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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도쿄행 - 조선 지식인들의 세계 유람기
이상 외 지음, 구선아 엮음 / 알비 / 2019년 10월
평점 :
19세기말 ~ 20세기 초반을 구한말의 시대라고 한다.
구한말이라...그냥 조선 말기라고 해도 되는 시긴데,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했으니,
조선하고 대한제국하고 섞어서 구한말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조선말기면 어떻고 대한제국이면 어떠하겠냐마는,
이 시기에 살던 조선의 지식인들은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단순히 생존하는 것을 넘어선 그 무언가가.
이번에 읽은 제목을 [이상의 도쿄행]으로 뽑은 이 책은
그런 조선 지식인들의 유람기를 엮어서 만든 책이다.
책의 제목에 등장한 작가 "이상"은 「오감도」와 「날개」로 유명하다.
30세도 넘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이상.
조선 지식인의 비애가 느껴진다.
허헌, 박승철, 이광수, 성관호, 이상, 노정일 등
총 6명의 지식인이 등장하며, 이들의 세계 유람기를 엮었다.
익숙한 이름은 이광수와 이상뿐이다.
그러나 이광수와 이상의 이야기는
총 252페이지 중 30쪽에 불과하다.
제목에 등장한 이상의 글은 고작 10페이지.
안타까운 부분이다.
말 나온 김에 안타까운 부분을 좀 더 보면
성관호에 대해선 교사라는 설명이 끝이다.
어쩔수 없이 네이버를 검색해서 어떤 인물인지 확인을 했다.
이 책의 80%를 차지하는 인물은 박승철 노정일 허헌이다.
구성이 좀 아쉽다.
거의 100년이 지나서 돌아 보는 조선 지식인의 유람기는 새롭다.
개화기에 대다수 국민은 먹고 살기에 바빴고,
일제 강점기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오직 생존이었을 것이다.
지식인이라 하더라도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고,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유람은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일부 재산있는(?)지식인들은
조선이 다른 나라들처럼 강해지길 원했고,
가산을 팔아서, 또는 지원을 받아서
세계 선진문물을 직접 눈으로 보고 왔다.
그것을 유람...이라고 표현하기엔,
단어가 많은 뜻을 표현할 수 없는 것 같다.
강대국을 방문하며, 조선의 현실을 돌아 봤을 때,
가슴이 메어지며 눈물이 흘렀을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100년전을 살펴 보는 나로서도 가슴 한편이 죄어 오니 말이다.
친일파로, 납북되어 처형당한 이광수의 글을 보면
가난한 지식인의 유람이 유쾌한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책 초반에 나오는 허헌과 박승철은
나름 여유 있는 해외 유람을 했지만 말이다.
이 시기에도 조선의 동포들은 해외에 적지 않은 숫자가 있었나 보다.
숫자로 나오는 동포들은 알려진 사람들일테고,
그렇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었을 듯 싶다.
예를 들면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이병헌처럼 말이다.
역사를 알고 있기에, 이 책은 유쾌함 보다는 우울함을 안겨준다.
만약 조선이 강국이었으면 이시기의 지식인들은
어떤 유람기를 남겼을까?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그랬더라면,
우울하지 않은, 유쾌한 유람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