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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 환영의 집
유재영 지음 / 반타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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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무서운 책이다.
내용도 무섭지만 가독성도 무섭다. 정신없이 하루만에 다 읽어 버렸다.

과거와 현재의 적산가옥에서 일어난 일을 주제로 쓴 <호스트>는 일제강점기 말을 시작으로 아픈 아이를 돌보는 엄마까지 이어진다.
그 사이의 연관성과 개연성은 현재의 적산가옥에서 발견된 '나오'의 일지일 것이다.
나오의 일지와 편지로 인해 현재의 '수현'에게까지 미치는 영향은 가히 대단했다. 생각도 못한 일들이 결말에 줄줄이 엮어 나와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엄마는 과연 어떤 사람인 걸까? 자식을 위해서, 지키고자 하는 것을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인 걸까?

<호스트>는 일제강점기 말의 상황도 다루고 있어서 우리의 아픈 역사도 나온다. 일제시대에 진행된 끔찍한 실험에서부터 조선인들이 겪었을 핍박들까지.
이래저래 아픈 부분이 많은 책이었다.

소설은 끝났지만 적산가옥에 남은 그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뒷이야기도 궁금해 진다.

-인간의 삶은 상대적으로 작은 것들의 목숨을 아무렇지 않게 빼앗았다.
- 그럼에도 버티는 하루하루는 늘 새롭게 곤혹스러웠다.
- 사랑은 단숨에 지울 수도, 마음대로 살릴 수도 없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
- 삶이 전쟁이라면 승리하는 것보다 마음을 지키는 게 중요하겠지.
-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삶이란 채워나가는 것이라 여겼지만, ... 삶은 균열을 기워가며 겨우 지탱하고 회복하는 것이었다.
- "그냥 나로 살고 싶었어요."
- "여긴 우리 집이니까 ... 도망칠 일이 아니잖아."






WITH. 오팬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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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이유는 고블 씬 북 시리즈
곽유진 지음 / 고블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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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노인이 사는 배경은 참혹한데 그들이 나누는 교감은 따듯했다.
멸망한 도시 위로 마실 수도 없는 회색 눈이 끝없이 내리는 세상. 
눈보라를 뚫고 역에서 역으로 노인을 데려다 줘야 하는 소녀는 처음엔 삐뚤어진 마음으로 노인을 대하다가 노인의 이야기에 매료되어 차차 그들만의 유대감을 쌓아간다.
'모투나'와 '포스틴'이 나오는 외계 행성의 이야기.
어딘지 모르게 소녀와 닮은 이야기 속 모투나에게 마음이 끌리게 되고 자신만의 모투나를 만들어 간다.
그들이 마주한 현실 속 세상의 끝은 참혹하다.
이야기 속 모투나의 세상과 다르지 않다.

디스토피아적 배경에 그들이 역에서 역으로 이동하면서 겪은 고통은 무엇을 위한 것이었을까?
단지 "우리를 구하기 위해서였어."를 위한 배경이었던 것이었을까?
결말에서 느낀점은 소녀와 노인이 나눈 유대감은 따뜻했지만 그들이 겪었어야 할 상황들이 안타까웠다.
소녀와 노인이 나눈 이야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는데 막바지에 간호사와 노인이 나눈 대화로 안타까웠을 뿐이다.
또 다시 시작되는 간호사의 이야기도 절망스럽다.

고블 씬북으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 나올 고블 씬북 시리즈도 기대가 된다.

- 행복은 질리는 것이 아니니까.
- "그게 복잡해. 어떤 이야기는 누군가에겐 와닿고 누군가에겐 잘 와닿지 않기도 하나 봐. ..."
-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고마워. 고마워. 고마워."









WITH. 고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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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사 사진부와 죽은 자의 마지막 피사체 고블 씬 북 시리즈
김영민 지음 / 고블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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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 미스터리인 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

하지만 이 자그마한 책에는 상황과 사건이 알차게 들어가 있었다. 나름 긴박한 상황도 나온다.

소설의 배경은 섬에서 이루어 진다. 
사건의 발단도 섬에서 일어나고 인물들도 섬으로 향한다.
섬이니 만큼 숨길 것이 크고 많았다. 오랫동안.

고인의 가족에게 무거운 의뢰를 받고 섬으로 향한 사진부원들은 사진 찍을 생각으로 갔을텐데 사건까지 해결하고 나왔으니 좋은 일을 했다고 해야겠지.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 섬에 태풍이 다가오는지 비도 내리고 발목을 다친 '은서'는 사라진 상황이고 찾는 과정에서 서로 싸우고 큰 일?도 발생하고 나름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해빈'이의 시점으로 쓰여진 이 소설은 이런 상황에서 해빈이가 눈치껏 섬의 비밀을 파악한다.
다행히 집으로 돌아갈 때는 부원들이 더 돈독해져서 돌아간다. 

또 <난사 사진부와 죽은 자의 마지막 피사체>에서는 추리 말고 슬쩍 슬쩍 짝사랑도 넣었다.
해빈이는 완전 짝사랑이지만 막내 부원인 '지유'의 심쿵모드가 여기저기 나온다. 읽을 때 마다 이거이거 뭔 일 나겠는데 했는데 마지막 문장에 똭~ 지유를 응원한다.

