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스톡 영어회화 10분의 기적 : 미국에서 당장 써먹는 영어 - 10년 배운 영어 10초도 말 못하면? 하루 10분으로 왕초보 탈출, 무료 팟캐스트 강의, 모바일 스피킹 훈련 프로그램 제공 해커스톡 영어회화 시리즈
해커스어학연구소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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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표현으로

원어민처럼 말하기

미국에서 당장 써먹는 영어

학창시절에 배웠던 영어 이후로 영어 공부에 담을 쌓은지도 오래다. 그치만 영어는 필수! 아닌 기본이 되어버린 이 시대를 살면서 영어 공부의 필요성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으면서도 막상 공부를 시작하려니 어떤 교재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영어 학원을 다녀볼까? 하지만 직장인들은 갑작스런 회식이다, 야근이다 학원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고 집에서 독학하려니 의지가 부족하다.

영어회화를 공부하자니 기초인 문법부터 마스터 해야 할 것 같고... 문법부터 시작하자니 중간에 지쳐서 그만하게 될 게 뻔하다. 욕심은 많고 공부하고 싶은건 많은데 어디부터 공부해야 할 지 막막할 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10년 배운 영어 10초도 말 못하면?!

하루 10분으로 왕초보 탈출

사실 나도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영어 공부 좀 한다는 애들중에 한명이었는데...ㅎㅎ 그 때 열심히 공부했던 영어 실력으로 몇 십년째 간간히 써먹고 살고 있다고 말하는게 맞겠다. 10년배운 영어로 10초도 말 못하면 왕초보인건가 ㅎㅎ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할 건 인정하자!

해커스톡에서는 많은 종류의 교재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이 책이 맘에 들었던 이유는 '미국에서 당장 써먹는 영어' 라는 문구가 눈에 띄였기 때문이다. 아직 미국은 여행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최근 몇 년간 유럽여행도 많이 다녀왔고, 유럽아닌 아시아 지역을 여행해도 만국 통용되는 단어가 영어이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굉장히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법 백날 공부해봐야 말로 표현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임?! 나에게 당장 필요한 영어 공부는 무엇이며,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해결과 오랜만의 영어 공부의 시작은 이 책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 당장 써먹는 필수 상황 50!!

10개의 큰 카테고리로 나뉘어져 음식 및 식당과 관련된 상황, 쇼핑, 편의시설, 건강 관련 상황, 직장에서의 의사소통, 문화 및 여행등의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의사소통 상황을 가지고 회화 공부를 할 수 있다.

목차부터 알록달록 하게 편집되어 있는 것부터 일단 맘에 들었다!

 

 

Day 1. 카페주문

커피는 역시 아.아

 

Total 50day 로 학습하게끔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Day1에서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의사소통 상황을 담았다. 요즘 카페 투어가 대세라 해외 여행을 가서도 예쁜 카페를 찾아다니며 맛있는 디저트를 먹으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데 잘 익혀두면 여행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MP3 강의를 바로 들을 수 있는 QR 코드!

책 상단 오른쪽을 보면 QR 코드가 하나 있는데 접속을 하면 MP3 강의를 바로 들을 수 있는 페이지로 접속이 된다.

영어 회화 문장만 보고 외우는 것 보다 실제 원어민의 발음을 듣고 따라해보며 연습하는 것이 영어 회화에서는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바로 스마트폰으로 쉽게 접속하여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QR 코드를 인식하여 접속을 하면 총 4가지의 강의가 있는데

1. 리얼 대화문 듣기에서는 책의 각 장의 제일 중심 대화 부분을 원어민들의 목소리로 들려주고

2. 리얼 대화문 따라하기에서는 1번에서 들었던 원어민의 대화 문장을 독자들이 직접 따라할 수 있도록 약간의 시간 텀을 주면서 들려준다.

3. 보너스 표현 듣기는 각 장의 뒷부분에 큰 주제에 맞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더욱 구체적으로 나뉘어져 언급해줘서 다양한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4. 무료 강의 듣기는 각 Day 챕터에 관한 내용을 세라와 지니라는 여성 두 분이 팟캐스트 처럼 대화를 나누면서 실제 발음도 들려주고, 해당 상황과 연관된 독자? 들의 사연들을 담아서 생생한 재미도 더했다. 두 분이 대화하는 강의를 듣고 있으니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라. 현지인들만의 꿀팁 같은 것 들도 배울 수 있을 거 같아 꽤 유익했다.

개인적으로 4번 강의가 독자와 소통하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좋았다.

 

 

그 외 여행을 다니면서 많이 접하게 되는 상황들...

