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한 번만 받겠습니다
김병수 지음 / 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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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는한번만받겠습니다
#마음마주하기프로젝트
#김병수 #달출판사



정신과 전문의가 쓴 마음치유 에세이.

맨 처음 책을 받아든 느낌이 산뜻했다.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적당한 무게,
빛에 따라 반짝이는 표지,
그리고 단정한 글씨로 쓰여진
“상처는 한 번만 받겠습니다”라는 제목.

넘기면서 읽는데 책장의 흐름이 물결처럼 편안하면서
평화로운 햇살이 마음에 스며드는 느낌.

사실 요즘 우울하진 않지만 조금 무기력했고
불안하진 않지만 막연히 마음이 무거울 때가 있었다.
전세계적인 팬데믹 상황도 영향이 있을 테고
예상보다 자꾸만 길어지는 집콕 생활도 그럴 테지만.

그렇다고 무한정 무기력할 수 없으니
뭔가 돌파구를 찾아봐야지 하면서도
내 힘으로 가능한 걸까 싶은 순간들.

평소 자기계발서류의 책들을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조금 뻔한 이야기들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서)
이 책은 에세이면서 중간중간 치유와 상담의 과정처럼
약보다 더 좋은 생활 속의 실천 습관을 제시해주곤 해서
친절한 의사가 전해주는 자기계발서 느낌을 받았다.
책에서 언급된 내용을 바탕으로
작고 사소한 일상에서도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들을 실천해볼 수 있었고,
단순한 행동 하나가 가져오는 변화를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에- :)

그래서 몇 가지 필기를 하듯
노트에 메모해보았다.
(시력 좋은 사람은 노트를^^)

-5am 클럽에 가입하기!
-일상의 설거지 = 마음챙김 활동
-약 대신 달리기!
-시간 약속 지키기!
-매일 아침 샤워하기!
-인생이라는 큰 그림 그리기! 등-

특히, “회피는 무조건 나쁜가” 부분을 읽으면서
지금 현재 1년이라는 시간을
내가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중간점검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어 좋았다.
1년 정도 무기력한 삶을 살아보면서
자기 탐색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해보는 것도
가치있다는 말.
아이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말이지만,
성인인 나에게도 삶의 중간점검과
인생의 큰 그림 그리기는 필요한 일이니까.

과거(옛 존재)와 다른 무엇이 되고자 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고 실패하고 상처받더라도
직면하고 체험해야 한다는 말,
하고 싶은 것은 먹구름이 끼고,
비바람이 몰아치고, 천둥이 내려도
일단! 해봐야 한다는 말.

어쩌면 특별한 말이 아닐지 몰라도
차분하게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야기들이
마음에 잔잔히 퍼지니
책과 함께 하는 이 시간이 특별해진다.
한 해의 중간 지점을 넘어가는 나에게
참 고맙고 따뜻했던 책.

_____
이 리뷰는 출판사의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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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열두 발자국> <과학콘서트> <사람에 대한 예의> <교실이 없는 시대가 온다> 등 어느 하나만 내세우기 어려울 만큼 양질의 좋은 책들을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어크로스 파이팅!! <공부란 무엇인가>도 예약합니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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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온 외계인 보고서 - SF 우주선부터 인조인간까지
박상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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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온외계인보고서 #박상준
#SF우주선부터인조인간까지 #을유문화사

“인간의 상상력은 한계가 있을까?”

이제 더 이상 고등학생들은 인문/자연 계열을 선택하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과목을 선택하여 공부하는 방식으로 수업과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물론 대학에서의 전공에 따라 요구하는 과목을 선택하다보면 자연스레 문/이과 구분이 이루어지긴 하지만.

어릴 때는 막연히 내가 책 읽기를 좋아하고 문학을 좋아하니까 문과형 인간이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요즘 들어 그런 구분이 유의미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과학을 깊이 탐구하다보면 결국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철학적 질문들을 품게 되고, 우주를 향해 나아갈수록 이미 우리 안에 있는 내면의 우주를 들여다보게 되기에.

지금의 내가 과거로 회귀한다면 어쩌면 나는 인문 계열의 진학을 고민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과형 인간의 눈에는 내가 지극히 문과적이겠지만, 그때는 아예 고민할 필요조차 못 느꼈으니 이건 분명한 차이가 있다. 어찌 되었든 최근에야 내가 ‘과학’에 로망이 있음을 스스로 깨달았고, 올해 들어 여러 권의 과학 서적들을 스스로 찾아 읽었다. 물론 아주 어려운 책들은 아니지만 정말 흥미롭게 읽으며 새로운 재미를 느낀다.

