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독
박완서 지음, 민병일 사진 / 열림원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 모독 >

 

요즘은 시인이나 소설가들의 기행 에세이가 넘쳐나는 것 같다.

유명작가 반열에 오른 분들의 책도 꽤 많지만

그 중에서도 '영혼'이 담긴 에세이를 마주할 때 그 설레임이란. 

내가 특히나 애정했던 故박완서님의 에세이가 몇 권 있는데,

솔직히 박완서 작가님의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좋기만 하다. 

 

일전에 구리의 '노란집'을 갔었는데 거기 왔던 분에게 <모독>의 이야기를 들었다.

1997년 발간된 티베트.네팔 기행에세이가 있는데, 절판이라는!!!

절판이라더니 즐겨가는 도서관에 그 책이 없고

중고서적도 별로 올라오지 않아 궁금해하던 차에

재간된 이 책 <모독>을 보게 되니 정말 감격!! 그 자체다.  

 

저자 박완서는 개성 출신의 6.25를 겪어낸 우리 부모님 세대.

70년대 <나목> 당선으로 데뷰, 나이 마흔에 문단 데뷰한 이유가

글을 쓸만큼 인생의 깊이가 이제 묵어졌다는 취지의

인터뷰가 기억난다. 2011년 80세 작고.

더 이상 박완서님의 글을 볼 수 없다니 슬픔.. 깊은 애도를.

 

시인이자 사진 작가인 민병일 님.

박완서, 이경자, 김영현에 티베트.네팔의 여행을 주선해

다시없을 주옥같은 <모독> 쓰게 강제한(?) 분.

여행의 댓가로 기행을 쓰기로 하셨다니,

덕분에 내가 <모독>을 읽을 수 있는 기쁨을 주신거다.  

 

때묻지 않은 순결의 땅이였을 티베트과 네팔,

내가 여행했더라도 표현을 찾지못했을 그 곳을 간접 경험하게 한 책,

박완서님의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심쿵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손끝으로 한장한장 넘기기 아쉬워하며 읽은 책,

민병일 시인(?)의 그 때 사진 그대로 담은 그 느낌조차도 너무 좋아서

며칠을 품고 다니며 읽고 또 읽고 했다.

 

"오체투지로 설산과 자갈밭을 고행하는 사람들의 그 만행의 법열을

이방인이 해독한다는 것은 모독"

그 순수의 곳에 관광의 자체가 '모독'이였다고 고백하는 이 책,

"태초"의 땅과 그 땅이 이고 있는 하늘을 보았기에

가장 진솔한 성찰을 보여줄 수 있었던게 아닐까.

 

같은 종교지만 다른 불교,

하늘 아래 땅이지만 더 자연적인 문화와 삶,

60중반의 노구로 고된 여행이였기에 가장 힘든 여행이였다는

작가의 솔직한 고백은 낯설은 그 곳에 대한

가장 탁월하고도 순도 높은 찬사가 아닐 수 없다.

여행하며 늘상 고장나는 버스와 숨쉬기 힘든 고산병,

식물한계선 5천미터를 넘어선 곳에서도 싹을 틔운 작은 꽃,

벌목이 아닌 벌거벗은 산을 여행하고

아득한 심연을 경험하게 하는 푸름한 귀기를 띈 호수들. 

티베트와 네팔을 대표하는 라싸, 초모랑마와 치트완, 포카라의 여행보다

척박하고 엄혹한 자연과 자생의 자취를 남긴 생명에 대한

글이 더 마음을 파고 든다.

 

우리가 오래 전에 잃은 자연과의 교감 속에서 살아가는

티베트.네팔의 삶은 미개하다는 이야기가 아니였다.

외려 그런 삶을 버린 우리에 대한 뼈깊은 뉘우침이 아니였을까.

 

이제는 찾아보기 힘든 '싱아'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나오는데

아쉽게도 그 싱싱한 싱아에 대한 사진이 없다.

도심에서 자란 나는 아직도 싱아를 본 적도 먹어본 적도 없고

다만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통해 알고 있을 뿐.

 

티베트가 중국의 억압으로 중국화되는 과정을 겪고

오지에 대한 여행이 유행이 되면서 티베트.네팔에 대한 여행 또한

거만한 장삿속으로 변질되어 버렸지만

여전히 "걷는 사람이 난 제일 좋다"는 작가의 그 말처럼

하늘 아래 다시없을 자아성찰의 그 곳,

그 곳을 겸허한 마음으로 걷고 싶다는 버킷리스트가 하나 생겼다.

 

민병일 시인의 추천사 역시 공감하게 되는 <모독>이다.

"어느 날 생에 모독이 찾아올 때, 하여 가슴에 묵직한 바위가

놓인 것처럼 답답할 때, 삶의 속도가 생의 시간을 추월할 때,

친구여 <모독>을 펼쳐보시길!"

