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융합 - 인문학은 어떻게 콜럼버스와 이순신을 만나게 했을까
김경집 지음 / 더숲 / 201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1년부터 초중등교육정책으로 도입된 STEAM 교육! 이 있다.

2007 개정 교육과정 이후에는 수학 교과서에서도 새 바람이 불어 '스토리텔링'이 적용되었고, 서술형 평가 비중도 높아졌다.

교육현장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기대하며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STEAM 교육의 핵심은 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을 통합하여 가르치고,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현실적인 한계들이 있기는 하지만 교육현장에서는 여러 가지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오늘 만난 <생각의 융합>은 여태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틀을 더 유연하게 하고, 틀의 경계를 더 넓혀주었다.

읽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한국사 붐이 일어 한국사 공부에 한창 열기를 더하고 있는 시대다. 하지만 어떻게 공부하고, 학습한 것들을 삶에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가를 묻는다면 '실제적이다', '실용적이다'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았다.

한국사를 공부한다면, 동양사와 연결해보고, 더 나아가 같은 시대에 서양사는 어떠했을지 통합하고 융합해 본다면 스티브 잡스가 말한 점들을 연결한다는 의미가 되지 않겠는가? _"connecting dot"

'속도와 효율'을 강조하던 산업화 시기에는 인문학의 존재가치와 힘은 배제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21세기는'창조, 혁신, 융합' 이 강조되고 있다. 널려있는 지식과 정보들 그 자체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하지만 이들을 묶고 연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갈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작가가 말하는 '인문학적 융합'은 설득력이 있다.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인문학은 흔히 말하듯 문학 역사 철학의 영역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진정한 인문학은 어떤 분야를 다루건 인간이라는 틀로 접근하는 연구와 성찰이다."

과학, 기술, 공학, 수학 간의 연계성에 대해서는 연결고리를 찾기가 어렵지 않지만, 예술과는 접목하기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시공간을 뛰어넘고 학문적 영역도 자유롭게 건넌다.

한 예로 '한국이 낳은 위대한 세계적 예술가' 백남준도 소개된다. 사실 작년에 백남준아트센터에 아이들과 다녀왔는데, 그의 위대함과 특별함, 작품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정말 예술적 소양은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야만 했다.

 

과학과 예술의 공통분모이자 힘의 원천은 '직관과 상상력'이다. 우리가 말하는 창의력은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은 그동안 내가 만들어온 과학이라는 '틀'을 더욱 말랑말랑하게 하고 새로운 영역들을 접목하게 하는 유연성을 길러주는 계기가 되었다.


과학지식디자이너

201503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 행복하세요? - 서울도서관 사서 신명진의 용기 있는 행복론
신명진 지음 / 로크미디어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어제 오후 다섯 시경. 택배 아저씨께서 배달해주신 책이 있다.

바로 <행복하세요?>다.

사실 두 권이 같이 배달되었는데 다른 책을 먼저 확인했지만 이 책에 손이 가서 먼저 읽게 되었다.

아이들 저녁 챙겨주어야 하는데 중간에 멈출 수가 없어서 초집중 상태로 다 읽고 나서야 눈언저리가 촉촉해진 상태로 저녁밥을 지었다.

 

나이도 비슷한 신명진 작가. 

본업은 서울 도서관 사서다.

미소가 아름답고, 도전정신이 강하며,

용기보다는 인내심과 끈기력에 더 점수를 주고 싶은 남자.

운전면허를 따고, 수영을 배우고 경기에 나가고, 마라톤을 하고, 백두산을 등정하고...

그의 경험은 아직 내가 해보지 못한 것까지 다 해본 것 같다.

(나는 아직 수영도 배우지 못했고, 마라톤을 한 적도, 백두산을 올라가 본 적도 없으니까...)

그리고 그의 삶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의 서두에 그가 어릴 적 철길에서 놀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이야기가 나온다.

책 표지만 보아도 그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있다.

너무나 해맑게 웃으며 "지금 행복하세요?"하고 묻는다.


나도 어릴 적 철길에서 사고를 당할 뻔한 기억이 있다.

철길에는 햇살을 받아 반짝이면서 따뜻한 철로가 있고, 돌들도 있고 반복적인 패턴으로 되어 있다.

엎드려 소리를 들어보면 멀리서 오는 기차소리도 들을 수 있다.

