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를 구원하라
원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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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에 재치와 센스가 그득그득하다.
지루하지 않게 유쾌하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뻔한 이야기 뻔한 결말이지만 작가의 말마따나
'아는 맛이 맛있다고 유명한 이야기는 대부분 비슷한 느낌으로 재밌는 법이다.' 
비슷한 느낌인 것이지 <파출소를 구원하라>는 원도 작가님만의 스타일이 분명 있었다.

<파출소를 구원하라>는 우당 파출소 2팀의 이야기이다.
책을 읽으면서 파출소의 현실적인 부분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팀원들의 이야기, 민원인들의 이야기 등등 유쾌하지만 유쾌하지 않은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으론 파출소와 야구의 결합이다.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조합이다.
순경에서 경장이된 강송구는 만년 꼴찌 팀을 응원하는 야구팬인데 여기저기서 야구와 관련된 인생론이 펼쳐진다.
인생론을 읽다 보면 야구 무식인 나도 야구 팬이 될 것 같다.
-  3할까지만 할걸. 송구가 3할만 돼도 슈퍼스타 된다고 했는데.
- "그럼 야구인은 화를 어떻게 풀어?"
"야구 보면서 풀지."
"풀리는 거 맞아?"
"꼭 웃어야만 화가 풀리는 건 아니니까. 뭐, 길길이 화를 낸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고. 방식이 긍정적이라곤 말하기 어렵겠지만 감정이란 게 곧이곧대로 나오는 게 아니잖아."
- 야구에서 구원은 지친 누군가를 도와준다는 뜻이야. 멋지지?

전직 경찰관, 현직 작가가 쓴 <파출소를 구원하라>는 나에게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을 알려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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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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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은 허주은 작가님의 첫 작품으로 영미권에서는 2020년도에 출판되었다.

다모 '설'이 살인범을 찾는 과정을 그렸는데,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범인이었다.
천주교 박해의 이면에 또 다른 진실이 숨어 있었다.

추리 소설이면서 역사 소설인 이 작품은 여러 요소적인 부분에서 흥미로웠다.
살인범을 찾고 천주박해에 대해 알게 되었지만 가족적인 요소도 가미 되어 있다.
다모 '설'이 언니의 부탁으로 오라버니의 무덤을 찾는 과정에서 읽으면 읽을수록 '설'의 가족사에 숨겨진 비밀도 있고, 다른 형태의 가족사도 볼 수 있다.

한 권의 책에 여러 요소들을 담고 있어서 지루하지도 않고 금방금방 읽혔다.
배경 묘사도 잘되어 있어서 조선시대를 생각하면서 읽으니 몰입도가 좋았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 "... 너는 남의 말을 엿듣기만 하지 않니. 이 안에서 진실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너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 "용감하게 옳은 길을 가도록 해. 힘을 잃고 겁에 질린 사람들을 위해 차가운 뼈로 뒤덮인 이 땅에 낙원을 만들어주렴."



WITH. 창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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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문 매드앤미러 4
김유라.엄정진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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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설정, 두 편의 이야기를 다루는 '매드앤미러'의 네 번째 책인 <없던 문>은 재미있었다. 술술 읽혀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우리 집에 못 보던 문이 생겼다.'라는 설정은 똑같은데 주체가 달랐고 접근하는 방식도 달랐다. 두 편다 엽기적인 것에는 놀랐다.

첫 번째 파트인 김유라작가님의 '하루에 오백, 계약하시겠습니까'는 느닷없이 한 남성이 나타나 '방을 임대해 주실 수 있나요?, 임대해 주신다면 하루에 오백씩 드리겠습니다.'에 얼떨결에 허락을 한 영훈의 이야기이다.
한 인간이 돈과 현실, 문 속의 상황들을 보면서 심리적으로 변해가고 그에 따른 현실적인 상황도 변해가는 것을 보고 철학적이라고 해야 할지.. 문 속의 상황들 때문에 호러 엽기라고 해야 할지.. 무튼 상황 묘사와 심리 묘사가 점점 집중하게 만들고 빠져들게 만들었다.
- 스트레스를 풀 때 제대로 풀지 않으면 마음의 독으로 남아 두고두고 괴롭다고, 욕망을 해방시킬 땐 확실히 해 줘야만 다음의 절제에 도움이 되는 법이라고.
- 절박할 때 도움을 요청하는 대상이 꼭 신이어야 하는 법은 없지 않은가. 신에게 구하는 건 정상이고 악마에게 구하는 건 비정상인가. 어느 쪽이건 원하는 걸 들어준다면 그게 곧 신 아닌가?
-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자신은 이런 사림이 아니었는데.
... 아닌가, 이게 원래의 나인가?
- "일곱 가지 죄를 가진 짐승은, 그것을 고쳐 나가면 인간이 되고 일곱 가지 선을 가진 인간은, 그것을 지워 나가면 짐승으로 추락하지."

