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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했는데 혐오와 차별이라고요? - 혐오와 차별 ㅣ 교실 속 작은 사회 2
김청연 지음, 김이주 그림 / 어크로스주니어 / 2025년 7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무심코 했는데 혐오와 차별이라고요?"는 초등학생이 읽기에 알맞은 책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별 생각 없이 하는 말이나 행동 속에,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요소가 숨어 있음을 알려준다. 교실에서 친구와 나누는 대화, 가족끼리의 말투, 동네에서 겪는 작은 사건들까지 아이들이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장면이 많아 공감하기 쉽다.
이 책은 어려운 주제를 단순한 설명으로만 풀지 않고, 생활 속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는 점이 아주 큰 장점이다. 덕분에 읽으면서 곧바로 ‘혹시 나도 저런 말을 한 적 있나?’ 하고 돌아보게 된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읽으며 나를 돌아보고 자녀와 대화를 나누기에 좋다. 또한 이야기 후에 단어의 뜻을 객관적으로 설명해 주고 아이들에게 좀 더 생각할 자료를 제시한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다. 우선 시각이 한쪽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피해자의 관점에서 전개되어, 말을 한 사람의 의도나 상황적 맥락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이 아이들에게 ‘이 말은 무조건 나쁘다’라는 식의 단순한 결론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또한 배경 설명이 좀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들도 있다. 예를 들어 ‘노키즈존’ 이야기에서 차별이라는 측면에만 집중하고, 이런 현상이 생긴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안전사고, 배상 문제, 손님 간의 마찰, 시설 훼손 문제 등 여러 이유가 존재한다. 이러한 내용이 함께 제시되었다면 아이들이 문제를 더 균형 있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 ‘왜 어떤 사람은 이걸 혐오라고 느끼지 않을까?’, ‘의도는 없었는데도 왜 차별일까?’와 같은 질문이 포함되었다면, 좀 더 다양한 관점에서 고민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혐오와 차별 개념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정말 좋은 안내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다양한 시각과 원인, 사회적 구조까지 함께 보여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책은 아이가 혼자 읽기보다 부모나 선생님과 함께 읽으며 서로 의견을 나누면서 본다면 진정한 가치가 발휘될 것이라 생각한다. 혐오와 차별이 단순히 나쁜 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할 복합적 현상임을 어렴풋하게나마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