뒤돌아 앉아 놀고 있던 내게 아버지의 다급하고 큰 목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아버지의 큰 손에 휙 낚여 겨드랑이 사이에 매달렸다.

이후 쌩~하고 지나가는 기차소리를 듣고 나서야 나는 내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가슴 철렁하셨을 아버지... 바로 밑에 있는 할아버지 논에서 일을 돕고 계셨던 아버지가 한 걸음에 달려와 나를 구해주셨다.


주인공에게 안타깝게도 그런 사고가 일어나서 한동안 식구들은 깊은 슬픔에 잠겨있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어느 날 결심을 하신다.

"내가 너의 팔이 되고, 다리가 되어줄게." 그 한마디에 가족은 가능성과 희망을 되찾아 간다.

유치원을 가고, 초중고 시기를 거치면서 선생님이나 친구들의 편견과 상처되는 말들에 마음 아픈 날들이 많았던 명진 씨.

그래도 그에겐 따뜻한 사람들이 곁에 늘 있었다.

자신의 탓이라고 늘 미안하다는 말을 하시던 어머니. 무뚝뚝하지만 늘 아들 편이셨던 아버지. 그리고 든든한 친구들과 선배들.

그 힘 때문이었을까? 그는 자신의 삶에 하나씩 하나씩 '남들은 쉽게 해내는 것들'에 도전장을 내민다.

의족으로 걸어 다니고, 자전거를 타고, 운전면허를 따고, 수영을 하고, 등반을 하고, 마라톤을 완주했다.

공무원이 되고, 사서가 되고 싶어 주경야독 끝에 서울 도서관 사서가 되었다.


특히 마음을 울렸던 것은 그가 그의 삶을 따뜻하게 때론 애잔하게 하는 독백 같은 글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지금 주저 앉으면 다시는 일어설 수 없어"

"그러니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


그의 말들을 토막토막 모아서 문장으로 만들어보았다.


부모님에 대한 사랑, 아파도 아프다 엄살 부리지 않고 혼자 담아두고 삭혀가며 그는 그의 일상을 이야기한다.

그가 그 자신에게 해준 말처럼 토닥여주고 싶고, 이런 나눔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이어가주기를 바란다.


"고마워요. 명진씨.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어 놓은 '안되는 벽' 앞에서 좌절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뚫고 나가든 돌아나가든, 그 벽을 '열리는 문'으로 바꾸든 희망을 보는 법을 책을 통해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하나님은 용기를 달라 하면 용기를 발휘할 기회를 주신다고 하던 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올라요.

지금처럼 감동이 있는 삶을 계속해서 써나가시길 기도해요."


과학지식디자이너

201503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맥스 루케이도의 포켓 기도 - 하나님과 가깝게 소통하는 가장 쉬운 기도
맥스 루케이도 지음, 최요한 옮김 / 아드폰테스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우리 가족은 매번 차를 타면 기도를 한다.

처음에는 엄마가 기도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막내에게 시킨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오늘 아빠가 운전을 잘하게 해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이렇게 짧지만 귀여운 아가의 기도를 더 귀 기울여 들어주실 것 같다. 간결하지만 또 간절한 기도다.

가끔은 '아멘'을 빼먹고 기도를 마치기도 하는 막내의 마음을 하나님은 다 보고 계시지 않을까?

 

가장 간절하게 했던 기도는 아마도 막내가 아파서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기다릴 때였던 것 같다.

도무지 내일을 생각할 수도 없는 막막함.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마음 한편이 촉촉하게 젖어든다.

이제는 별 탈 없이 잘 자라고 있는 아들을 보고 매일 감사로 새로운 하루를 맞게 되었다.

그래서 '기도'는 늘 새롭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 마음에서 떠오르는 것이다.


하나님과 가깝게 소통하는 가장 쉬운 기도.

그런 기도는 지금 내가 하는 기도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잘 하고 있는 걸까? 점검받고 싶은 마음에 책을 펴들었다.


29p를 잠깐 들여다보자.

"예수님은 현관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계신다. 대문 앞에 서 계신다.

먼저 노크하고...... 부르신다. 당신이 문을 열기를 기다리신다.

기도란 대문을 여는 것이다.

기도란 믿음의 손을 마음의 손잡이 위에 얹는 것이다.

그 손잡이를 당기는 것은 간절함이다.