해외여행 가서 마트나 편의점은 필수로 가게 되는데 그런 상황에서 사용 가능한 회화들도 실려있고

예전에 유럽 여행을 갔을 때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멀미를 해서...무조건 파마시를 찾아서 nausea, vomiting medicine 을 외쳤는데 잘 못알아 듣는... 어렵사리 바디 랭귀지까지 하면서 그래도 결국 제대로 된 항구토제를 샀던 기억이 문득 나면서 어법에 맞는 문장으로 약사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웠던 웃픈 추억이 떠올랐다. 하긴 콩글리쉬에 어법 순서도 맞지 않게 핵심 단어만 얘기해도 어느 정도는 의사소통이 되는 걸 보고 해외 여행에서 영어 걱정 별로 안해도 되겠네~ 하고 약간 자만했던 나였다.

 

Day 10. 마트편에서는 That'll be~ 문장을 배웠는데 현지 발음을 [데~럴비] 하고 스무스하게 알려주는데 정직한 발음을 구사했던 영어 초보자들이(나를 비롯하여) 집에서 회화를 독학하기에 많은 도움이 될 듯 했다.

나는 아마 [데츠 윌 비] 라고 발음했을거다..ㅎㅎ

책에 실린 각 상황에 따른 문장들도 막상 보면 뭐 별거 아니네~~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실제 상황에서 저렇게 말하기는 굉장히 어렵다는걸 몸소 느껴서 알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잘꾸며진 영어 문장은 실제적으로 현지인들이 잘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미국 현지인들이 실제 자주 사용하는 생활 문장들을 담았기 때문에 하루에 한 챕터씩만이라도 꾸준하게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하면 회화 실력이 지금보다 많이 향상될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긴다 ^^

 

이 책의 흥미로운 점 중에 또 하나는 각 챕터마다 상식이나 현지 생활의 꿀팁 같은 내용들을 담은 보라색 네모칸 부분 때문이다! 유럽 여행중에는 여기서 그렇게 많이 해봤던 맥도** 기계 주문도 버벅거리게 되더라.

쉬운 것 같은 이런 주문도 막상 새로운 곳에서 하면 어렵게 느껴지는데 책에서 이런 현지 여행시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과 미국인들에 관련된 재미난 상식들을 알려줘서 공부도 하면서 소소하게 상식을 쌓아가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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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아씨들 (곽명주 일러스트 에디션)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강미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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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자매의 성장 과정과

가족 사이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가슴 따뜻해지는 책

 

어렸을 적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했던 '작은 아씨들' 이 생각이 난다. 메그, 조, 베스, 에이미 이 네명의 사랑스러운 자매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만화 영화 였는데 굉장히 재미있게 봤더랬다. 각 캐릭터를 애니메이션으로 형상화 해놓은 모습까지 어렴풋하게 기억하니 말이다. 그러던 작년 어느날 작은아씨들이 영화로 개봉한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아쉽게도 아직 영화로는 보지 못했다. 이미 극장에서 상영을 내린지 오래지만 맘만 먹으면 다운로드를 받아서 집에서도 영화를 볼 수 있었지만 원작인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고 싶다는 내면의 소리를 존중해주기로 했다.

작은 아씨들 책은 여러 출판사에서 여러가지 버전으로 출간 중인데 그 중에서 나는 RHK 출판사에서 출간한 <<일러스트 에디션>> 을 만나게 되었다. 책 표지에는 눈과 마음도 편해지는 초록 들판을 배경으로 사랑스러운 네 자매의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누가 봐도 눈에 띄는 이 책은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 속안에도 일러스트가 중간 중간에 담겨 있을 줄 기대했는데 그건 아니었다는 점!

작은 아씨들의 이야기는 총 2편으로 나눠져 있는데 이 책은 1,2편이 한 권에 담아져 있어 책 두권을 들고 다니면서 읽어야 하는 불편감도 없애고, 직접 구매한다면 비용적인 면에서도 살짝(?) 이득이다. ㅎㅎ

 

첫째는 아무리 많은 돈도 부자들의 집에서 수치와 슬픔을 걷어내줄 수는 없다는 걸 발견했고,

둘째는 인생을 즐길 줄 모르는 까다롭고 힘없는 노부인보다 가난하긴 하지만 젊고 건강한 자신이 훨씬 더 행복하다는걸 깨닫게 되었지.

셋째는 저녁상 차리는 걸 거드는게 아무리 귀찮더라도 끼니를 구걸해야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걸 알게 되었고

넷째는 홍옥수 반지도 예절 바른 행동만큼 소중하지는 않다는 교훈을 얻었단다.

p.97 <무거운 짐> 중에서..

 

작은 아씨들은 미국 남북 전쟁의 시대적 배경으로 마치가의 네 자매가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버지는 남북 전쟁에 참전 중으로 집에 남겨진 어린 네 자매과 어머니가 함께 가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가족간의 사랑을 주고 받는 모습들이 인상깊게 남는 책이다.

