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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지식의 초점 6-002 ㅣ (구) 문지 스펙트럼 2
조길예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2월
평점 :
품절
지난해 가을부터 정기구독한 씨네21이라는 영화잡지는 좋은 책이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무엇보다 내게 영화보는 안목까지는 아니더라도 영화보는 방법을 가르쳐주었기에 그렇다.
전에도 어딘가에 적은 것 같은데, 내가 그 영화잡지를 구독하는 이유는 영화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 잡지에 실린 다소 고급스런고(?) 엘리트적인(?) 글들을 읽기 위해서다. 내가 알건 모르건 무작정 읽었다. 평생 듣도 보도 못한 영화와 외국감독에 대해서도 그냥 읽어갔다.
사랑하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보인다는 말이 있지만, 내겐 '읽어보면 알게되고 알게되면 사랑하게 된다'라는 말이 어울리겠다. 그 잡지를 읽으며 나는 빙산의 일각이나마 영화에 대해서 알게되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관심과 애정이갔다. 그리고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더더욱 많은 것을 알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고, 어느덧 내 손엔 영화관련 책들이 들려있었다.
먼저 『스크린 앞에서 투덜대기』와 『우리 영화의 미학』을 읽은 후 나는 서점에서 영화관련 책 3권을 샀다. 그리고 먼저 볼프강 가스트의 『영화』를 읽었다.
이 책은 점차 확대되어 가는 영화의 표현 영역과 그 영향력에 따른 일반대중들의 관심 증폭을 바라보면서 그야말로 나와 같은 일반대중들이 '영화읽기'를 수월하게 해주기 위한 방법론 책이다. 즉, 비전공자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고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끔 쉽고 친절하게 영화에 대해서 서술된 책이다.
문학이 언어만을 수단으로 하여 그것을 읽는 수용자들에게 다가가지만 영화는 영상, 언어, 음향이 함께 어우러져 다가간다. 그것은 서로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조화롭게 융화되어 하나의 의미와 루트를 통해서 관객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영화적 특성을 미장센, 몽타주, 시퀀스, 카메라의 각도, 시점, 화자 등등의 정의는 물론이고 그것이 영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구체적이 예를 들어가며 설명하고 있다. 이런 것이 바로 영화언어이다.
뿐만 아니라 문학의 영화화에 대한 방법과 의미도 담겨있으며, 영화의 분석방식도 설명되어 있어 영화읽기에 많은 보탬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내게 도움이 된 것은 '통합적 이해'로써 영화를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한 편의 영화는 서사구조, 영상, 음악, 미술 등이 함께 어우러져 완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의 영화보기와 취향은 언제나 파편적인 부분에 집착한 것이었고, 그것에 대한 지나친 편애였다. 이런 나의 태도는 표현양식에 대한 이해의 부족에서 기인한 것 같다. 영화를 읽는 방법은 물론이고 의미를 잡아내는 것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기초적인 밑거름이 된다.
아... 문득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여자 영화배우들도 볼 수 있겠지...
전지현, 이나영, 양미라....
생각만해도 짜릿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