대문을 활짝 열고 예수님을 반갑게 맞이하자.

(중략)

우리가 말씀드린다. 그분이 들으신다.

그분이 말씀하신다. 우리는 듣는다.

이것이 기도의 본질이다.

하나님은 그런 순간에 자기 백성을 변화시킨다."


거창한 수식어로 그분을 부르지 않아도, "아빠"로 시작해도 하나님은 다 들으신다고 한다.

읽다 보니 찬양이 나도 모르게 잔잔하게 마음에 울려 퍼진다.

"내 주 같은 분 없네. 그 ~ 어느 누구도... 내 생명 다 하도록 주 얼굴만 구하리~"


# 세상을 직면하기 전에 먼저 아버지와 대면하라! _"아빠라고 불러봐."


이 대목에서 참았던 눈물샘이 터져버린다.

덤덤하게 반응했지만 아버지께 고하고 싶은 일들이 있었던 것이다.

'내 인생의 기장되시는 아빠, 이제 당신과 함께여서 저는 평안합니다.'


# 예수님께 문제를 맡겨라! _"너의 문제를 내게 맡기렴."

기도하면서 문제를 맡기고, 조급하고, 불안해서 다시 찾아오는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


# 도움을 구하는 투박한 요청을 하라!_ "무엇을 하여주기를 원하느냐?"


#죄책감을 하나님께 넘겨드려라!_ "내가 너를 내 손바닥에 새겨놓았단다."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하라._ "너는 나의 사신이란다."(고후5:20)


#성경은 감사를 명한다._ "범사에 감사하라."(살전5:18)

오늘 아침에도 산책하면서 시원한 공기도, 봄 햇살도, 오늘 새로 핀 제비꽃을 만난 것도... 이 모든 것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를 마쳐라._ "최종 결정권은 내게 있단다!"

맥스 루케이도 목사님 덕분에 오늘 나는 한결 더 가까이 계시는 "아빠,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


저녁만 되면 우리 아이들은 근무하고 있는 아빠에게 전화를 한다.

혹 강의 중이거나 업무 중일까 자제시키지만 엄마가 다른 할 일을 하는 사이 어느새 아빠와 통화를 하고 있다.

가끔은 수업 중이라 전화를 받기 어려워하는 남편은 그래도 아이들에게 조곤조곤 상황을 설명해주고 전화를 끊는다.

'내 아들이니까. 아빠를 보고 싶어 하는....' 남편의 마음이 딱 이렇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 마음처럼 나는 아빠와 더 자주 통화해야겠다.

더 솔직하게, 간결하게, 잘 말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정말 해드리고 싶었던 말을 이제 해야겠다.

"아빠, 지금 통화(기도) 할게요~"


아버지와의 개인적인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고 좀 더 나아가 내가 하나님께서 어떤 존재로 세워두셨는지 깨달아

나의 기도에도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마음을 더욱더 담아 가야겠다고 다짐했다.


과학지식디자이너

201503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쨌거나, 직장 - 자아실현을 위한 꿈의 무대
송동근 지음 / 다상출판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쨌거나, 직장>

책 제목을 한번 보고, 지나쳤는데 자꾸만 궁금해졌다.

'어쨌거나, 직장? 작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직장이라는 뜻일까?'


아침에 아이들 등교를 돕다가 우연히 켜져 있는 TV를 잠깐 보게 되었다.

30,40대의 40% 정도가 결혼을 안 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여러 패널들이 나와서 토론을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한참 이야기하다가 어느 시점에서 이금희 진행자가 이렇게 말한다.

"청년들이 열심히 구직활동을 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제가 아는 20대 청년은 정말 우수한 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00건 넘는 이력서를 내고 계약직원으로 있다가 만료가 되고 지금 3개월째 일을 찾고 있으나 상황이 어렵습니다.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단지 예전의 상황으로 청년들의 열정 부족이나 노력이 부족해서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지금의 현실을 조금 더 이해하신 후에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아주 절실하고 진지함이 묻어 있었다.

현실이 그렇다.

그런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고 들어간 직장. 그런데 상황이 내가 그린 그림과는 사뭇 달라서 어려움이 있는 직장인들이 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그만두어야 할지 그냥 다녀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태.

사회 초년생들이나, 앞에서 나열한 그 난감한 상황들에 놓인 직장인들이 이 책을 읽으면 자신이 놓인 현실을 보는 눈이 달라질 거라 믿는다.