어릴 적 부유하게 살았던 시절을 잊지 못하고 부에 대한 갈증이 항상 남아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깨닫고 자신의 삶의 길을 선택한 첫째 메그.

" 내 딸들아, 난 너희들에게 욕심이 많단다. 하지만 세속적인 의미에서의 출세를 바라지는 않는다. 오로지 부자이기 때문에, 화려한 저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자와 결혼한다면 진정한 가정을 꾸린다고 할 수 없단다. 사랑이 부족한 가정은 가정이 아니기 때문이지. 물론 돈이란 것은 살아가는 데 중요하고도 필수적인 요소야. 그리고 잘만 사용하면 고귀한 것이기도 하지. 하지만 난 너희들이 돈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건 절대 바라지 않는다. 권자에 있으면서도 자긍심과 평화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여왕보다 행복하고 사랑받고 만족할 수만 있다면 난 너희들이 가난한 남자와 결혼한다 해도 개의치 않을 거야." --<p.198 >

네 자매 중 가장 선머슴아 같은 둘째 조. 불같고 급한 자신의 성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고치기 힘들어 한다. 내부의 적과 항상 싸우는 중이다. 하지만 뒤끝 없고 정의로우며 누구보다도 인정이 많고 사교성이 좋다고 생각되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이웃 부잣집 로런스가의 손자, 로리와도 가장 먼저 친해지게 되면서 마치가의 다른 자매들과도 교류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매력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고, 아마도 작은아씨들 네 자매중에서 주인공이지 않을까 싶다.

네 자매들중 특히 베스와의 우애가 남달랐던 조였다. 베스가 아팠을 때 누구보다도 걱정하고 슬퍼하며 그녀의 곁에서 성심성의껏 돌봐주는 장면들에서는 조가 된 것 마냥 마음이 너무 아팠다. 베스를 너무 아꼈던 조는 베스가 로리를 좋아한다고 느끼고 동생을 위해서 자신이 멀리 떠나기 까지 한다.

" 조는 다정한 목소리로 동생을 나무랐다. 베스가 건강과 사랑, 삶에 작별을 고하고 쾌활하게 십자가를 짊어지는 법을 터득하기 까지 혼자 쓸쓸히 싸웠을 생각을 하니 조는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 --<p.721>

집안의 평화주의자, 언제나 사랑스러운 셋째 베스. 책 속에서 베스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는 여러가지 욕심에 사로잡혀 살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에게 생각을 하게 한다.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희생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수줍음 많고 소극적인 소녀이지만 자신의 꿈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음악에 관심이 많은 베스는 피아노를 잘치는데 조율도 안맞는 낡은 피아노를 치면서도 크게 불평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키워나간다. 로런스 할아버지와 친해지게 된 베스가 그가 선물해준 그랜드 피아노를 보면서 너무 좋아했던 부분에서는 베스의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마치 나도 같은 공간에 있는듯이 기뻤다.

어려운 이웃을 마지막 까지 적극적으로 돕다가 병에 걸리게 되는 베스. 네 자매들중 가장 양심적이었던 베스가 가장 불행한 결말을 맺은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너무 유감이었다. 꼭 그렇게 했어야만 했나요 ㅠㅠ

" 꼬마 피아노가 생겨서 더 이상 바랄 게 없어요. 바라는 게 있다면 우리 식구들이 행복하게 지냈으면 하는 것뿐이에요. 다른건 없어요." --<p.289>

" 그녀는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병약자까지는 아니었지만 예전처럼 장밋빛 뺨을 지난 건강한 피조물로는 영영 돌아가지 못했다. 그런데도 그녀는 늘 희망적이고, 행복하고, 평화로웠으며, 그녀가 사랑하는 조용한 의무들로 분주한 가운데 그녀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미처 깨닫기 훨씬 전부터 모두의 친구이자 집안의 천사였다."

--<p.471>

금발머리의 어여쁜 외모에 자존심 센 막내 아가씨 에이미. 질투심도 강하다. 메그와 조가 로리의 초대를 받아 극장을 가려고 할 때 에이미는 자기도 가겠다고 떼를 쓴다. 하지만 조가 같이 가는 것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에이미는 화가 나서 조의 원고를 불태워 버린다. 성격이 급해서 조와 잦은 충돌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자매들의 중심에서 따뜻하고 현명한 조언을 해주는 어머니가 있었고, 가족이라는 울타리안에서 우애과 사랑을 조금씩 더 키워나간다.

사실 네 자매중에 내가 제일 싫어하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에이미가 가장 영리하고 자기 관리를 잘 하는 인물이지 않나 싶다.

