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재밌다! 월루 중에 짬짬이 읽느라고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족히 일이백 페이지는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약간 급하게 마무리가 된 감이 없잖아 있지만 나는 친절한 결말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 편이 더 좋다. 전에 읽은 <괴담의 테이프>보다 구성과 주제 면에서 훨씬 완성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으스스함을 목적으로 한 괴담이라기보다는 일본의 민속신앙적 요소가 들어가 있어서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한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꽤 스릴감 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묘사와 이야기를 전개하는 힘이 뛰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약스포*노조키메의 유래와 정체가 조금씩 밝혀지기 시작한 2장 중반부터 무섭다기보단 서글픈 감정이 들었다. 한 공동체에서 전해지는 귀신과 괴물은 그 집단에서 가장 천대받고 멸시당하던 존재로 그려지곤 한다. 피지배집단을 혐오하면서도 세포 하나까지 착취하던 지배집단의 일말의 죄의식(?)이 그런 식으로 표현되는 것일테지만 입맛이 쓴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연결해서 읽기: <귀신과 괴물> 소명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