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또다른 책 <세상에 읽지 못할 책은 없다>가 말 그대로 ‘읽기 방법’에 대한 안내서라면, 이 책은 자기계발서같은 느낌이 강하다. (출간 순서를 보니 이 책이 먼저 출판된 듯) 담고 있는 메세지와 내용이 비슷하므로 둘 중 한 권만 골라 읽으라면 전자를 고르겠다.
<세상에 읽지 못할 책은 없다>에서와 마찬가지로 저자는 병렬독서와 발췌독을 권한다. 이 책 역시 동의하지 못 하겠는 부분이 있어 필요한 부분만 골라 발췌독으로 읽었으니 잘 배워 간다고 해야할까. 이제 와 수염 난 ‘백인 아버지’들의 고전을 읽어야 함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고개를 갸웃했다.
다만, 표현은 구체적이고 신자유주의적이나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정희진 선생님이 역설하신 읽기 방법과 상통하는 데가 있어 (능동적인 읽기는 ‘습득’이 아니라 이 지식이 어디서 와서 내 지식체계 어디에 놓여야하는지를 ‘맵핑’하는 일이라는) 이것을 발견하는 일이 즐거웠다. 같은 요지의 말을 해도 미묘하게 결이 달라지는 순간을 관측하는 일 또한 재밌었다. 동시에 과연 많이 읽는다고 무지하게 똑똑해지는 건 아니며 오히려 많이 읽어서 문제가 되는(!) 경우 또한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웃음지었다. (저자가 그렇다는 게 아니라, 독서량을 과시하면서도 전혀 영민하지 않은 사람들을 떠올렸다는 뜻이다.)
하지만 다독이 능사는 아니란 것을 핑계로 중간에 흐지부지 관둔 책이 많음을 반성하며 책에서 알려준대로 발췌독 후 간단하게 내용정리를 하며 ‘읽은 책’을 늘려가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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