 

하루하루를 보람차고 즐겁게 보내렴. 그렇게 일과 놀이를 잘 조화시키면서 살면 시간의 소중함을 이해하게 될 거야. 그래야 젊은 시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고, 나이가 들어서도 후회를 덜하게 되지. 난 너희들이 가난하더라도 아름다운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구나.

p. 240 <실험> 중에서..

네 자매의 성장 과정의 중심에는 마치 부인, 어머니가 있었다. 남편을 전쟁터에 보내고 아이들을 홀로 맡아 키우면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항상 자매들의 본보기가 되어 주었다. 자매들이 다투거나 걱정이나 곤경에 처할 때 마다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자식들을 이끌어주는 그녀를 보면서 가상속의 인물이지만 꼭 본받고 싶고, 본받아야 하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가 딸들에게 해주는 한마디 한마디가 그녀들 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용기가 되었고 힘이 되기도 했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서 가족들이 큰 충격에 빠져있을 때도 가족들의 중심에서 쓰러지지 않고 네 자매에게 각자의 할 일을 분배해주는 모습에서는 강인한 어머니의 모습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돈은 유용한 것이지. 난 내 딸들이 돈에 너무 쪼들리며 사는 것도 바라지 않고, 돈에 너무 집착하며 사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 존이 확실한 자기 일만 있다면 엄마는 그걸로 족해. 빚을 안 지고, 메그를 고생시키지 않을 만큼의 수입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니까. 엄마는 재산이 많거나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을 사위로 맞아들이고 싶은 욕심은 없다. 물론 지위와 돈에다 사랑과 미덕까지 겸비하고 있다면, 그 이상 바랄 게 없겠지. 하지만 행복은 평범하고 작은 집에서도 충분히 누릴 수 있단다.

중략..

내가 잘못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한 남자의 마음을 차지하는 네 언니는 그 자체만으로 부자일 테고, 그게 돈 보다 훨씬 가치 있으니까 말이다.

p.403

 

항상 부자를 동경해왔던 언니 메그를 가난한 남자인 존이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누구보다 가슴앓이를 했던 조가 어머니와 나눈 대화중 일부분이다. 물질만능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어떤 상황에서든 본인이 행복을 느낄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과연 내가 어머니의 입장이었다면 존과 메그의 결혼을 찬성했을까? 그녀가 너무 존경스러웠다.

 

작은 아씨들은 그녀들이 소녀에서 성숙된 여자로, 한 가정의 어머니로,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낸 사랑스러운 소설이다. 이웃집 로리와의 재미난 여러가지 일화들, 힘든 시기에 아버지의 부재를 이겨내고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성장하는 그녀들을 보면서 마치 내가 어머니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듯이 뿌듯하기도 했다.

기쁨도 슬픔도 함께 하면서 때론 다투기도 하지만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가족들이 곁에 있기에 역경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을 것이다.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는 소설 초반부터 자매들과 함께 등장하는 '로리' 라는 남자아이가 과연 네 자매 중 누구와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물론 내가 원하는 사랑의 짝대기는 따로 있었는데 그대로 되진 않아서 좀 아쉬웠다. ㅎㅎ

글을 읽으면서 마치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는 소설책이 있다. 바로 이 책이 그런 책이다. 머릿속에 그녀들의 에피소드 하나 하나씩 영상을 보듯이 그려진다. 그만큼 번역도 감성적이고 세밀하게 잘 되었던 것 같다.

책을 읽고나니 영화가 보고 싶어진다. 영화는 책과 다르게 그녀들의 가정극을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하다.

총 940 페이지의 꽤나 두꺼운 책이지만 집중하면 금새 읽어내려가지는 책이다. 영화를 먼저 보았어도 상관없다.

올 여름 사랑스러운 네 자매를 작은아씨들 <일러스트 에디션> 을 통해 만나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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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거울나라의 앨리스 (패브릭 양장) - 1871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루이스 캐럴 지음, 존 테니얼 그림, 손인혜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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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적부터 신비로운 곳으로 모험을 떠나거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등의 이야기들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래서 실제로 모험을 떠나보겠다고 동생과 강아지를 데리고 눈 덮인 시골 산길을 올랐던 적이 있다. 눈쌓인 시골집 지붕위를 올라다니기도 하고, 동네 골목의 좁은 담벼락 길 끝에는 뭐가 나올지 궁금해 하면서 담벼락을 오르락 내리락 했던 말괄량이 소녀였다. 그 호기심과 모험심은 어른이 된 지금도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그래서 오랫만에 동심으로 돌아가보고자 <거울나라의 앨리스>를 읽어보게 되었다.

