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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 - 책임과 자율이 함께 자라는 아이로 키우는 법
마르티나 슈토츠.카티 베버 지음, 김지유 옮김 / 다산에듀 / 2025년 1월
평점 :
아이를 낳고 키운지 이제 6년 반쯤 되었다. 이제야 훈육이라는 것은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좀 감이 온다. 아이들이 좀 더 어릴때는 매일이 고군분투, 전쟁과 씨름, 화내고 후회하고의 연속이었다.
육아를 하며 엄마로서 다양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는데, 어떤것은 위험해서 하지 못하게 해야하고, 어떤 일은 건강이나 위생상 꼭 필요하니 하게해야한다. 그런데 그때 아이가 잘 따라주지 않으면 끊임없이 갈등과 문제상황에 봉착하게 되는데, 이때 가장 힘든 점은 '이렇게 하는게 맞나?' 하면서 확신이 서지 않거나, 가슴속에서 나도모르게 화가 치밀어오르거나, 어떤때는 불안함이 엄습하는 등 아이의 문제가 아닌 나의 내면의 문제와 마주하게 될 때이다. 이럴때면 내가 부모로서 자질이 부족한게 아닌가 탓을하게 되기도 한다.
이렇게 육아의 상황이라는 것은 여러 난제를 부모에게 들이미는데, 육아와 훈육에 대한 참으로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지침서가 있어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바로 다산에듀에서 나온 '나는 흔들리지 않는 부모로 살기로 했다'라는 책이다. 마르티나 슈토츠와 카티 베버의 공저이다. 이책은 표지에 쓰인 원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독일어 책을 번역한 것 같다. Die Superkraft des liebevollen Führung. 책표지에서 독일어 단어를 보니 반갑다. 사랑을 담아서 이끌어주는 것의 힘(수퍼파워) 정도로 번역이 가능할 것 같은데, 책에서는 사랑을 담아서 이끌어주는 것을 러빙 리더십 Loving leadership이라고 번역?을 했다. '사랑을 담아 이끌어주다'라는 표현을 한국어로 명사화하기는 좀 어려워서 영어를 쓴 것 같다. 이 러빙리더십이 이 책 전체를 아우르는 중요한 개념인데 뒷부분에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저자인 마르티나 슈토츠와 카티베버를 보면 상담사로서 많은 부모와 자녀를 상담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책을 쓴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둘의 경험은 이 책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떤 상황에서의 지침을 주는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례를 들어서 어떻게 말해야할지 대화체로 구성한 부분들이 있어서, 훈육 상황에서 직접 적용할때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책의 목차를 보면 크게 3부로 나누어져있다. 1부에서 부모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2부에서는 아이의 행동, 그리고 3부에서는 가족의 질서를 다루는데, 육아와 훈육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전제해야하는 것들을 소개하고, 훈육의 원칙을 익히고 그뒤에 실천적으로 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사례와 대화문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
책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우선 이 책의 초반에 인상깊었던 점은, 이책은 부모의 마음을 살펴보는 것이 육아에 있어서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이라고 말한다. 부모도 사람이고 육아에 대해서는 전문기관 같은데서 배운 것이 아니기에 각자의 육아 방식은 자신이 어린시절 부모에게서 받았던 방식을 그래도 반복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혹은 롤모델을 모르기에 더 나은 방식으로 아이를 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아이를 대할때 예를들어 화가 많이 난다거나, 불안이 심해질 때, 그것이 나와 아이와의 문제가 아니라 내 안의 해결되지 않은 어린시절의 문제인지를 살펴보고, 그런 나를 이해하고,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받으므로 해서 탄탄한 부모의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겠다.
책에서는 흔들리지 않은 부모의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해서 아이의 자율성을 키워나가며 균형잡힌 아이로 키워나갈 수 있는 여섯가지 전략이 제시되어 있는데 그것들을 이 책 전반에 거려서 순서대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핵심이 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러빙 리더십'인데 흔들리지 않는 부모의 마음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게 표지에 나온 독일어 원제목에도 제시된 것 같은데, die liebeville Führung(사랑을 담은 이끎)이 될 것이고 말이다. '사랑을 담은'의 의미는 '비폭력적'인 훈육이라고 해석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말하자면 폭력을 쓰지 않으면서도 아이를 바른길로 이끌 수 있는 훈육방법에 대해서 이 책은 다루고 있다. 그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하지만 아이의 자율성을 기를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한다. 그렇기에 부모는 강압적인 말이나 행동보다 아이와 대화로서 풀어가면서 아이와 함께 올바른 방향을 찾아갈 수 있어야할 것 같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은 온전히 말로써는 해결이 되지 않는 상황도 존재하기 마련인데, 말하자면 차가 다니는 도로로 뛰어든다거나, 추운 겨울에 외투를 입지 않으려 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그렇다. 이러한 경우에 작가는 힘을 쓰더라도 아이를 보호해야함을 말한다.
