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 현대지성 클래식 43
벤자민 프랭클린 지음, 강주헌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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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을 처음 읽었던 것은 꽤 오래된 것 같은데 오랜 만에 다시 이 책을 읽으니 번역자가 달라서인지 느낌이 이전에 읽었던 책과는 색다른 느낌이었다. 꼭 예전에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연주했던 '쇼스타코비치의 5번교항곡'을 현장에서 듣고 나서 깊은 감명을 받고, 다른 해외 유명교향악단에서 연주한 음반을 구입해서 듣고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을 때와 내가 느낀 감정이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원서는 그래서 역자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책이 바로 이 책 <벤저민 프랭클린 자서전>이었다.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부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1부_윌리엄 프랭클린에게: 1771년 트와이퍼드, 세인트애서프 감독관에서
2부_내 삶에 관한 이야기: 1784년 파시에서 다시 시작하다
3부_집에서 계속 쓰다: 1788년 8월

 

알렉산더 포프(1688~1744)의 지적은 이런 상황과 딱 맞아떨어진다. "사람을 가르칠 때는 가르치지 않는 것처럼 하고, 모르는 것은 그들이 깜빡 잊은 것처럼 여기게 하라." 또 포프는 이렇게도 조언했다. "확실하더라도 얌전하고 조심스레 말하라." 이 조언은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이 조언을 명심하고 실천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나는 인간 사이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진실함'과 '성실함', '청렴함'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그렇게 얻은 신조와 도덕관에 대해 글로 써두었고 평생 지키기로 마음먹었다. 그와 관련된 글은 지금도 내 일기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계시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성경이 어떤 행동을 금지한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게 아니고, 어떤 행동을 권장한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의견에는 크게 공감했다."

 

"자랑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처럼 근면함을 특별히 언급하는 이유는 언젠가 이 글을 읽게 될 후손들에게 근면이라는 미덕의 효용성을 깨닫게 해주기 위함이다. 내가 근면함 덕분에 인간관계에서 얼마나 큰 혜택을 보았는지 이 글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중에 법적으로 인가받았고 회원 수는 백 명으로 늘어났다. 이 도서관을 모태로 현재 북아메리카에 무수히 존재하는 모든 회원제 대출 도서관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 도서관은 이제 규모가 상당히 커졌고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이다. 회원제 대출 도서관 덕분에 미국인의 전반적인 교양 수준이 높아졌고, 일반 상인과 농민들도 다른 나라의 신사들 못지않은 지적 수준을 갖추게 되었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자서전이 출간되게 된 데는 벤저민 본의 편지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벤저민 본의 편지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우리는 주된 목표를 결정하기 전에 올바른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선생님의 전기를 통해 우리 젊은이들은 독학하는 법만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으로 성장하는 법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중략) 지극히 사소한 개인적인 사건이라도 선생님이 말씀하신다면 우리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일상적인 일에도 신중해야 한다는 삶의 규칙입니다. 선생님은 그런 경우 어떻게 행동했는지 정말 알고 싶습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반드시 필요하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도덕적 가치를 13가지 덕목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각 덕목에 짤막한 수칙을 덧붙이고 그 수칙에 담긴 의미를 자세히 설명해두었다. 13가지 덕목의 명칭과 그에 더해진 수칙은 다음과 같다.
 1. 절제: 배부르도록 먹지 말고, 취하도록 마시지 마라.
 2. 침묵: 다른 사람이나 자신에게 유익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것은 말하지 마라. 쓸데없는 대화를 멀리하라.
 3. 질서: 모든 것을 제자리에 두도록 하라. 모든 일을 부문별로 나누고 시간을 정해두고 하라.
 4. 결단: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하겠다고 결심하라. 결심한 것을 반드시 행하라.
 5. 절약: 다른 사람이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 외에는 돈을 쓰지 마라.
 6. 근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마라. 유익한 일을 하는 데 시간을 쓰고 불필요한 행동은 멀리하라.
 7. 성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속임수를 쓰지 마라. 선의를 가지고 공정하게 생각하라. 말과 행동이 하나가 되도록 하라.
 8. 정의: 다른 사람을 부당하게 대하여 손해를 입히거나 이익을 가로채지 마라.
 9. 중용: 극단을 피하라. 상대가 욕을 먹어 마땅하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그가 앙심을 품을 정도로 행동하지는 마라.
10. 청결: 몸과 옷과 주거지 등 어느 것이든 불결한 것을 용납하지 마라.
11. 평정: 사소한 것 혹은 우연히 발생하거나 피할 수 없는 사고에 흔들리지 마라.
12. 순결: 건강이나 후손 때문이 아니라면 성관계를 최소화하라. 몸이 둔해지고 약해질 때까지 자신과 상대의 평화로운 마음이나 평판을 해칠 지경까지 관계를 갖지 마라.
13. 겸손: 예수와 소크라테스를 본받으라.

 

위에 언급한 13가지 덕목은 수백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중요하게 지켜져야 할 덕목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매일 실천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프랭클린이 실천을 위해 만들어서 사용했던 덕목 점검표를 참고해서 자신에게 맞게끔 응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여기에서 발전한 것이 요즘 많이 사용하고 있는 프랭클린 다이어리가 아닐까? 이건 순전히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

 

"내가 여기에서 이야기하고 역설하려고 하는 말은 간단하다. 사악한 행동은 금지되었기에 해로운 것이라, 해롭기 때문에 금지된 것이므로 결국 성품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하늘나라에서만 아니라 이 세상에서도 행복해지고 싶다면 도덕적으로 행동하는 게 더 낫다는 뜻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것에 대해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인생 100세 시대라고 하는 현대를 살아가면서 이제 내게 남은 삶은 50년이 채 되지 않는다. 나는 지금까지 많은 부침을 겪으면서 현재에 이르렀지만 이제 남은 삶은 과거에 경험했던 악습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프랭클린이 강조한 13개의 덕목을 점검하면서 살아가도록 해야할 것 같다. 지난 내 삶을 돌아보고 올바른 인생의 방향을 새삼 깨닫게 해 준 이 책이 내겐 정말 보석과도 같은 책이 아닐 수 없다.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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