내 머릿속에 이미지화 하고 있는 앨리스는 노란 긴머리를 하고 파란 원피스를 입고 흰색 앞치마를 한 소녀이다. 하지만 실제 앨리스의 머리는 원래 갈색이라고 한다. 이 책의 저자 루이스 캐럴은 자신이 교수로 있던 대학의 학장인 리델의 집에 찾아갔다가 그의 세 딸 중 한명인 앨리스를 만나게 되었고, 그 아이가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해서 한 약속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작품을 탄생 시키면서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실존 인물인 앨리스는 추후 루이스 캐럴에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판권의 인세를 선물 받기도 했다는 후문이 있다.

 

전편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한여름이 배경이었다면 <거울나라의 앨리스>는 연말을 앞둔 1869년 크리스마스가 배경이다. 고양이들과 한가롭게 대화하며 거실에 앉아있던 앨리스가 거실 벽난로에 걸린 거울을 보면서 거울 속 세상은 어떨까 궁금해하는 상상을 하다가 거울속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거울 나라속의 세상은 체스판처럼 생긴 세상인데 앨리스는 두번째 칸에서 졸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여덟 번째 칸에 도착하면 여왕이 될 수 있다. 여왕이 되기 위해 앨리스가 한칸 한칸 앞으로 이동하면서 만나는 여러 인물들과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루이스 캐럴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담아냈다.

거울나라 에서는 모든게 반대이고 시간의 흐름이 역순이다. 글자도 반대이고 가고 싶은 곳으로 가려면 반대 방향으로 달려야 한다. 같은 장소에 있으려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하고 다른 곳에 가고 싶으면 두배는 더 빨리 달려야 한다. 꽃들의 정원에서 헤매고 있는 앨리스에게 장미꽃은 붉은 여왕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반대 방향으로 걸어야 한다고 충고해준다. 그렇게 만난 붉은 여왕은 "빨리! 빨리!" 를 외치며 앨리스를 끌고 다니는데, 오래전 그 당시의 바쁘게 여유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을 풍자하고 싶었던 걸까?

이 소설은 얼핏 생각하면 가벼운 동화책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읽다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루이스 캐럴만의 재치있는 언어유희를 많이 만날 수 있고, 다양하게 분석이 가능한 추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의식의 흐름대로 아무렇게나 이어지는 스토리 같지만 철저하게 짜여진 설정이다. 다만 이 책은 원서의 번역본이다 보니 그가 사용하는 동음이의어를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힘들다. 웃으라고 사용한 장치인데 무표정으로 읽고 있었다. ㅎㅎ

 

그가 사용한 언어 유희들은 다행히도 각주에 친절하게 설명을 해줌으로써 독자들이 이해하고 웃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아마 부연 설명이 없었다면 책을 읽는내내 '무슨 이야기를 하는거지?' 하고 어리둥절 했을지도 모른다.

 

"가장 예쁜 건 항상 멀리 있어!"

p.108

"그러니까 제 말은 안생일 선물이 뭐냐고요?"

"당연이 생일이 아닌 날 받는 선물이지."

<중략>

"이 계산에 따르면 네가 안생일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날은 364일이라는 거지..."

.....

"생일 선물은 단 한번뿐이지. 너한테 영광인데!"

 

책을 읽다보면 어릴 때는 알아채지 못했던 의미있는 구절들을 만날 수 있다. 어른이 되어야만 이해할 수 있는 그런것들? ㅎㅎ 지금 시절에 읽는 동화책이 주는 묘미가 바로 이런 것이지 않을까?!

가장 예쁜건 항상 멀리 있다는 말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진짜 멀리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손에 잡히지 않기 때문에 예뻐보이는건 아닐까? 가까이에 있는 가장 예쁜 것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리고 재미있었던 단어, "안생일 선물"

우리는 일년 중 하루밖에 없는 생일날만을 의미있게 생각한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생일날이 아닌 날이 더 많은데 그 안생일날에 받는 선물은 생일 선물보다 의미없는 선물일까?

생일 선물이 가장 좋다는 앨리스에게 일 년이 몇일이냐고 물으며 생일 하루를 뺀 나머지는 몇인지 질문한 험프티 덤프티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의도는 무엇일지...

독자에 따라 해석하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생일은 단 하루뿐인데 나머지 비생일 364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살아가는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됐다.

이제는 평소에 선물을 하면서 "안생일 축하해!" 라고 의미있는 말도 전해보자. ㅎㅎ

 

 

"Life, what is it but a dream?"

인생은 한낮 꿈이 아니고 무엇이랴

 

 

여왕이 되기 위해 열심히 달려간 앨리스는 여덟번째 칸에 도착해서 여왕이 되었을까?

앨리스가 여왕이 된 후에는 어떻게 되었을지...

거울나라에서의 모험같은 이야기는 붉은 왕의 꿈이었을지, 아니면 앨리스의 꿈이었을지...

사실 누구의 꿈이든 상관없지 싶다.

인생은 한낮 꿈처럼 허무할 수도, 달콤할 수도 있다. 허무한 인생을 살지, 달콤한 인생을 살지는 본인에게 달려있지 않을까.