책에서는 '힘을 써서 보호하기'와 '힘을 써서 대신해주기'라는 표현으로 소개가 되어 있다. 번역체라 좀 어색하기는 한데, 힘을 써서 보호한다는 것은 앞서 말한 예시에서와 같이 아이가 차가 다니는 길로 뛰어들려할때나 아이가 뜨거운 것을 만지려할 때 아이의 몸을 붙잡으며 위험에 처하지 않게 보호하는 것을 말한다.
힘을 써서 대신해주기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인데 아이가 하려하지 않을 때, 이를테면 위의 예시와 같이 추운 겨울 외투를 입지 않으려 하는 경우나 반드시 맞아야하는 주사를 맞지 않으려 할때와 같은 경우에 부모가 완력을 써서 아이를 보호하기위한 조치를 취해야 함을 말한다. 중요한 것은 사후에 아이에게 부모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함이었음을 잘 이야기하고 놀란아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친절하게도 언제가 힘을 써서 보호해주어야하는 상황인지, 언제가 힘을 써서 대신해주어야하는 상황인지가 예를 들어서 잘 나와있다.
그리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완력을 쓰지 않고 대화로 풀어가는 방법의 예시도 나와있다. 이 책을 통해서 아이와의 대화법을 구체적으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부모와 아이에 대해 다룬 후 마지막 3부에서 가정에 대해서 다룰 때 '위계질서'라는 대목이 나와서 놀랐다. 독일에서도 한국에서와 똑같이 가정이나 사회에서의 위계질서를 강조한다는 점이었는데, 이를테면 가정내에서 어떤 일의 순서를 정할때 나이순으로 정한다던가 하는 것이다. 물론 나이순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온 순서를 따를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 결정할 수 있다고 나와있기는 하다.
책에서 나와있는 예시에서와 같이 음식을 받을 때나, 차를 탈 때 자리를 정하는 문제 등은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알겠지만 이러한 사소한 문제상황에서 매번 아이들이 부딪히고 갈등이 발생하기에 제대로 중재하지 못한다면 하루종일 전쟁터에서 살아야할 수도 있다. 책에서 소개한대로 나이순으로 정해도 되고, 먼저 온 순서로 정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차를 탈때 우리집의 경우는 가위바위보를 해서 정하게 했었다. 그러다가 자연히 아이들마나 선호하는 자리가 생기게 되고 갈등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게되었지만 중요한 점은 부모가 그 상황을 원만하게 해결할 방법을 고심하고 아이와 함께 논의해서 질서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책의 뒷부분에서는 아이와 생길 수 있는 몇가지 갈등 상황을 들어서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나와있다. 구체적인 사례와 해결방법에 대한 대화문 예시가 나와있어서 참고하기에 좋았다. 그중 하나의 예시가 아이가 유치원에 가려하지 않을 때이다. 이것은 나도 겪어본 상황이고 아마도 많은 부모들이 겪었기에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에서는 아이를 유치원에 맡기는 순간 떨어지지 않으려 우는 아이들 부모가 오래 달래줄 필요가 없다고 나온다. 선생님께 미리 양해를 구하고 얼른 선생님께 맡기고 가라고 조언하는데, 나의 경우에도 그랬다. 선생님께서 얼른 가는게 좋다면서 가라고 신호를 주셔서 나도 우는 아이를 맡기고 짧은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아이는 울긴 했지만, 교실에 들어서면서 금방 기분이 좋아진다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이렇게 적응을 해 나가는 시기는 그리 오래가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외에도 도움이 될만한 상황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목차에 나온 부분인데 어떤 사례가 있는지 참고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을 읽는 초반에는 솔직히 잘 읽히지 않고, '부모라면 다 아는 내용 아닌가?'하는 자만심에 대충 책장을 넘기기도 했었다. 그런데 종종 내가 아이들에게 화를 낼 때면, 아차 싶고 내가 아직 아이들에게 비폭력적으로 대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내가 왜 화를 내게되는 것인지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나의 아이를 키우면서 알게된 것인데, 내가 원가족과 문제가 많았다는 것이다. 엄마가 그리 편하지는 않고 아빠도 롤모델로 삼을만한 분은 아니었다. 육아를 하면서 왠지모를 분노같은 것들은 그런 나의 이전의 삶에서의 응어리진 것들이 터져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나를 이해하게 되고, 그러면서 나의 마음을 좀 더 알아줘야겠다는 생각도 하게됐다.
그리고 아이들과의 문제상황에서는 내가 화를 내게되는 것이 불안함에서 기인한다는 걸 알게됐다.
아이들을 내가 통제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배운대로 원만한 해결책이라는 것은 늘 존재한다는 믿음을 가지려고 한다. 힘을 써서 아이를 보호하거나 대신해주는 상황이어도 그것은 아이를 보호하기위해서 하는 행동이기에 감정적으로 격해질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와 해결책을 같이 고민하는 시간은 꼭 가지려고 한다. 잘 되진 않지만, 화를 내는 순간 아이에게 상처를 주게되고 상황은 좋아지기보다는 나빠진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한다.
간만에 읽은 육아지침서이다. 이론적이기보다는 실천적인 내용이라 도움이 많이 되었다. 초보부모는 물론이고 나처럼 아이를 잘 키우고 있다고 자부하는 부모들도 읽어보면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