씬북이라 가볍게 생각했는데 탄탄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다른 시리즈도 기대가 된다.
또 작가의 말에서 '앞으로도 이 친구들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싶다고'고 하니 '난사 사진부'가 어떻게 나올지 기대가 된다.

- 정답이 없으니까 더 힘든 거야. 정답이 있으면 끝이 있게 돼. 맞든 틀리든 끝이 있잖아? 하지만 정답이 없으면 끝이 없는 거야.
- 이장님이 말한 "불행하다."의 주체는 사고를 당한 그분일까, 피해자의 유족일까, 아니면 섬의 주민일까.
- "너희, 많은 일을 겪었구나."



WITH.고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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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니체 필사책
아르투어 쇼펜하우어.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강용수 편역 / 유노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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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제본이라 필사하기에 불편함 없이 좋았다.
한 글자 한 글자 필사를 하고 있으면 작가님이 왜 이 문장들을 가지고 오셨는지 알 것 같았다.
눈으로 읽는 것 보다 손으로 글을 써보는 것이 전해지는 느낌이 달랐다.
좀 더 마음에 머문다고 해야 하나.. 무튼 필사 할 때는 이것 저것 잡생각 없이 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아주 좋았다.
차분하니 이 글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두 분은 독일 출신의 철학자이지만 살아온 시대나 배경이 달라서 일까 글이 주는 느낌이 달랐다.
니체의 글은 쇼펜하우어의 글을 거쳐와서인지 좀 더 부드러웠다고 해야 할까. 쇼펜하우어보다는 매섭지 않았다.
쇼펜하우어는 왠지 T같고, 니체는 왠지 F같다고 해야 할까. 무튼 그랬다.

중간 중간 작가님의 산문도 실려 있었다.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글을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이 책을 어떤 방향으로 읽어야 할지 알려주시는 것도 같고.
깨달음을 통해 어떻게 나아가고 '나는 누구인가'의 물음과 답을 찾아야 할 것 같았다.

살면서 중간 중간 철학서를 한 번쯤 읽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철학은 왠지 인생에 꼭 필요한 필독서 같다.

- 소망과 성취 사이의 간격이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을 때 인생의 고뇌는 최소한으로 줄어들고, 그만큼 행복한 삶에 가까워 진다.
- 인간의 행복도 자신의 개성에 의해 한도가 정해진다.
- 우리는 서로가 상처받지 않을 적당한 간격을 찾아냈는데, 그것이 바로 예의와 염치다.
- 죽음이란 낯선 상태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본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일 수 있다. 인생은 그 앞에서 짧은 한 편의 에피소드일 뿐이다.
- 세상을 살아가려면 운명의 시련에도 끄떡 없는 단호한 기개가 필요하다.
- 사람은 자신이 무시하고 흘려보낸 바로 그 순간들이 그토록 기대하며 살아온 인생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고 놀란다.
- 그렇다. 삶은 힘겹다.
- 낮 동안 열 번 자신을 극복하라. 그 고된 피로가 영혼의 양귀비가 되어 단잠을 선물할 것이다.
- 오늘 가장 잘 웃는 자가 최후에도 웃을 것이다.










WITH. 유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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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 - 제13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김미수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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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위안부'라는 단어가 나왔을때부터 마음을 다잡고 담담하게 읽으려고 노력을 했다.
그 단어는 쉽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읽는 동안 울컥하니 힘들때가 많았다. 
특히 마지막 단락인 해림할머니의 이야기에서는 죄송하고, 또 죄송했다. 
할머니들의 용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할머니들이 원하는 용서를 제대로 받아 드렸나 싶기도 하다.
이제는 거의 계시지 않는 위안부할머니들.
종전이 끝났음에도 계속 피해만 드리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어느 단체든, 개인이든.
또 강제징병이나 강제징용 등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어느 하나 속시원히 해결한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오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로 시작되는 <마중>은 손녀의 시점과 손녀가 쓴 소설 초고본 '전쟁터로 간 사랑'과 마지막으로 해림 할머니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모르는 이가 보낸 짧은 메일을 통해 알게 된 실종된 할아버지의 수기본과 해림할머니의 이야기로 엮어 만든 '전쟁터로 간 사랑'이 주이다.
비록 소설이지만 그들이 겪은 생생한 일들이 아프게 읽혔다.
'사랑'이란 단어가 들어가지만 나는 생존으로 바꾸고 싶다.
그 끔찍한 곳에서 어떻게든 생존 했어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고통스럽다.
읽는 것 만으로도 고통스러운데 직접 겪었을 그들은 어땠을지 감히 상상도 못하겠다.
그렇게 살다간 그들의 생애 위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 "... 나와 종태 오라버니도 소설로 되살아나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살아 있을 수 있지 않겠어?"
- "우리 일을 없었던 일로 하면 안 되지. 엄연히 있었던 일이니까. 그러니까 지유 같은 젊은이가 나서서 되살려줘. 젊은이들이 그 당시 우리의 젊은 시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 이래도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나. 이렇게 사는 것도?
- 입 다물라고. 꺼내기 싫다는 말을 왜 함부로 멋대로 상상해서 떠드느냐고 나무랐지.
- "어떤 일을 겪어도 저 나무는, 잘리지만 않으면 상수리나무야. 누가 무슨 짓을 해도, 저 나무는 상수리나무라는 걸 잊지 말아."






WITH.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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