이 책은 쉬운 동화책 처럼 읽어서는 진정한 묘미를 느낄 수 없다. 루이스 캐럴만의 독특한 상상속 세계를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번 정도는 읽어봐야 될 것 같다.

자칫잘못하면 무슨 엉뚱한 소리를 늘어놓는 거지? 할 수도 있지만 그의 추상적인 언어들을 이해하게 된다면 충분히 의미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읽으면서 이해가 안됐던 부분들은 마지막 부분에 작품 해설이 별도로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두 번째 읽는 이 책은 처음과 어떻게 다르게 나에게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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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 - 2000개의 집을 바꾼 정희숙의 정리 노하우북
정희숙 지음 / 가나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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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이나 SNS를 보다보면 깔금하고 예쁘게 꾸며논 자기 집을 찍어놓은 사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 집을 볼 때마다 우리집도 예쁘게 인테리어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런 집에 비해 우리집은 공간도 작고, 예쁜 소품도 없고...이러저러한 핑계로 집 꾸미기를 미루고 있던 차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의 작가는 평범한 두아이의 주부였는데 육아로 시간을 보낸 후 다시 사회에 나와서 할 일을 찾다가 조카의 우연한 권유로 마흔 살의 나이에 정리 분야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유튜브 <정희숙의 똑똑한 정리>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책 완독 후 유튜브 영상으로도 추가적인 정보를 얻기에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내용은 총 4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구성되어 있다.

 

part one. 당신이 지금, 정리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

part two. 가볍고 편하게, 하루 10분 정리법

part three. 우리집 2배 넓히는 공간별 정리법

part four. 삶이 괴로운 당신에게 정리을 추천합니다

 

 

 

인테리어의 시작은 정리부터!

정리를 하면 인생이 한결 홀가분해 진다

 

인테리어를 계획할 때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예쁜 소품들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인테리어의 가장 기본은 ‘정리’ 라고 말한다. 맞다. 나는 가장 기초적인 집안 정리부터 하지 않고 무조건 예쁘고 감성적인 소품들로 공간으로 꾸미고 싶은 욕심만 부렸으니...지금까지 생각만하고 제자리 걸음이었던 이유가 있었다.

정리는 지금의 나를 돌보는 일이며 삶의 통제력을 갖게 한다. 정리가 습관이 되면 버릴 물건과 사지 않아도 될 물건을 정확하게 인지하게 되어 합리적인 소비를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정리를 통해 얻은 자신감은 나아가 삶에 자신감을 생기게 하고 인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창고방은 무조건 사라져야 한다고...

 

책장을 몇 장 넘기지도 않았는데 뼈때리는 소리...공간의 기능을 상실한 ‘창고방’ 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우리집에도 창고방이라고 불리는 방이 있기 때문.

창고는 원래 창고여서 쓰지 못하는 방이 아니라, 물건을 쌓아두었기 때문에 창고로 변한 곳이다. 베란다 등 창고의 기능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은 아파트에 비해 빌라는 공간이부족하다. 살면서 버리지는 못하고 늘어나기만 하는 물건들이 제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모이는 곳이다.

작가는 창고방을 없애고 물건으로 가득 찬 각 방의 기능을 살리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계절이 바뀌듯 인생의 흐름에 따라 지나간 시절의 물건은 그때그때 정리하도록 하자.

 

<정리의 3단계>

책에서 말하는 정리의 3단계

첫째, 밖에서 안으로 들어온다(베란다->집안 곳곳의 공간)

둘째, 큰 것에서부터 작은 것을 향해 간다

셋째, 공간별이 아니라 물건별로 정리한다

정리를 할 때는 큰 그림을 먼저 그리고 세부적인 것을 생각하라고 한다. 세세한 티테일에 사로잡히면 정리가 절대 끝나지 않는다. 내가 평소 했던 정리는 서랍장 소품들 정리를 한다거나 세세한 부분부터 하다가 말곤 했는데 정리를 해도 끝이 없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나보다.

정리를 보통 물건을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정리란 무조건 버리기만 하거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담아두는 것이 아닌 물건이 가야할 곳을 정해주는 것이다. 그래야만 정리 후 다시 원상복귀 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현재’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버려야 한다

 

정리하려고 하면 일단 물건을 한데 모아보게 된다. 제일 먼저 그 중 버릴 물건과 남겨둬야 할 물건을 구분해야 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쉬운거 같으면서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몇 년간 한번도 입지 않는 옷인데 막상 버리려니 언젠가는 또 입을거 같은 생각에 다시 주워담게 되는 경험은 다들 해봤을거다. 나도 사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버리는 것이 너무 힘들다. 이놈의 쟁임병...

