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니걸스
최은미 지음 / 디오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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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어떤 것일까? 책을 읽으면서 사랑의 정의에 대해 다시 정의를 내리고 싶어진다. 예전 7080년대의 사랑과 21세기를 살아가는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

서구화된 지금의 젊은이들은 예전보단 감각적인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예전 7080세대들 즉, 지금은 사오십대가 추구해오던 사랑은 감각적이기 보단 장작불처럼 은근히 불이 붙는 스타일일게다. 나 또한 7080세대이기에 감각적인 사랑보단 은근한 매력이 있는 감칠맛 나는 사랑이 좋다는 걸 서두에 붙이고 싶다.




“호니걸스가 뭐야? 그게 뭔데?”

“발정 난 처자들 정도 될거다.”

이 책의 제목 [호니걸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극히 감각적이다. 책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말초신경을 건드리게 만드는 문구다.

책 속의 주인공 지정인은 요일별로 만나는 남자가 다르다. 비록 가상의 소설이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패턴을 십분 참작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다. 톡톡 튀는 듯한 말투에 자기자신을 맘껏 드러내놓는 모습이 솔직하고 당차보이기까지 한다. 또한, 다섯 명의 남자를 월, 화, 수, 목, 금, 토, 일 버라이어티하게 만나며 지낸다.




난 사실, 연애소설이라고 이름붙였기에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가 궁금하였다. 때론 가슴아픈 사랑이야기이거나, 때론 지극히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꿈꾸면서, 그리고 표지 속 세 명의 여자가 와인을 마시는 모습에서 상큼 발랄한 2~30대의 사랑이야기를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처음 마음과는 달리 책장 넘기는 속도가 느려졌다.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책장이 빨리 넘어가야하는데, 진부한 스토리 진행이 나를 지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주인공인 정인이 심리학을 전공해선지 남녀의 사랑에 관한 심리학에 대해 너무 지나칠 정도로 많이 언급해 놓은 것이 소설이라기 보다 심리학 개론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책 속에서 맘에 들었던 사람을 꼽으라면 공기사다. 그는 택시운전을 하며 홍대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가수다. 그리고 그는 주인공인 정인이 부르면 언제라도 달려올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다. 은근한 매력을 감추고 있는 캐릭터였다. 그런 그가 지내온 어린시절의 이야기 속에서 깨닫게 되는 사랑의 의미가 가슴에 와닿는다.




‘사랑은 보는 것이 아니었다. 사랑은 서로 닿고 서로 바라보고 서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그 사람을 자신의 마음에 담는다고 해서 그것이 사랑이 될 순 없는 것처럼...’

p.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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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에게 처음어린이 2
이오덕 지음 / 처음주니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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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2

얼마나 내리고 싶었던
땅이기에

저렇게 훨훨
즐거이 오는가?

참을 수 없는 일이
땅 위에 있어

저렇게 수많은 것들이
마구 흩어져 내리는가?  


아, 하늘 가득히

노래처럼

눈이 내리네.  


눈이 오는 날의 풍경이 글을 읽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떠올려지는 그런 시 같다. 개인적으로 눈이 오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는데, 이 시를 읽으니 추운 겨울, 폴폴 내리는 눈을 맞으며 한껏 눈을 굴리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이처럼 저자 이오덕님의 그림동시집 [철이에게]는 어린 시절 자연을 벗삼아 놀던 순수하고 맑은 감성들을 자아내게 한다. 동시의 제목에서도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풀밭에 누워, 감자를 캐면서, 산기슭에서, 고추밭 매기, 나무할 때 부르는 노래, 꼴 캐러 가자 등 이 동시집의 대부분이 자연과 함께 생활하는 모습에서 편안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특히, 재미있는 구절의 시 한편이 눈에 띄었다.

제목은 개구리 소리.  


맨 처음
한 마리가 울었다.  


뒤를 따라 몇 마리가

화답하더니

갑자기 온 들판에서
수천수만의 소리가 터졌다.  


대체 어떻게
이 많은 소리가
한꺼번에 울려 날 수 있는가?   