두 번째 파트인 엄정진작가님의 '어둠 속의 숨바꼭질'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내용과 결말이어서 재미있었다고 해야 할지.. 가족 이야기를 이렇게 접해본 것이 처음이라 충격 받았다고 해야 할지.. 무척 신선했다. 
숨바꼭질을 하면서 20년 전에 사라진 오빠를 따라 간 새로운 세계? 공간? 무튼 그곳에서 일어난 상황인데. 처음엔 뭐지? 했다가 점점 빠져들게 됐다. 
- " 지금이 꿈인지 아닌지 난 알 수 없어. 네가 살던 현실이라는 곳이 누군가의  꿈이 아니라고 확신할 수 있겠어? 누구도 알 수 없지."
- "열쇠를 찾으려고 애쓰지 마. 길은 네가 만들면 돼. 내가 도와줄게."
... "이선아, 넌 할 수 있어. 너에게도 그런 힘이 있으니까.."

두 편을 읽고 느낀 것이지만 정말 세상엔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하는 것 같다. 내가 몰랐던 새로운 장르에 눈 뜬 기분이다.

그리고 매드앤미러 시리즈는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이 남긴 미션을 찾아야 하는데. 미션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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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아파트 매드앤미러 3
전건우.전혜진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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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설정, 두 편의 이야기를 다루는 '매드앤미러'의 세 번째 책인 <금지된 아파트>는 재미있었다. 술술 읽혔다. 
'뭔가가 있는 폐아파트 단지로 사라져 버린 조카를 구하러 가야 한다.'라는 설정은 똑같은데 장르가 전혀 달랐다. 하나는 유쾌하고 하나는 아픈. 그래서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전혀 다른 장르를 한 권의 책으로 읽으니 그것도 재미있었다.

첫 번째 파트인 전건우작가님의 '괴리공간'은 어릴 적부터 존재감이 없었던 덕택에(?) 공간수들이 나타나는 폐아파트 단지의 경비를 맞게 된 주인공 재수의 이야기이다.
재수의 웃지 못 할 사정과 중2인 조카가 괴리공간으로 들어가 찾아서 탈출하는 내용이 재미있었다. 
다섯 개의 공간에서 공간수를 맞닥뜨린 위험한 상황이지만 어떻게든 헤쳐가는 외삼촌과 조카의 케미가 돋보였다.
- 있어야 할 공간에 있어야 할 것이 없다. 존재할 수 없는 건 버젓이 존재한다.
- "아니에요, 외삼촌. 이 세상이 시뮬레이션이라 해도 우리는 우리잖아요.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건 진짜라고요!"
- "... 신기하지 않아요? 존재감 없는 걸로 존재감을 과시하게 됐다니.."

두 번째 파트인 전혜진작가님의 'Missing'은 경찰인 선재의 이야기이다.
사라진 조카를 찾아 폐아파트에 들어가는 후반부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보여 준다.
선재가 받은 고통, 선재가 처한 상황까지.
선재의 과거시점과 현재시점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 가는데 그녀가 받았을 수 많은 상처들과 고통이 아프게 와 닿았다.
- 옛말에 인생을 바꾸려면 세 가지를 바꾸랬어요. 사는 곳을 바꾸거나, 만나는 사람을 바꾸거나, 아니면 시간을 다르게 써 보거나.
- "왜 센 척할 필요 없는 일에 센 척을 해요, 별로 세지도 않은 사람이."
- 그래도 어떤 선택은 거의 불가항력에 가깝게 일어나는 것이다.
- 비집고 올라가야 했다. 해야 하는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 ... 눈물 흘리고 통곡했어야 할 그 모든 시간에 울지 못했던 눈물을 다 쏟아 내려는 듯이.

매드앤미러 시리즈는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이 남긴 미션을 찾아야 하는데. 미션을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




WITH.텍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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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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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유토피아>는 여덟편의 단편으로 묶여져 있다.
한편 한편 생각지 못한 이야기들과 결말들이 다음 챕터로 넘어 갈 때마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 중 분량이 많고 제일 충격적인 반전인 '여행의 끝'은 좀비물도 아닌 것이 살아 있는 사람이 살아 있는 사람을 뜯어 먹는데 내용도 충격적이고 갈수록 반전인데 마지막 한 문장 반전은 제일 충격적이었다. 
희망에 대한 배신이었달까? 믿음에 대한 배신이었달까? 믿음을 저버리는 상황이 계속 계속 이어진다.
- 쌍방향 의사소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 . . 가장 순수한 형태의 의사소통은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다. 보고나 명령 등이 이런 종류에 해당한다. 이런 형태의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전달할 정보의 내용을 최대한 명확하게 표현하며 오해의 여지를 최소화해야 한다.
- 생각건대, 희망이란 본시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또 제일 평범하고 인간적인 'Maria, Gratia Plena'는 혼수 상태인 그녀의 사정은 슬펐다.
혼수 상태에 빠진 범죄자의 기억을 영상화해서 수사기관에 넘겨주는 자의 관찰을 통해 그녀의 사정을 조금씩 알아 가면서 그녀가 겪었을 일들이 안타까웠다.

희망이란 어쩌면 고통일 수도 있겠단 생각을 더 하게 되었다.
- "저희들 죄인을 위하여 ... 죽음의 시간에 빌어주소서."

마지막 챕터인 '씨앗'은 많은 여운을 남긴다.
- 하나만 있으면 새로 시작할 수 있다.
그 하나를 위해서, 우리는 기다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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