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가정
백승연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월 작가님의 완전한 변신인 것 같다.
전작이랑 분위기가 완전 다른 <합리적 가정>은 인물들의 분위기, 성격, 심리를 중심으로 불륜이라는 주제를 넣어 파격적으로 쓰신 것 같다.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인물들이 서로 얽히고 설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합리적 가정>은 과거의 기억을 놓지 못해 불륜을 저지르는 두 사람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두 가장의 이야기이다.
물욕이 강한 희진과 우유부단한 호재, 혼란스럽지만 매혹적인 건우와 발칙하고 제멋대로인 유림.
한 덩어리 부지를 사이 좋게 나누어 쓰는 두 집에서 많은 사건들이 점차적으로 일어난다.
잔잔한 호수에 물결이 일듯 점점 파격적으로 빠져드는 소설은 뒤로 갈수록 그들만의 숨막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합리적 가정>에서 제일 안타까운 인물은 영빈인 것 같다.
덤덤한 말투로 말하는 10살의 아이는 어른들이 저지른 모든 일을 알고 있다. 
원래 그런 영빈은 그 일들이 있은 후 어떻게 살아갈지 궁금해 진다.

작가 소개에서 인간의 이면을 탐구하는 스토리를 다수 기획 중이라고 하니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된다.

- 죄책감은 전부 거인이 사는 숲에 두고 가세요.
그리고 당신이 한낱 인간이라는 걸 거인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인정하세요.
거인의 하루는 당신의 평생. 당신이 벗지 못한 후회와 슬픔은 거인에게 잠깐의 재채기와 같은 순간일 뿐.
그러니 눈물을 흘리는 그대.. 그림자를 안아주세요.
따뜻하게.




WITH. 해피북스투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죄, 만 년을 사랑하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죄,만년을사랑하다>를 읽으면서 일본도 전쟁의 후유증을 겪었구나 싶었다.
어린아이들이 겪은 상황이라 더 비극적이었다. 일본은 일본이구나 싶었고,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비극으로 몰렸을 상황이 안타까웠다.

소설은 한 소설가가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 시작되어 끝난다. 재미있는 구상이었다.
몰락으로 접어드는 한 백화점家의 이야기로 초대 사장인 '우메다 소고'의 미수 잔칫날에 벌어진 이야기이다.
우메다 소고의 잃어버린 보석을 찾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그 속에 숨겨진 커다란 이야기에 많이 놀랬다.
가족들의 이야기, 할아버지 개인의 이야기가 짧은 분량이지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단숨에 읽혔다.
후반부에는 충격적인 이야기들이 계속 나와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소설은 끝났는데 후반부의 충격으로 한 동안 헤어 나오지 못했다. 한 인간의 사랑이 이토록 지독?한 것일까 싶다..

이 이야기에 해당되는 "살인죄에 반대되는 죄는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에 대한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찾아야 할까.. 단지 '사랑하다'라는 것으로 될까 싶다..

- 노인의 축하연이란, 앞날에는 오직 슬픔만 남아 있고 기쁨은 모두 과거로 사라져버렸다는 걸 깨닫는 자리일 뿐이라고 하지 않던가.
-  매우 소중히  여겨왔던 것을 자기 손으로 짓이기려는 듯한, 차마 눈 뜨고는 볼 수 없을 만큼 가혹한 슬픔이 묻어났다.
- "이미 내친걸음이긴 하지만, 상황이 이 지경입니다!"
- 행운이란 때가 되면 저절로 찾아오는 법이네.
- 본래는 세상에 여유가 생길수록 불행한 아이들을 향한 연민도 커지게 마련인데, 현실이란 다르게 굴러가는 것인지 역 아이들을 멸시하듯 바라보는 시선은 점점 더 가혹해지더군.
- 게로를 죽인 건 누구지?
- 당신은 절대 이런 인생을 살아야 할 사람이 아니야.
당신은 이렇게 허무하게 인생을 끝낼 사람이 아니야.
- 만약 그런 용기가 있었다면 인생을 이렇게 살아오지는 않았을 거라고.
- 그녀가 더 이상 고달프지 않게.
그녀가 더 이상 끔찍한 고통을 겪지 않게.
그녀가 더 이상 추위에 떨지 않게.
우리 같은 역 아이들이 더 이상 울지 않게.





WITH.은행나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닥을 때리고
권혁일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닥을 때리고>는 엄마인 서른 여섯 진희와 취준생인 스물 여섯 예리의 이야기로 삶의 바닥을 때리고 있는 그들에게 농구는 현실을 잊는 도피처였다.
소설 대부분 농구 비중보다는 그녀들의 삶의 비중이 더 높지만 농구를 하는 그녀들에게는 큰 힘이 되어준다.

이혼 후 혼자 36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는 진희는 전남편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다.
엄마에겐 취업을 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리는 강박장애를 갖고 있다.
각자 자신이 처한 현실에 힘들어 하지만 구민센터에서 하는 농구수업을 통해 친하게 지내면서 서로가 의지가 되고 힘이 된다.

<바닥을 때리고>는 진희의 시점과 예리의 시점으로 펼쳐진다.
그녀들의 삶이 고구마를 먹은 것 마냥 답답하고 힘겹게 보이지만
여자로써, 취업 준비를 했었던 사람으로써, 엄마로써, 이입이 많이 되어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힘들어도 삶을 이어가는 그녀들의 다짐이, 책 속의 문장들이 지금을 살아가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맥주를 마시며 아빠와 진희가 함께 나누었던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또 작가의 말 한 부분도 잊을 수가 없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행복 속에 살아가시길 바랄게요.'라는 응원을.