책에서는 현재를 기준으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버려야 하고, 똑같은 물건이 여러개인 경우 사용하는 물건을 추리고 나머지는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신 잘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라도 꼭 필요한 물건은 따로 잘 보관하도록 하자!

 

 

<공간별 정리법>

part three 에서는 구체적으로 공간별로 나누어 정리하는 법을 알려준다

 

먼저 옷을 품목별로 나누고 옷의 종류에 따라 옷장에 거는 법을 세세하게 알려준다. 옷걸이에 니트 접는 법을 사진으로 알려주는데 몰랐던 꿀팁을 알게 되서 좋다!

그 외 이불 정리법, 화장대 정리, 아이방, 주방 수납함, 냉장고 정리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생활하다 보면 비닐봉지가 늘어나는데 주방 수납함에 그냥 쑤셔 넣다보니 엄청 너저분하다. 책에서 소개한 플라스틱 과일통과 물티슈 뚜껑으로 만든 비닐봉지 정리함은 나중에 꼭 만들어보고 싶을 정도로 아이디어가 참신했다.

 

"집을 정리하는 일은 자기 삶을 스스로 통제하는 힘을 갖는

것과 같다. 물건에 속박당하지 않고 통제하기 위해서는 사는 양보다 버리는 양이 더 많아야 한다는 걸 항상 기억하자​"

p.97

 

"정리는 대충 물건만 안 보이는 곳에 치우면 되는 하찮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대로 정리를 하고 계속해서 물건을 고르고 활용하는 안목도 중요하다. 정리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삶의 행복은 몇 배나 늘어난다.

그러고 보면 삶이 정돈될수록 집도 정리가 되는 셈이다"

p.227

 

 

 

물건이 주인이 아니라 가족이 주인인 집

이 책은 정리의 세부적인 방법에 대한 정보도 담고 있지만 먼저 가장 중요한 정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도록 하는 책이다. 가장 먼저 ‘정리를 왜 해야 하는지’ 우리에게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다.

작더라도 가족 개개인의 공간은 꼭 필요하며, 집안의 문은 모두 활짝 열리도록 (문뒤의 공간에 물건 쌓아놓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집안에 짐이 많이 쌓이지 않도록 현명한 쇼핑을 하는 것도 정리와 연관된다.

결국 집 정리는 곧 우리 삶을 스스로 통제하며 정돈하는 일이다. 그리고 나 혼자가 아닌 가족 모두에게 영향이 끼치는 일이다. 작가님이 정리를 통해 겪은 행복의 기적을 나도 겪어보고 싶다. 당장 내일부터 책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정리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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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지랄의 기쁨과 슬픔 - 물욕 먼슬리에세이 1
신예희 지음 / 드렁큰에디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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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욕, 돈으로 사는 가장 구체적인 행복

한 달에 한 권씩 만나는 먼슬리 에세이 시리즈 중 시즌1의가장 첫번째 에세이를 만났다.

돈지랄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강렬한 제목의 이 책은 임시제목이 [물욕] 이었다고 한다. 작가가 책 내용을 구상하던 중에 즉흥적으로 붙인 제목이었는데 작가도 계속 미련이 남을 정도로 강렬한 단어임은 분명하다.

나는 평소에 물욕이 많은 것도 적은것도 아닌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최근에 부쩍 늘어난 물욕때문에 내면의 갈등을 혼자 하턴차에 이 책의 제목을 보고는 강하게 끌렸다. 돈지랄을 지양하자는 책일까? 사실 나의 물욕을 조금 진정시켜주는 책일까 싶어서 읽게 되었는데 내 예상과는 약간 다른 방향의 내용이었다.

신예희라는 이 책의 저자는 평소 방송이나 강연도 많이 하고 있고 현재 EBS 팟캐스트도 진행 중이라고 한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친근하고 꾸밈없이 솔직한 느낌으로 독자에게 다가와서, 팟캐스트도 들어보면 굉장히 재밌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돈지랄, 가난한 내 기분을 돌보는 일

욕심, 물욕, 돈지랄... 사실 이런 단어들 모두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단어는 아니다. 특히 돈지랄이라는 말은 괜히 쓸데없는 것에 돈을 쓰거나, ‘예쁜 쓰레기’ 처럼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물건이기 보다는 쟁임용으로 전락하게 될 물건들을 사는 경우등에 자주 쓰인다. 물론 개인마다 돈지랄이 되는 기준은 제각각일테지만.

