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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을 때리고
권혁일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11월
평점 :
<바닥을 때리고>는 엄마인 서른 여섯 진희와 취준생인 스물 여섯 예리의 이야기로 삶의 바닥을 때리고 있는 그들에게 농구는 현실을 잊는 도피처였다.
소설 대부분 농구 비중보다는 그녀들의 삶의 비중이 더 높지만 농구를 하는 그녀들에게는 큰 힘이 되어준다.
이혼 후 혼자 36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는 진희는 전남편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자살충동을 느끼고 있다.
엄마에겐 취업을 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리는 강박장애를 갖고 있다.
각자 자신이 처한 현실에 힘들어 하지만 구민센터에서 하는 농구수업을 통해 친하게 지내면서 서로가 의지가 되고 힘이 된다.
<바닥을 때리고>는 진희의 시점과 예리의 시점으로 펼쳐진다.
그녀들의 삶이 고구마를 먹은 것 마냥 답답하고 힘겹게 보이지만
여자로써, 취업 준비를 했었던 사람으로써, 엄마로써, 이입이 많이 되어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힘들어도 삶을 이어가는 그녀들의 다짐이, 책 속의 문장들이 지금을 살아가는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맥주를 마시며 아빠와 진희가 함께 나누었던 장면은 잊을 수가 없다.
또 작가의 말 한 부분도 잊을 수가 없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행복 속에 살아가시길 바랄게요.'라는 응원을.
- 이제는 농구공을 한 손에 올려놓을 수 있을 만큼 어른이 됐건만, 아직도 무언가에 얻어맞고 주저앉게 되는 날이 많았다.
- "사람이라면 다 도망칠 곳이 하나쯤은 필요하죠. 그게 운동이든, 장소든, 아니면 뭐, 사람이 될 수도 있고."
- 언제쯤 '간신히'에서 '너끈히'로 바뀌게 될지.
- "그거 언니가 하신 거잖아요. 잘 컸다는 건 잘 키우고 있다는 거니까."
- 지금 생각해보면 전부 피할 수 있는 장애물이었다. 결국 자신의 머릿속에서 스스로 만들어 낸 것들이었으니까.
- ... 무엇에도 실패하지 않고 무엇에도 성공하지 못한 하루가 또 하나 쌓이고 있었다.
- 변하지 않을 거라 믿었던 것들은 결국 종이 위에 새겨진 잉크에 불과했다. 혼인신고서도, 근로계약서도. 종잇장만큼이나 얇은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니. 이렇게 베일 수 있다는 것도 모르고.
- 견디고 살아내야 할 이유가 있었다.
- 부모가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한다는 건 대부분 제 품의 자식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것을.
- '태율이 자라고 아빠가 늙는 동안 나는 자란 걸까, 늙은 걸까.'

WITH. 나무옆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