또한 이전과는 다른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저자는 끊임없이 묻는다.

이 책의 특징 중의 하나가 독자를 지칭해 '너'라고 말한다.

'너'라는 말에 처음에는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이내 저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너'라는 독자를 앞에 두고 진심을 담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것을 말이다.


너는 정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는가?

내성적임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외향적인 자신을 꺼내어 쓸 수 있는가?

1인 기업가 기질을 가지고 있는가?


'회사 안의 '1인 기업가'가 되어라, 햇빛 샤워를 하며 천천히 걸어보아라, 일과 생활의 균형이 직장생활에서 가장 중요하다.'와 같은 쉬운 것 같지만 중요하고, 간단하지만 이유 있는 조언들을 해준다.


"어쨌거나, 직장이다!"

이제는 네가 학생이 아니라 직장에 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해.

얼마나 다른 곳인지 저자는 일일이 비교해 가며 '직장'이라는 정글을 살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읽는 동안 나의 직장생활도 돌아볼 수 있었다.

마흔이 다 되어가는 나에게도 새로운 시각을 주고, 갈고닦아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책이었다.


과학지식디자이너

201503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 - 대인관계 어린이를 위한 가치관 동화 13
나탈리 페라리 지음, 도미니크 졸랭 그림 / 개암나무 / 201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 오는 3월 셋째 주 수요일.

오늘은 학부모 총회가 있는 날입니다. 약간은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깔끔하게 차려입고 학교로 갔지요.

첫째가 이번에 1학년이 되어 제게도 오늘은 첫 번째 '학부모 총회'랍니다.


무려 두 시간 반 동안 앉아있는데 어찌나 힘들던지...

'제발 빨리 마쳐주세요~아이가 혼자 집에서 엄마를 기다리거든요.'

역시 집에 돌아오니 아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합니다.


첫째 생각이 나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한해 일찍 들어가서 행여나 친구들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할까 부모님이 노심초사하시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지요.

물론 부모님의 강요는 없었어요. 단지 제가 학교에 일찍 들어가고 싶다고 떼를 썼지요.

조금만 묵묵히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셨더라면 7살 어린 나는 좀 더 마음 편히 초등 저학년을 지낼 수 있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


첫 주에는 교문에 마중을 나갔더니 엄마를 보고 달려왔지요. 무언가 허전한 이 느낌.

아이가 신발주머니만 가지고 오고 책가방을 교실에 두고 나온 거지요.

정신 차리고 다니라고 혼내지 않았습니다. 그냥 손잡고 가지러 갔지요.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 다음엔 꼭 챙겨오자."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습니다.


이 책 주인공 마리는 외동딸입니다. 친구가 없다는 사실에 엄마 아빠는 갖은 노력을 다합니다.

마리는 '사회화'하려는 부모님의 노력이라고 표현하는군요.

생일잔치도 열어보고, 피겨스케이팅 교실에도 가보고, 그림을 배우러 미술학원에 다니기도 합니다.

어느 날 엄마와 아빠는 마리를 데리고 '동물보호 협회'로 갑니다. 그리곤 친구가 될 고양이 한 마리를 고르라고 하지요.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 눈으로 자기의 고양이를 찾습니다.

꼭 자기 같은 고양이. 혼자 웅크리고 있는 불그스름한 고양이 한 마리를 골라 '미네트'라 이름 붙여주고 데리고 와 친구가 되어줍니다.

미네트에게 밥도 주고 잠도 함께 자고 놀러도 같이 가면서 마리는 말수도 늘고 옆집에 사는 오빠 에티엔을 사귀기도 합니다.


마리는 내성적인 성향에 상상을 좋아하고 혼자 생각을 정리할 줄 아는 성격을 가진 아이네요.

친구를 사귀지 못해 정신병원에 가야 할 만큼 아픈 아이도 아니고요.


부모님은 우리 아이의 속도를 읽어주고 한 발도 아닌 반발만 먼저 나아가주세요.  

아이가 조금씩 새로운 경험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고 경험할 수 있게 한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사회화 과정을 무난하게 거쳐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사랑하는 아이야,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

세상은 아주 넓고 여행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단다.

어디를 먼저 가든 그것은 네가 정하렴.

행복한 너를 보는 것이 엄마의 기쁨이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