비문학 계열이 아니라도 문학계에서도 SF문학이 상당히 활발하게 창작되고 있다. 아직까지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SF와 생명과학, 미래과학에 대해 관심이 생겨 계속 찾아보게 된다. SF문학작품만 전문적으로 출판하는 출판사들도 있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더욱 다양한 작가들이 SF문학을 창작할 것 같고 독자들의 관심도 자연스레 호응할 것 같다. SF는 작가가 무한한 상상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갈래여서 작가에게는 우주로 나아가는 창작의 매력을, 독자에게는 상상 그 너머를 유영하는 행복을 주는 것 같다.

박상준 작가는 SF 및 교양전문 기획자로 30여 년간 활약해온 전문가라고 한다. SF소설과 영화에서 다루어지는 내용들이 어떤 과학적 지식에 기반하고 있는지, 작품에서 묘사한 장면 이면에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원리가 숨어있을지... 표지부터 목차까지 매력 가득한 책이어서 표지와 책 소개만으로도 이미 호기심이 일었다. 우주여행-외계인과 외계생명-로봇과 인공지능-휴먼과 미래세계-상상과 현실-영화와 음악과 SF 등 목차의 사이사이와 행간 너머너머에서 펼쳐지는 스토리들.

인간의 경험을 방대하게 반복하면서 최적의 해법을 찾아가는 인공지능의 이야기. 인공지능이 파악한 인간성(인간다움)이란 결국 유한함, 불완전함이라는 말이 한참 마음에 맴돌았다. 여러 SF영화에서 묘사된 인공지능 로봇들의 인간을 닮아가는 모습들과 영화적 상상력으로 구현된 인간과의 관계, 마지막 운명에 대한 선택들이 머릿속에 다시 떠올랐다. 책은 이렇듯 우리가 보았던 영화를 다시 그려낼 수 있도록 도우며 비문학의 한계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마치 소설을 읽듯 유희로운 지적 자극과 함께 확증 편향에 빠지는 상태를 경계할 수 있도록 적정한 정보와 함께 생각할 거리들을 제공해준다.

첨단의 미래로 나아갈 것만 같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책을 덮으며 느끼는 가장 큰 생각은, 역설적이게도 자연의 소중함과 작지만 나의 역할을 수행해야겠다는 깨달음이다. 과학 문해도를 높여나가며 생각의 연결 고리를 확장하고 싶은 욕구. 좀 더 나은 세계를 구성하는 데 기여하고 싶은 욕구. 이러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욕구와 의지가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문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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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해결사 깜냥 1 -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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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좋은어린이책 #고양이해결사깜냥 #창비
_
고양이와 책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있어
함께 읽고 리뷰하려고 마음 먹었던 책이다.
책이 도착한 후, 고학년 아이가 먼저 책을 읽었는데
아주 금방 다 읽었다며 책을 가지고 왔다.
어떤지 물으니 “재미있게 읽을 만한 책이긴 한데
내 생각에는 초등 저학년이나 유치원생에게
괜찮을 것 같아.”라고.
책의 글자 크기와 책의 분량을 보았을 때에
요즘 청소년 도서와 인문 도서를 더 즐겨읽는
아이이기에 어떻게 반응하려나 싶었는데
초고학년의 첫 반응은 그랬다.
“너 좋아할 줄 알았는데...” 하자
“해결사라고 해서 나는 고양이 탐정일 줄 알았거든.
뭔가 좀 더 다른 스토리를 예상해서 그런 것 같아.
근데 그래도 괜찮았어.
저학년 아이들은 재밌어할 것 같거든.”