이 책에서는 돈지랄을 부정적으로 여기기 보다는 현명한 돈지랄을 하도록 격려해준다. 수십년간 가계부도 꼬박꼬박 작성하고 미래의 여러 지출을 위해 항목별로 소액씩 적금을 붓기도 하고, 애인의 생일 선물을 위해 하루에 1500원씩 모으는 작가의 이야기에 돈지랄이라고 표현했지만 나름 건강한 소비 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푼돈에 손을 떠는가”

누구나 고렴이 제품을 사고 싶지만 가성비를 따지다 보면 정품과 최대한 비슷한 질의 저렴이를 찾게 된다. 그러나 가성비 템을 득템했다는 기쁨은 잠시 결국 어디 한군데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결국 내 만족이 되어야 하는데 어딘가 모르게 부족한 느낌. 저렴이 100개보다 고렴이 1개를 가졌을 때의 만족감에는 분명한 차이가 생긴다. 마치 나만 짝퉁인걸 알고 아무도 알아채지 못하는 명품 짝퉁 가방을 들었을 때, 결국 해소되지 못하는 물욕과 내 마음이 충족되지 않음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자신이 만족하고 충분함을 느낀다면 그걸로 된거다. 하지만 소비전에 우선순위를 따져보는 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이 누가 뭐라해도 본인만의 우선순위를 따져서 구매하고 최대로 만족하는 작가를 보면서 배워야 할 점도 생겼다.

아낄 물건은 아끼고, 후딱 써야 할 물건은 얼른 써야 한다.

그런데 나는 종종 그걸 정반대로 한다. 지금 제일 맛있는 음식을, 지금 제일 예쁜 물건을 굳이 미뤘다가 후회한다.

p.29 아끼면 똥 된다 중에서

 

글쎄요. 돈은 절약할 수 있겠죠. 하지만 시간을 쓰고, 머리를 쓰고, 몸을 써야 한다. 나는 그걸 이제 그만하고 싶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면 답이 나온다.

p.55 시간을 아끼고 돈을 쓴다 중에서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내 얘기를 하는거 처럼 공감되는 내용이 너무 많았다.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많이들 그러는구나 끄덕이게 되고 약간의 위안도 된다.

해외여행 가서 애지중지 캐리어에 담아온 여러가지 기념품들은 나중에 찾기도 어려운 서랍 구석탱이에 쳐박혀 있기도 하고, 유명하다고 사온 과자 박스는 유통기한이 지나서 내용물을 버리기 일쑤다. 6개월전에 신나서 사온 명품가방은 애끼다가 아직 한번도 바깥 구경도 못해봤다. 아끼다가 똥 된다는 말은 누누히 머릿속에 담고 있는데 왜 자꾸 아끼게 될까😭

작가님 말대로 지금 내가 갖은 행복을 나중으로 미루지 말고 당장 꿀걱 삼켜야지.

책을 읽다보면 새벽배송으로 조리 제품이나 식료품을 사서 식사를 해결하는 작가의 모습이 많이 나온다. 나도 자주 외식을 하는 편인데 사실 지출되는 식비가 만만치않다. 집에서 해먹으면 조금 더 절약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신랑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맘도 생긴다. 그렇지만 원하는 걸 성취하기 위해 다른 부분엔 좀 더 관대해져도 되겠다며 앞으로도 맛있게 사먹겠다는 작가의 말이 당당하고 멋져 보였다. 누구보다도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사람 같았다. 어떤이들이 보면 새벽배송, 잦은 외식들이 돈지랄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어떤 누구에게는 돈보다 더 중요한걸 성취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는 것!

책의 뒷부분에는 자신만의 소비 철학을 가지고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오면서 터득한 것들 중에 본인이 실제 사용해보고 괜찮았던 제품들을 추천해준다. 실제 인터넷 SNS상에서 물좋권(물건이 좋지 않으면 권하지 않아요) 추천템이라는 타이틀로 제품을 추천해주기도 하고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똑부러지고 줏대있는 작가에게 신뢰가 쌓여서 그런지 그녀가 추천해주는 제품에 믿음이 가면서 사고 싶어진다. 그 중에 워터픽은 꼭 한번 써보고 싶다ㅎㅎ

 

 

책 제목만 봤을 때 내가 예상했던 내용과는 반전으로 돈지랄을 적절히 찬양(?) 하는 책이다. 사람들 사는거 다 비슷비슷하구나 하면서 웃음짓게도 한다.

지금까지 물욕은 왠지 모르게 부정적 이미지로 다가왔었다. 물욕이 많아지면 전부 채우지 못하니 불행해질 것 같고, 내안에서 점점 더 올라오지 못하게 눌러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작가는 이런 자신의 욕구를 인정하고 삶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하도록 이용했다. 돈지랄이라는 소비행태를 자신이 행복해 질 수 있는 행복의 도구로 사용한 것이다. 그렇다고 작가는 계획없는 소비는 절대 권장하지 않는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 중 특히나 물욕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나니 마치 친한 친구와 수다를 떤거마냥 속시원해졌다. 작가님 말투도 편안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결국 제일 중요한건 내가 행복하면 되는 것이다.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구매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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