 

감히 최고의 책이였다고 강권하고 싶은 <모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형사 슈투더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7
프리드리히 글라우저 지음, 박원영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 형사 슈투더 >

 

고전적인 표지와 색감이 이채로워 눈길이 확 끌렸었고,

처음 본 작가의 황망한 이력이 더 안타까웠던 책 <형사 슈투더>이다.

1930년대 작가, 그것도 경찰소설 시리즈이고 미스터리라니!!

 

작가 프리드리히 글라우저는 스위스 출신의 낯선 독일어권 유명 작가.

불우한 어린시절, 폐결핵과 그로 인한 모르핀 중독,

정신병원 입퇴원을 겪던 인생의 방황 중

'형사 슈투더' 시리즈로 데뷰해 성공한 작가가 되었지만

1938년 12월의 결혼식 전날 뇌출혈로 급사했다고. 깊은 애도를..

사회적 약자에의 애정과 권력에 대한 비판으로 지금까지도 주목받고 있다고.

(<형사 슈투더>는 5권의 미완성 시리즈라 한다)

 

요즘의 형사시리즈와는 좀 다른 주인공을 기대하며 읽은 이 책은

기대에 걸맞게도 직감이 뛰어난, 타고난 경찰로서의 슈투더를 보여줬다.

겉으로 드러난 사실에 따라 사건을 종결하고마는 투시능력(?) 부족의 형사가 아닌

깊이 숨긴 진실까지 직관이 도달하는 심리수사의 일인자인 그는

권력을 등에 업은 '윗분'들에 찍혀 좌천되었음에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판사나 검사의 말도 막아버리는 무게감도 함께 갖췄다.

그러고보니 최근 유행하는 형사케릭터들은 완벽하기보다 결점있어야

인간적으로 보이고 독자의 공감을 얻는다고 작가들이 생각하는 듯 하다.

약자에게 약하고 강자에게 강한, 전형적인 주인공 캐릭터 슈투더는

그런 점에서 개성은 조금 약하지만 뚝심을 발휘했다.

 

스위스 베른 주 경찰청 소속의 베테랑 형사 슈투더.

살인범으로 몰린 슈룸프의 자살소동으로 종결되어가는 살인사건을 파헤치며

돈, 보험, 가족, 사회적 체면 등으로 얽힌 인간관계에서

진범을 좆아 그의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가족의 돈을 잃고 자살을 계획한 비치가족의 가장 벤델린의

사망보험금 수령을 위해 짜맞춰진 거짓 자백들과 인과 관계들.

나름의 반전에 반전이 벤델린의 딸 소냐와 애인 슈룸프를 구하며

밝혀진 진범조차도 미워할 수 없는 결말을 가져온 <형사 슈투더>의 시리즈 1권이다.

 

조금 속보이는 이야기였지만 간결한 주인공 캐릭터는

나름의 행복 결말을 예상하게 했고, 정의를 실현했다.

작가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갈구했던건 아니였을까.

정의로운 형사 슈투더는 작가에겐 이상적 인간상이였겠다 싶고

그런 삶을 동경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 역시 사람들과의 복잡다단한 관계에서 오는 피곤함이

이런 깔끔한 미스터리 한편으로 풀려가는 기분이다.

 

1930년대 배경을 생각한다면 과학수사 기법 이전의

완벽했던 심리, 추리 미스터리 한편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은 단 한 번의 여행이다 -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공감하고, 행복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
엘사 푼셋 지음, 성초림 옮김 / 미래의창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 인생은, 단 한 번의 여행이다 >

 

계절을 타는건지 가을이 성큼 다가오니 쓸쓸한 기분은 떨쳐지지 않고

시간이 덧없이 흘러가는 게 아쉽고 뭔가가 허전한데

그 허전함의 존재와 의미를 찾을 수 없어 낙담하던 와중에 본

<인생은, 단 한 번의 여행이다>.

인생을 두번 사는 사람은 없지만,

"단 한 번의 여행"이라는 말에 심장이 쿵쿵 울려왔고

심금을 울린다는 표현처럼 진한 감정에 빨려들며 읽었던 책이다.

 

저자 엘사 푼셋은 내게 생소했지만, 스페인의 사랑받는 지성 중 1인이며

다양한 방송활동으로 청중에게 영향력있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저널리스트인데

감정에 관한 베스트셀러 <감정의 항해자들을 위한 나침반> 등의 전작이 있다고.

 

"당신의 인생 배낭에는 무엇이 들어 있나요?"

누가 이 물음에 시원한 답을 할 수 있을까.

내 배낭을 어디에 뒀는지도 모르는구나 싶고

내 여행은 길을 잃고 허둥대는 중인가 싶어 한탄스러운 생각이 잠깐 들기도.

