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나의 미친 페미니스트 여자친구 나비클럽 소설선
민지형 지음 / 나비클럽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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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종류의 카타르시스를 의도했는지는 알겠다. 그러나 기대한만큼의 풍자나 사캐즘은 읽을 수 없었다. 작가 내면의 ‘한남력’이 부족한 걸까? 상상할 수 있는 꽉 막힌 성차별주의자 중 가장 지고지순하며 여성에게 호의적인 남성을 그려냈다 하겠다. 그래서 너무나도 픽션같은, 어느 쪽의 심금도 울리지 못한 순한 맛 ‘한남’과 ‘미친 페미니스트’…

“태어나서 지금까지, 나는 가부장적인 이 집안의 아들이자 손자로, 정확하게 그 위치에서 나에게 주어진 역할들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수행해 왔다. 어쩌면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이 자리는 이미 마련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 틀을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 벗어나고 싶긴 한 걸까?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그녀의 곁일까, 아니면 적나라하고 투박하지만 모든 것이 분명한 이 리조트 안의 공고한 세계일까.” -p.194

땡! 한남은 이런 생각 안 한다. (실제 한남 머릿속: 히히 잡채 맛있당) 하긴 1인칭 시점으로 이들을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그려냈으면 소위 ‘한남 문학’과 다를 바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치긴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날카로운 통찰력과 연출을 바탕으로 한 풍자가 보고 싶었던 것이다. 아쉬움이 남는 독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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