이 시를 읽으면서 싱긋이 미소를 띠게 됐다. 한여름 시골에 가면 들리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참 재밌다고 느꼈었는데, 시로 접하니 느낌이 새롭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반가운 마음에 씨익 미소가 지어진다. 정말 그 울음소리는 자연에서만 들을 수 있는 천만불짜리 소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자연이 내는 울음소리를 듣고 시로 표현을 할 수 있는 저자의 글 솜씨가 부럽기만 하다.  



시를 읽는 재미도 있지만, 낭독해서 읽는 재미도 솔솔하다. 아이와 함께 좋아하는 시구절을 펼쳐놓고, 동시를 낭독해서 읽으니 한 구절 한 구절 가슴으로 전해지는 듯하다.
아이와 함께 읽어도 좋지만, 나이 드신 어르신들에게도 권해드리면 좋을 듯한 시집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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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이후의 삶
디팩 초프라 지음, 정경란 옮김 / 행복우물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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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주의 모든 생명체는 생(生)과 사(死)를 반복하며 살아가는 룰 속에서 산다. 하지만, 우리 인간이 기억하는 것은 살아있을 당시의 상황만 기억할 뿐, 죽음이후의 삶이 어떠한지 알 길이 없다.  여기서 디팩 초프라는 [죽음이후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그 해답을 제시해 놓았다.

 

과연, 죽음이후의 삶은 어떠한 것일까? 호기심 반, 의문 반으로 시작하여 읽기 시작한 책이다. 그리고 이 세계와 저 너머의 사이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또한 그러한 것들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전제로 한 채 이 책을 넘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나라는 존재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내 몸은 빈껍데기가 될 것이고, 나의 영혼은 나의 몸뚱아리를 벗어나 어디론가 갈 것인지, 아니면 내 몸이 사라짐과 동시에 나라는 존재가 이 우주에서 깡그리 없어지느냐 하는 것이다.

이 책속에선 사람에게 영혼은 불멸하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깔아놓고 이야기가 전개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과연 그 영혼이란 어떻게 생겼으며, 어디로 가는 것일까...

불교에서도 자아라는 계념으로 ‘나’라는 사람이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가 큰 화두로 자리 잡았을 정도이다.

흔히들 우리가 정신을 잃을 때, ‘혼이 빠졌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이처럼 우리의 육체가 있고, 그 속에 우리의 영혼이 있는 것이다. 그 영혼이라는 것이 죽음이후에 어디로 가는 것이며, 또다시 어떤 삶을 영위하게 되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간혹, 유체이탈(遺體離脫-영혼이 육체를 빠져나오는 일)을 통해 누워있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는 사람들, 또는 임사체험(臨死體驗)을 경험하면서 저승을 다녀온 사람들의 예를 통해 죽음이후의 삶이 존재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책 속에서도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사비트리는 앞으로 다가올 남편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기에 몸소 임사체험에 나서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이끌어나가는 대목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이러한 것을 이러한 예를 통해 느껴볼 수 있는 것 자체가 흥미로웠고, 삶과 죽음이라는 다소 딱딱하기 쉬운 주제를 저자인 디팩 초프라교수가 인도베단타철학을 가미해 물질과 정신을 포함한 우주전체는 의식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강조한다.

 

인간에게 일차적인 세계는 물리적인 세계이지만, 그 세계에서도 인간은 내세의 우리를 지탱시켜주는 미묘한 힘을 사용하며 살고 있다. 고대 인도의 현자들이 말했듯이, 인간이 현세와 내세를 모두 포함하는 아카샤의 장(Field)에 거주하고 있다면, 그 두 세계를 통합하는 것은 바로 의식이라는 신비한 힘일 것이다.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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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비 - 중국사 열전, 황제를 지배한 여인들
샹관핑 지음, 한정민 옮김 / 달과소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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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후비]를 읽으면서 예전 고교시절 우리나라의 왕비들을 소개해놓았던 왕비열전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 책이었던 것 같다. 비록 우리와 중국이란 나라는 다르지만, 비슷한 유형의 후비들이 많이 있었다는 점이다.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지역적인 면에서나 문화적인 면에서 조금씩의 차이는 있겠지만, 큰 흐름은 어느 왕조를 비교해보아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중국의 봉건체제 아래에서 황제를 지배한 여인인 [후비]들의 삶은 좀 더 특이하지 않았을 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두꺼운 분량의 책이었지만, 그녀들의 삶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해놓았기에 아주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보통 황실에서 후비를 선택할 때의 조건은 우선 얼굴이 아름다워야 하고 또한 출중한 집안 사람이여야 했지만, 예외도 있었다. 특히, 신분이 낮았던 비천한 집안에서 미모가 출중하여 황제에게 발탁된 경우가 있었지만, 신분의 변화로 인해 그녀들의 야심은 갈수록 커지고 마음가짐이 조금씩 변해갔으며, 자신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등 이성을 잃고 비극적인 결말을 맺는 경우도 허다한 것 같았다.