- 이제는 농구공을 한 손에 올려놓을 수 있을 만큼 어른이 됐건만, 아직도 무언가에 얻어맞고 주저앉게 되는 날이 많았다.
- "사람이라면 다 도망칠 곳이 하나쯤은 필요하죠. 그게 운동이든, 장소든, 아니면 뭐, 사람이 될 수도 있고."
- 언제쯤 '간신히'에서 '너끈히'로 바뀌게 될지.
- "그거 언니가 하신 거잖아요. 잘 컸다는 건 잘 키우고 있다는 거니까."
- 지금 생각해보면 전부 피할 수 있는 장애물이었다. 결국 자신의 머릿속에서 스스로 만들어 낸 것들이었으니까.
- ... 무엇에도 실패하지 않고 무엇에도 성공하지 못한 하루가 또 하나 쌓이고 있었다.
- 변하지 않을 거라 믿었던 것들은 결국 종이 위에 새겨진 잉크에 불과했다. 혼인신고서도, 근로계약서도. 종잇장만큼이나 얇은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니. 이렇게  베일 수 있다는 것도 모르고.
- 견디고 살아내야 할 이유가 있었다.
- 부모가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는 건 대부분 제 품의 자식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것을.
- '태율이 자라고 아빠가 늙는 동안 나는 자란 걸까, 늙은 걸까.'





WITH. 나무옆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물 소리가 들렸어요
가나리 하루카 지음, 장지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눈물 소리가 들렸어요>는 170여쪽의 짧은 분량이지만 이 작은 책 한 권에 중학생 소녀의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다.
첫사랑 이야기, 친구 이야기, 가족 이야기, 이웃 이야기까지. 

엄마쪽 가족 내력으로 눈물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미온'은 학교 구석에서 매일 같이 울고 있는 선배이자 학생회장인 '켄'을 찾아가 협박?을 한다.
학교 교칙 중 하나를 바꾸자고 제안을 하면서 하지 않으면 울보라고 소문을 낼 것이라고.
둘은 교칙을 바꾸기 위해 비밀 장소에서 자주 만나고 대화를 하고 서로를 알아간다. 눈물의 의미도.
집에서는 윗 층에 사는 아기 엄마인 '치카'씨의 울음소리를 매일 같이 듣는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가족들은 걱정을 해주고 미온은 그런 가족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어느 날 엄마의 간식 심부름으로 치카씨 집에 찾아가게 된다.
간식을 같이 먹으면서 대화를 하면서 눈물 소리의 의미를 이해 하게 된다.
선배를 만나고 이웃을 만나고 친구와 밤에  통화를 하면서 미온은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조금씩 헤아릴 수 있게 된다.
또 본인의 감정 까지도.

<눈물소리가 들렸어요>는  첫사랑 재질인 소설일 줄 알았는데 성장 소설이다. 
독특하게 눈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주인공을 내세웠지만 혼자가 편한 미온이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를 하고 눈물 소리의 의미를 알아가면서 본인의 감정과 주변인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함께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아 가게 된다.

중학생 소녀의 시점으로 쓰인 소설이라 파릇파릇하니 예쁘게 읽었다.

- "친절은 깊이 생각하지 않고 하는 거라고."
- 끊임없이 들려오는 음악 같은 눈물 소리와 반짝반짝 빛나는 눈물에 순간, 넋을 잃고 말았다.
- 내  마음도 어쩐지 흔들흔들, 안절부절 못하게 되는 건 왜일까.
- 자신을 속속들이 드러내는 사람 앞에서는 나도 그래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사람이란 슬플 때 웃기도 하는구나.
- "그러니까,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세상을 보는 거잖아요? 저라면 깜짝 놀라고 무서울 것 같아요."
- "우는 건 제대로 살고 있다는 증거구나 싶었어."
- 마음대로 안 되네.
마음대로 안 돼.
왜 이렇게 되었을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 "좋아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일이 있으면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어."
-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울지 마. ...
너는 내 눈물 소리가 들릴지 몰라도 네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울면 나는 알 수가 없잖아. ...
왜 우는지 말하지 않아도 되니까 이제 혼자 울지 마."






WITH. 해피북스투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빛나는 녀석들
나연만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너무 많은 사람을 죽였어."가 발모제 부작용의 핵심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의 이유와 탈모인들의 고통, 베트남전쟁, 첩보원까지. 
여러 요소들을 섞어 재미있게 잘 쓰여진 것 같다.
블랙 코미디에 여기저기 '쿡' 웃게 만드는 유머를 적절하게 잘 사용한 것 같다.
재미있었다.

대머리란 이유로 소개팅에서 큰 상처를 받은 '고영길'은 10년 넘게 선임 연구원 '사공 휴'와 함께 연구에 매진해 발모제를 만든다. 
노벨의학상까지 꿈꾸지만, 출시 전 고영길의 아버지가 동네 친구인 박씨와 함께 약을 먹고 온몸에 털이 빠진다.
털이 빠지는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고영길, 아버지, 경호원들과 함께 베트남으로 떠나고 납치된다.
경호원들의 정체, 납치범들의 등장과 납치된 사연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어서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빛나는 녀석들>은 지루하지 않게 전개가 빠르고 여기저기 엮어 놓은 포인트가 많아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또 베트남전쟁(월남전)이 담겨 있어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요소도 있었다.

개성있는 인물들,  흥미로운 소재로 잘 쓰여져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 우리 주변의 많은 것은 우연으로부터 시작된다.
- "강한 놈이 오래가는 게 아니라 오래가는 게 강한 거라는 거 아녀?"
- 삶의 방식이 다를 뿐이었다.
- 공감은 함부로 입 밖에 낼 수 없는 단어였다.
- 그는 단호했다. 그런 사람이 있었다. 자신을 가꿀 시간에 타인을 돕는 사람.





WITH. 나무옆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