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자들은 왜 화장실에 자주 갈까
비르기트 불라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 여성이 남성보다 화장실에 더 자주 가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건 전적으로 해부학과 연관이 있다. 자궁에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여성의 방광은 남성의 방광보다 크기가 작다. 정확히 말하면 남성의 방광 용량은 550~750밀리리터인 반면, 우리 여성은 350~550밀리리터의 소변만 저장할 수 있다. 약 콜라 한 캔만큼 용량이 작은 것이다.
여자들은 왜 화장실에 자주 갈까? p.55~56
작가는 여자가 남자보다 화장실에 자주 가는 신체적인 이유를 직접적으로 말해준다.
저렇게 명확한 사실이 있는데 왜 작가는 굳이 "여자들은 왜 화장실에 자주 갈까?"라는 제목의 책을 썼을까?
책을 읽다 보면 알게 되는 작가의 진심, 그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작가는 20대 중반에 과민성 방광염을 앓으면서 경험했던 내용, 공부했던 내용들을 책 속에 담았다.
비슷한 이유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의학적 내용을 쉽게 풀어내고, 환자의 관점에서 이야기한다. 그래서 읽는 사람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뿐 아니라 많은 공감과 위로를 준다.
저널리스트인 덕분에 이야기 단위를 짧고 유머러스한 문체로 재미있게 구성하여 의학적인 전문 지식이 없어도 읽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는 읽는 사람들이 특히 여성들이 자신의 방광 건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곳곳에서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언급하며, 이러니 여성에게 더 주의하라고 부드럽게 경고한다.
여성에게 가장 흔한 감염증이라는 방광염. 과연 나는? 당신은?
생각해 보면 내가 추운 겨울 고생했던 질병이 방광염에서 비롯된 신장염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때 의사 선생님은 내가 소변을 너무 오래 참았고, 추운 바닥에 너무 오래 앉아 있었던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치료법은 물을 많이 마셔서 소변을 많이 보는게 최선이라고 했고, 열과 옆구리 통증을 동반했기에 입원해서 주구장창 수액을 맞았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그때 나는 내가 방광염을 앓았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소변볼 때 통증이 있었지만, 비뇨기과는 전혀 떠올리지 못했고, 옆구리 통증은 디스크를 의심하기엔 위치가 달랐다. 결국 나는 내과에 갔고 거기서 들은 진단은 신장염이었다.
각해 보면,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내가 겪은 아픔이 방광 때문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을까?
여성의 소변 문제는 흔히 산부인과에서 다룬다고 생각하기 쉽다. 임신으로 인한 빈뇨 경험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방광 문제는 비뇨기과에서 진료받아야 한다. 문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비뇨기과를 남성들의 병원으로만 여기고, 정확히 어떤 증상일 때 찾아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누구에게 하고, 어떻게 정보를 얻어야 할까?
바로 이 부분이 작가가 전하고자 한 진심이 아닐까 싶다. 방광에 대한 궁금증이나 고통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으며, 숨길 비밀이 아니다. 이 책에서 설명된 증상들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비뇨기과를 찾아가라는 것이다.
나는 책을 보며 지금 알게 됐다.
'두 명 중 한 명이 앓는다'라는 방광염의 한 명이 바로 나였음을.
이 글을 읽는 누군가, 특히 여성이라면 꼭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생각지도 못했던 자신의 아픔을 이해하고 돌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