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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플레이스 ㅣ 더블린 살인수사과 시리즈
타나 프렌치 지음, 고정아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p.151.
아무 의미도 없다. 어떤 사람들은 그렇다.
모든 게 거짓말처럼 나온다. 대단한 거짓말쟁이여서가 아니라
진실을 말하는 능력이없어서다. 그들에게서는 진짜 속임수와
가짜 속임수를 구별할 수 없게 된다.
p.180.
여전히, 기쁨 같은 느낌. 미소를 짓듯 살짝 올라간 입술.
그것 때문에 내 호흡이 바뀌는 것이 느껴졌다.
바로 거기, 신호 같은 섬광. 내가 찾던 다른 것. 더 뜨겁게 타오르며
낯선 색깔로 불꽃을 튀기는 것.
p.501.
완벽하다. 진짜보다 더 훌륭하다. 그리고 이 똑똑한 아이는
누구라도 휴대폰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그물을 넓게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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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교정이 펼쳐진 기숙형 사립 여학교 세이트킬다.
복도 한 벽면에 어떤 일이든 누구나 익명으로 게시할 수 있는,
오픈되어 있는 '시크릿 플레이스'.
그곳은 가십거리를 좋아하는 10대 소녀들의 수다방이자
스트레스를 표출하는 곳이기도했다.
어느 날, 그 비밀 게시판에 걸린 짧은 메시지,
"난 누가 그 애를 죽였는지 알아."
그리고 1년 전 죽은 크리스의 사진.
그 두 가지를 챙겨들고 경찰서를 찾은 홀리는 스티븐 모런 형사를
찾아 전달한다. 그때 그 아이다.
어릴 적 재판에서 증인석에 앉았던 아이, 홀리.
어째서 아빠가 아닌 모런을 찾아왔을까?..
크리스는 세인트 킬다학교에 이웃해있는 남학교 컬름의 학생으로
잘생긴 외모에 수려한 키, 여자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모든 것을
다 갖추었다해도 과언이 아닌. (거 너무 과장이 심한거 아니요!)
다정하면서도 사나워지는 좀처럼 틈을 내비치지 않아
여자 아이들의 관심과 애정을 한몸에 받느라 바쁘신 몸이다.
그러니 바람둥이가 될 수밖에..
그런 아이가 여학교 교정에서 죽은 시신으로 발견되었던 건 1년 전,그런데 이제와서 사진과 메시지 카드를 시크릿 플레이스에
걸어둔 이유는 뭘까?
모런 형사는 홀리에게서 받은 것들로 콘웨이와 합동 수사에
들어간다.
어쩌면 이번 사건이 잘 해결되면 승진도 보장되고 따분한
지금의 자리를 박차고 콘웨이를 따라 살인수사과로 옮길 수도
있으리라.
세인트 킬다에 도착해 용의자로 좁혀진 일곱 명의 아이들을
대면 수사하기 시작한다.
미성년자이므로 교사의 대동하에 미술실에서 처음 시작되는
이들의 길고 긴 신문 과정이 이어지고, 각각 따로 질문과 답이
오고 가는 동안 10대 소녀들의 시기와 질투, 뒷담화와
거짓말, 첫사랑, 무리를 지키려는 것과 친구를 배신하는 것,
작당모의 혹은 수작 등이 끝도 없이 이들의 대화에 몰입하게
만든다.
스릴러 부문에서 워낙 수상경력이 많은 작가님의 필력덕분에
경찰과 아이들이 신문하는 그 공간의 냉기와 온도가 그대로
보여진다. 참 뻔뻔한 아이들..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거짓말을 이리도 꾸며내고 빠져나가는지..
벽돌책에 부작용이라면 중간쯤 300 페이지부터
400페이지 넘어가는동안은 살짝 지루해지기도..
경찰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자기들 할말 다하는데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지🤨🤨
홀리, 설리나, 베카, 제마, 줄리아, 앨리슨, 조앤.
일곱명 아이들의 지난 행적을 쫓아가면 설마 크리스 하나를
두고 우정이 깨질만큼 너희들끼리 물어뜯었던 건 아니겠지?
어느 새 진실과 거짓을 따져보는데 동참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딱히 스릴러라기엔 살인 사건 파헤치는게 전부인가 싶을 때즘,
밤이 내려앉은 교정을 묘사한 문장들이 목덜미와 내 주변 공기를
차갑게 만들어가는 묘미가 있다.
바람에 흔들리는 사이프러스 나무 위에 뭔가 살아있는
움직임의 형체가 몰래 나간 아이들의 뒤를 쫓으며
숨죽여 읽어가게 하는...
크리스..넌 정말 유령이 맞는거니? 🧐🧐
홀리와 모런 형사 중에 과연 승자는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