(계절 탓에인지 회의적이 되어가는 기분탓으로 든 생각)

 

저자는 인생의 목적을 '사랑'이라고 했다.

사랑에 기반한 모든 벅차오르는 감정을 다스리며

"뿌리내리기 위한 장소를 찾는 것이 인생"이라고.

인생이 두렵거나 복잡하지 않으니

우리에게 풀리지 않는 문제와 감정을 쉽게 이해하라 조언하는 저자는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 49가지 노하우를 알려주며 행복하라게 살라고 한다.

(이 부분은 많은 책에서 비슷한 이야기들을 경험했기에 좀 식상하긴 했다)

 

보통 이런 '삶의 조언'에 관한 책은 첫시작이 제대로 읽히지 않으면

몇 장 읽다가 덮게 마련인데 이 책 역시 '인생 여정 안내서'라는 모토로

행복찾기에 나서라고 등떠미는 경향이 있긴 하다.

그럼에도 행복, 사랑, 인생 이런 단어들.

마음이 푸근해지면서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이 드는 저자의 글들은,

나에겐 적절했었다.

(과하게 얘기하기에 역효과 나는 많은 책들이 있지 않은가)

 

단언하고 설명하기 보다는 생각과 상상을 부추기는 글들.

조금 멋쩍은 연습과 실행에 슬며시 웃음나기도 했지만

그래도 저자의 따뜻한 격려 덕분에 따라하게 되고

이 책을 읽는 동안에 또 읽은 후에도

몇 가지 나만의 습관을 정해 봤다.

특히나 감정은 심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뇌에서 좌우하는 것이니

뇌를 속이거나(?) 훈련하는 적절한 방법도 팁으로 여겨둘만 하다.

 

자로 잰 듯이 살아온 게 싫어서 '일탈'을 감행하기도 했고

철 좀 들어보고자 얽매이는 생활도 해보았는데

감정을 "쉽게" 이해하지 않았던 이유인지(저자의 말이 공감된다)

억지로 행하는 모든 것이 마음과 생활을 허허롭게 했던 건 아니였을까.

 

얼마 전에 행복을 찾기보다 나눠야 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책도 같은 맥락으로 행복충전된 인생을 살라고 한다.

그 충전은 자신의 몫이겠지만.

 

묘하게 어긋나는 삶과 생활에 지쳐갈 때,

사랑과 인생에 의문이 들 때 다시 한번 읽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어바웃 치즈 - 10가지 대표 치즈로 알아보는 치즈의 모든 것
무라세 미유키 지음, 구혜영 옮김 / 예문사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올어바웃 치즈 >

 

요즘 요리에 취미를 붙여보고 있는 중.

손맛 좋은 엄마와 입맛 까다로운 아버지에겐 내 요리(?)가 장난같지만

의외로 맛은 나는 것같다는 응원에 쉬는 날 집에서 해보는

브런치(한식이 아닌)를 그런대로 좋아하시는 듯(내 생각에).

그런데 내 밑천이 이미 바닥인지라 황홀한 맛은 아니더라도 풍미있는 식사를 위해

치즈와 빵, 와인에 대해 좀 알아야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와중에 눈에 확 띄는 책

<올어바웃 치즈>이다.

 

저자 무라세 미유키는 이름도 어려운 치즈 프로 국제대회에서 수상한 치즈전문가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강좌도 함께 한다고.

치즈 국제대회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그것도 유럽이 아닌 일본인이라

얼마나 전문적일까 혹은 이론적일까 싶었는데 의외로 상세하고 쉬운 설명과

치즈의 내력에 관한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오고,

치즈의 체계를 알게 되어 유익했던 책이다.

물론 처음 접하는 치즈의 이야기들이라 이름도 입에 잘 익지 않지만.

 

수많은 와인이 있듯이 수많은 치즈가 있다고.

내가 아는 치즈는 모짜렐라, 까망베르, 고르곤졸라, 체다 같은 대중성 갖춘 몇 개.

치즈는 프랑스가 '왕국'이라는데 자연치즈만 무려 1천 종류를 헤아린다니.

정말이지 치즈나 와인은 알면 알수록 모르는 기분이다.

 

저자는 다행히 초초초보의 눈높이에 맞춰 7가지 치즈의 유형부터 알려줬다.

신선한 우유 맛에 기초한 프레시 치즈, 모차렐라(이탈리아 물소젖 치즈) 등.

새하얀 부드러움이 있는 흰곰팡이 치즈, 카망베르 드 노르망디(프랑스 소젖 치즈) 등.

푸른 대리석 무늬의 강렬한 맛 푸른곰팡이 치즈, 고르곤졸라(이탈리아 소젖 치즈) 등.

지방 적고 담백한 산양젖의 셰브르 치즈, 샤비뇰 등.

끈적한 표면을 씻는 부드러운 속살의 위시 치즈, 에프와스 등.

