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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험경제학 2. 가격은 없다
물리학에서 실험은 당연한 연구 방법이었지만 그 성립 초기부터 물리학을 흠모에 마지 않았던 경제학의 경우 실험은 일종의 사치에 해당한다. 사회 현상을 통제된 실험 도입을 통해 분석한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우연이 아니고서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10 여년간에 걸쳐 실험을 통해 인간의 경제적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른바 행위 경제학이라는 사조가 그것인데 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의 성과를 통해 우리는 인간 행동에 대한 보다 폭넓고 다양한 이해의 진전을 경험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수인의 딜레마 게임이나 공공재 게임 혹은 여타 다양한 게임을 실험을 통해 구현하고 그 결과를 해석함으로써 이기심이나 이타심과 같은 인간 행동의 동기를 예전에 비해 보다 확연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9월에 출간된 도서 가운데 2권의 행동 경제학 관련 저서가 눈에 뜨인다. 로스와 스미스의 <실험 경제학>과 파운드스톤의 <가격은 없다> 이다. 버논 스미스는 실험 경제학으로 노벨상으로 받은 것으로 유명하며 따라서 이 분야에 전혀 새롭지 않지만 파운드스톤은 (자연)과학 관련 저술가이며 따라서 의외로 여겨진다. 그러나 파운드스톤의 이전 저작 가운데 <수인의 딜레마>가 있는 걸 보면 전혀 어색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아무튼 이 두권의 책이 실험 경제학이나 행동 경제학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한 단계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왠지 헛된 것 같지는 않다.
3. 자본주의 구하기
예전에 <자본가로부터 자본주의 구하기 Saving capitalism from capitalsit>라는 책을 본 바 있는데 에릭 링마의 책도 비슷한 제목 Surviving capitalism이다. (라잔과 징갈레스가 저술한 전자는 국역본이 나와있는데 그 제목이 <시장경제의 미래>이다. 출판사가 이런 식으로 그 훌륭한 제목을 무지막지하게 왜곡하다가는 <출판계의 미래>가 다소 어두워질수도ㅠㅠ)
에릭 링마의 책 소개글을 읽으면서 당장 떠오른게 구제도학파 경제학자인 호지슨의 <불순의 원리Impurity Principle>이다. 자본주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순수한 자본주의가 오히려 불리하다는 이야기이다. 비자본주의적 관습이나 제도가 오히려 자본주의의 변영에 필수불가결하다. 이 당연한 이야기를 주류 경제학자들은 도저히 이해한지 못하는지 아니면 이해하려고 않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번 링마의 책은 이런 당연한 상식을 다시 한번 우리에게 일깨워즐 책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