이후 내가 먼저 읽고 둘째 아이에게 흥미로울지
고려해보려고 책을 읽었다.
우선 깜냥이라는 아주 깜냥 있을 것 같은
까만 냥이 캐릭터가 깜찍하게 귀엽다.
제법 도도하게 경비실을 들어서는 것도,
몇 가지 문제상황에서 이를 해결해나가는 과정들도.
그리고 캐릭터가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매력 요소들 - 귀여움, 도도함, 사건해결력, 친화력 등 - 이 있어 괜찮을 것 같았다.
읽어보니 첫째 아이의 말이 어떤 뜻인지 알 듯한 느낌?
그리고 첫째가 워낙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
장편의 글들에 익숙해져 있어
초고학년들의 일반적인 반응이라
일반화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지만 역시 내 생각에도 초저학년 또는
유치원생들에게 더 인기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그리고 둘째와의 독서.
큰아이와는 사뭇 다른 태도로 읽어나가더니
“다음 책은 언제 나와?” 라 묻는다.
어땠는지 좀 더 물어보니,
“우리 아파트에도 냥이가 살잖아.
저번에 비오는 날에 걱정했던 거 생각났어.”
아파트 화단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가 한 마리 있는데
그 고양이가 생각났던 모양이었다.
같은 라인의 할머니 한 분께서 계속 밥을 챙겨주고
계시는 걸 우린 모르고 지냈다가
어느 날 고양이를 보고 나서 알게 되었다.
이후 한 번씩 고양이를 마주치곤 했는데,
비가 무척 많이 내렸던 지난 겨울날,
아이들이 냥이 춥겠다고,
비 피했을지 따뜻한 데 들어가있음 좋을 텐데
추워서 어쩌지 하면서 한참 화단 여기저기
들여다보다가 못 만났던 게
마음에 남아 있었나보다.
“근데 고양이가 아이들 집에 찾아와서
같이 놀아주고 같이 있어주는 게 좋았어.”
아파트라는 공간 안에서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을
요즘 아이들에게
고양이 깜냥의 무뚝뚝한 듯 시크하게 건네는
따뜻한 말과 행동들이
유쾌한 위로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지.
더불어 길에서 마주하는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면서
동시에 재미와 즐거움, 감동을 전하는
어린이책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시리즈물이라 아이들에게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깜냥 캐릭터가 분명하게 드러나서
아이들의 독서 과정에 따라 펭수를 잇는 사랑스런
캐릭터로 등극할 수 있지 않을지 기대해본다.

- 사전 서평단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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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에 실린 문학작품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이남호 지음 / 현대문학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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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방학 알라딘에서 <교과서'에 실린 '문학' 작품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라는, 눈에 띄는 제목의 신간을 보게 되었다. 현재 국어교육학을 전공하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이의를 제기하려들지 않는 '교과서'라는 권위에 대한 도전이랄까? 그런 느낌이 크게 와닿았다. 책이 도착했다. 검은 빛 표지의 무게감.. 목차를 훑어보니 시와 소설로 나누어 각 문학 작품별로

1. 배우기에 적절한 작품인가
2.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3.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를 논하고 있었다.

나는 이제까지 12년간 학교에서 국어를, 그리고 문학을 배워오면서 교과서에 실린 작품들은 당연히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왔다.(전혀 그에 대하여 함부로 이견을 제기하려는 생각은 아예 해보지도 못한 채 말이다.) 그런데 필자는 작품들에 대하여 이러한 작품은 이러이러하여 배우기에 적절하지 못하다는 등의 주장을 펼쳐놓기도 했다.

예를 들면, '성북동 비둘기'의 경우, '내용이 너무 평면적이고 단순하며 또 설명적이다. 사랑과 평화의 새인 비둘기가 사람들에 의해 살 곳을 잃고 가련하게 쫓기는 새가 되어 버렸다는 내용을 산문적으로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언어의 아름다움도 별로 없고, 깊은 함축적 의미나 인상적인 표현도 별로 없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비판을 내어놓고 있다.

그렇게 한 권의 책을 읽고 나니, 과연 수업 시간에 '문학'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 것인가에 대한 여러 생각들로 머릿 속이 복잡해졌다. 단순히 교과서에 실린 작품을 참고서식 해석과 함께 알려주는 것은 원시적 교수 방법이리라.

그렇다면 어떻게..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이 책 한 권만으로 문학 교육 전체를 아우를 수는 없을 것이다. 책의 구성은 각 작품별로 그 방안이 제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문학 교육 전반의 항로에 대한 제시는 미약한 편이다. 그러나 이는 문학을 가르치고 문학을 배워야 할 교사와 학생, 그리고 그 문학을 향유하는 우리 국민 모두에게 남겨진 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문학 교육에 대한 재검토를 주장한 이남호 교수님의 책을 통하여 다시 한 번 문학 교육과 일련 교육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었다.

누구도 깨뜨리려 하지 않는 권위적 기존 질서에 대하여 반기를 들어 그 잘잘못을 가려보려는 책, 우리 문학을 향유하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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