40도씨 이하의 비가역압착 치즈, 체더(영국 소젖 치즈) 등.

마운틴 치즈라고도 불리는 가열압착 치즈, 콩테, 에멘탈(스위스) 등.

 

 

 

 

이 책이 찜한 10가지 대표적인 치즈(이게 딱 호기심에 불질렀던 이유이다)는

페코리노 로마노, 로크포르, 콩테, 브리 드 모, 모차렐라,

에멘탈,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샤비뇰, 에프와스, 체더 치즈인데

저자의 자세한 설명은 좋았지만 작은 흑백 치즈 사진은

사실 먹어보지도 향을 맛지도 못한 상태에서의 치즈 익히기를

버겁게 하고 한숨나는 허탈감도 가져오긴 했다.

소뮬리에 자격을 갖춘 저자가

각 치즈와 궁합좋은 와인이나 요리를 소개해준 팁이 나름 유익하다고 할까.

(이 치즈들이 다 수입이 되긴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치즈의 짠맛, 걸죽함, 색이나 향 조절 외엔 그 쓰임을 잘몰랐는데,

수많은 각각의 치즈와 재료들과의 궁합이 음식을 좌우하니

어떤 치즈가 있는지, 어떤 쓰임이 있는지,

소젖, 양젖, 산양젖의 차이는 무엇인지

생치즈일 때와 요리된 치즈의 차이가 어떻게 다른지

치즈에 대해 궁금했던 부분들은 거의 해소를 해줬던

교과서 수준의 책 <올어바웃 치즈> 이다.

 

혀굴리는 이름도 어려운 치즈 초보에게 딱 좋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빈자가 빈자들에게 - 프란치스코 교황 잠언집
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장혜민 엮음 / 산호와진주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 빈자가 빈자들에게 >

 

얼마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기사를 읽고 깜짝 놀랐다.

교황의 방한이 1981년 바오로2세때 이후 오랜만의 방한이지만

깜짝 놀란 것은 국빈급 방한에 의전차량이 '쏘울'이였다는 점.

교인이 아니였기에 별다른 관심없이 있다가 이게 가능한가 싶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정을 찾아보니 검소하고 낮은 몸짓에

그 분이 진정 시대의 지도자인가 하는 생각도 들어

방한 기간동안만은 그 분의 행적과 말씀에 귀를 기울였던 시간이였다.

 

겉보기에도 소박함이 담긴 이 책 <빈자가 빈자에게>는

2013년 3월 제 266대 로마 카톨릭 교회의 교황으로 선출된

최초의 에수회 출신의 교황이신 공식 교황명 '프란치스코'의 말씀을 엮어

"우리 영혼에 보내는 가슴 따뜻한 메세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엮은이는 알퐁소 장혜민으로

김수환 추기경의 잠언집 "바보가 바보들에게"도 엮은 바 있어 기억하고 있었다.

 

"사회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가난하고 외면받는 이들을 위해 먼저 다가서는

'낮은 자세의 교황'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따뜻한 말씀은

처음부터 마음을 열고 읽었던 탓인지

하나하나 따뜻한 열기로 가슴을 채우고도 넘쳐났다.

타종교인 혹은 무교인 사람들이 읽기에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고 생각된다.

 

"착한 사마리아인" 많이도 인용되는 그 말.

오죽하면 경제서적에도 쓰이는 이 말의 출처를 대략 복음서라고 알고 있는데

이 책에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루가의 복음서 10장 25절에서 37절에 이르는

에피소드(?) 형식의 예수와 어떤 율법학자의 대화 속 이야기.

 

잠언집이 그러하듯이 이 책도 좋은 말씀으로 채워져 있고

사랑과 평화, 자비와 정의, 고난과 은총이라는 많이 듣던 종교적 이야기 외에도

뜻밖에 사람과의 관계에서 깊은 생각을 하게되는 이야기들도 들어있다.

엮은이가 추천했듯이 하루의 시작과 정리, 마음이 복잡해서 위로가 싶요할 때,

혼자서 견디기 힘든 때 읽어보라더니 찬찬한 온기가 가득하다.

 

"자신을 겸손의 상징인 '빈자'로" 칭했던 프란치스코 교황님,

낮은 곳으로의 실천을 몸소 하신 분의 말씀을 귀하게 여기며 읽어볼까 했기에

만족스러웠던 책이고 또 짧은 책이 아쉬움 가득하게 느껴지기도 하다.

 

그 분은 떠나셨지만 '시복식'이라는 행사도 관심갖고 보았고,

천주교에 대해 좋은 인상을 남긴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좋은 말씀,

가끔 피폐해져 가는 자신에게 회복의 시간이 필요할 때 다시 한번 읽고 싶다.

 

(정말이지 구원파 같은 이단 종교의 이야기는 이제는 더 듣고 싶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