무엇보다 초심을 잃으면 안 되겠지만, 권력과 부귀영화 앞에선 그 어떤 것도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는 것일까. 조금의 안타까움이 앞섰다.

또한 시대적으로 큰 혼란을 일으킨 후비도 있었고, 총애를 받기위해 서로 질투하고 다투는 후비도 있었겠지만, 그 시대에 큰 힘이 되어준 후비를 만나볼 수 있는 것도 큰 재미였다.

위기를 두려워하지 않은 후비와 중책을 맡아 나라를 일으킨 여걸들, 위기에서 천하를 구해 위엄을 보인 후비도 있었고, 또한 후비가 섭정을 하면서 권력욕에 사로잡혀 나라를 위태롭게 만든 경우들도 있었다.
이외에도 젊은 나이에 순장되는 후비, 자살을 강요받았던 후비들은 안타까움을 더할 수밖에 없었다.

중국사 열전 중 [후비]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란 나라의 후비들이었지만, 황제의 여인으로서 한 나라에 미치는 영향력이란 아주 큰 부분을 차지했었고, 봉건시대의 여성이지만, 특별한 신분으로 인해 그녀들이 겪어야하는 삶과 죽음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가슴 속 깊이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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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깊다 - 서울의 시공간에 대한 인문학적 탐사
전우용 지음 / 돌베개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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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서울,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에 대해 불만이 많다. 고향이 지방이라 가끔 서울을 올라가 돌아볼 참이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야 하는 곳이 서울이라고 보지만, 지금은 우리의 옛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곤 문화재로 남아있는 곳 밖에 없다는 것이다. 너무 현대화 되어버린 도시를 바라보는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래도 90년도의 서울역 역사가 운치가 있다고 느꼈지만, 2000년도에 들어서곤 그것도 전면 유리로 깨끗하게 밀어버린 서울역이 자리하고 있어 자칫 밋밋하단 느낌마저 들었다.

현대화 되는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 구조물의 특성과 우리고유의 방식을 고집하면서 보다 더 멋진 건축물이 지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도시, 서울을 되짚어 볼 수 있는 책[서울은 깊다]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서울의 역사와 지나온 풍습과 문화 등을 총괄하여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깊이를 가늠 할 수 있는 듯했다. 또한, 서울의 옛 지도와 함께 빛바랜 사진들과 함께 기재가 되어있어 당시 서울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신선하고 좋았던 것 같다.




특히 p.43에 나오는 그림이 독특하게 느껴졌다. [지금은 국보 2호로 지정되어 있지만, 1896년 이전까지 원각사 탑은 아무런 종교적 감흥도 주지 못한 채 수많은 주택 사이에서 흉물로 남아 있었다.]란 표기와 함께 초가집을 배경으로 마을 사람들을 찍은 사진의 뒷배경으로 원각사지 10층 석탑이 눈에 띄인다. 그 당시로선 어울리지 않는 균형처럼 보이지만, 지금은 그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유지되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서울이란 이름의 유래에 대해 알아봄을 시작으로 해서 서울의 문화와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까지 두루 볼 수 있어 좋았고, 서울깍쟁이라는 말의 어원이 ‘거지’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이외에도 600년 서울의 역사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기에 별 어려움 없이 읽혀졌고, 다시금 옛 정서를 돌아볼 수 있어 멋진 시간 여행을 하고 온 듯하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잘 보존되길 바라고, 제 2의 숭례문 사건이 일어나는 안타까운 일이 없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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