는 등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모국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면서 근현대 우리나라의 역사마저 부정하는 듯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이런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나서 어떤 평을 할지 무척 궁금하다.


이 책에 소개된 위대한 기업인들은 이병철, 정주영, 박태준, 김우중, 이건희, 최종현, 신격호, 구자경, 조양호 등 모두 9명이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의 인터뷰 내용 중에서 인상적인 문구가 있어서 인용해본다. "정부가 도덕 교육에 철저를 기해야 합니다. 국가를 위한 교육을 시켜야 됩니다. 도덕 교육만 시키면 재주가 있으니. 단결해서 손해 본게 뭐냐, 분열해서 득 본 게 뭐냐, 이런 걸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국민 도덕 운동, 서로 협조, 헐뜯지 말고, 그리고 단합하면 일본 따라가는 게 아니라 더 가지 싶습니다. 나는 그런 생각 갖고 있습니다. 내가 해봤으니까 조선도, 반도체도, 트랜지스터도 해봤으니까. 반도체도 이것만 일본 정도로만 뒷받침해 주면 절대 이길 자신이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고 박태준 포스코회장의 인터뷰였다. " - 중석 사장으로 가셔서도 만성적자를 금방 흑자로 바꾸셨죠? - 그거야 기업을 정상적으로 하면 흑자가 되게 돼 있지요. 정치와의 유착관계만 끊으면 아주 쉬운 거요. - 그거 끊기가 힘들지 않던가요? - 한 가지 예를 들지요. 내가 부임한 다음날 내가 앞으로 '인사는 철저히 공정히 한다. 지금 행해지고 있는 청탁을 이 회사에선 일체 없애버리겠다.'고 선언했어요. 아 그런데 그 이튿날 당시 청와대 모 고위인사한테서 아무개를 과장시켜 달라고 메모가 날라왔소. 그래서 당장 인사위원회에 회부해서 그 사람을 권고 사직시켜 버렸지. - 메모를 보낸 쪽이 가만히 있을까요? - 당장 전화가 걸려왔지요. 그래 내가 '여보시오, 내가 사장인데 이 회사 적자나면 당신이 책임질 거요?' 했지요. 말도 마시오. 그래 내가 모략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니오. 그렇지만 그게 국민의 재산인데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겠소?" 우리나라의 공직자들과 모든 기업인들이 이런 정신 자세를 갖춘다면 대한민국은 더 한층 위대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서 안타깝기 그지 없다.


고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인터뷰 내용 중에서도 인상적인 내용이 있었다. "서로 도와주면 서로 도움이 됩니다. 남을 도와주면 10년이나 20년이 지나서도 그 보답이 옵니다. 예를 들면 어느 은행의 대리가 집안에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아무것도 아닌 걸 도와주면, 그 대리가 다음에 중역이 돼서 더 크게 갚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항상 남을 위해 살아야 하는 거죠." 요즘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까운데 김회장님의 상부상조 정신은 현대인들도 닮았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람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보다 밝고 명랑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인터뷰 내용 중에서 인상깊었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본 사람들은 10분 전에 와서 전화기, 팩스 이런 거 닦고 서류 정돈합니다. 또 일본인들은 하루 일이 끝나면 10분 동안 남아서 기계 닦고 정돈하고 갑니다. 하루에 이 20분이란 시간이 문제가 아니죠. 바로 이 '20분 정신'이 하루 8시간 일을 하는 데 불량률을 없애주고 생산성을 높여줍니다. 그런데 이 정신이 계산으로는 안 나옵니다. 그러나 시간을 물리적으로 계산할 수는 있지요. 삼성그룹 전체인구가 18만 명인데 이 사람들이 하루에 20분간을 준비해와 마무리한다고 할 때, 1년간 7000여 명을 고용한 효과와 같아져요. 인건비로는 1000억이 돼요." 사전 사후 정리정돈 하는 것만으로도 불량률을 없애주고 생산성을 높여준다는 사실은 직장인이라면 명심해야 할 것 같다. 오늘부터 나도 업무 시작 전과 업무 마감 후 정리정돈을 철저히 해서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겠다.


이 책에는 앞에 언급한 내용 외에도 인상적이었던 내용이 무척 많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전 세계가 우러러보는 선진국으로 만드는 기반을 닦아 준 위대한 기업인들의 인터뷰 내용을 읽으면서 나는 벅찬 감동을 느꼈다. 아마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경험해 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MZ세대와 알파세대들에게 학교에서도 이런 위대한 기업인들의 이야기를 교육하여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인식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친기업 정서가 없는 나라의 성장과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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