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 할머니의 인생 수업
전영애 지음, 최경은 정리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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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사진에 반해서 독일어를 배우기 시작한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도 괴테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독일 문학이나 매체에서 수없이 인용되고 언급되던터라 정말 존경받는 작가였구나, 정도로 생각해왔다. 지은 글은 몇백년이 된 것들이기에 직접 읽어볼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다 이번에 '괴테할머니의 인생수업'이라는 책이 출간되면서 진행한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서 간접적으로나마 괴테와 독일문학을 연구해온 전영애 교수의 학문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기회가 생겨 이곳에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책은 본래 책으로 내려고 전영애교수가 직접 쓰신 책은 아닌듯 하다. 표지에 '최경은 정리'라고 되어있는데, 서문을 보니 전영애교수가 유튜브 채널에서 한 말씀들을 최경은이라는 분이 정리해서 책이 된 것 같다. 서문은 전영애교수가 쓰시긴 했지만 말이다.



저자가 누구인지 알아보기 위해 책날개를 살펴보자면.. 서울대 명예교수라고 나와있다. 70세가 넘은걸로 아는데, 여자가 대학을 별로 안갔을 당시에 서울대 전체수석 졸업이라고 하니 대단한 분인 것 같긴 하다.



책날개의 설명을 보면 최경은이라는 분이 유튜브에 '괴테할머니'채널을 운영하는 분인 것 같다.



목차를 보면 위와 같다. 내용은 뭐랄까 저자가 독문학을 공부했던 때의 이야기나, 부모님 이야기, 자녀를 기를 때의 이야기, 독일에서이 인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일관되기 하나로 묶이지는 않는 느낌이다. 그래서 뭉둥그려서 '인생수업'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 같은데, 사실 솔직한 느낌으로는 제목이 좀 거창한 생각이 들기는 했다. 나로서는 이분에 대해서는 처음 듣고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를 몰라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내용을 읽어보면 좋은 내용이 많기는 하였다. 나에게는 특히 독문학을 공부할때의 이야기나 독일에서의 인연 등 독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는것 만으로도 가슴이 설레고 좋았다. 베를린에 짧게 다녀오긴 했지만, 가끔 그때의 시간이 꿈에도 나올 정도로 그립기도 하고 그러니 말이다. 무엇보다 이름만 들었지 잘 몰랐던 괴테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이 좋았다. 괴테가 그렇게 열려있고 배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고 하니 조만간 괴테의 책을 읽어볼 용기를 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특히나 좋았던 부분은 의외로 부모님과 자녀에 대한, 교수님의 개인적인 가족이야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70세가 넘은 교수님의 부모님 세대는 지금으로부터 한세기전의 사람들의 이야기일게다. 말하는 방식도 생각하는 방식도 삶의 환경도 달랐던 때의 이야기를 듣는게 흥미로웠다. 그렇지만 ,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자녀를 아끼는 부모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또한 좋았다. 아마 나도 지금 부모가 되어 있기에 그런 이야기가 가깝게 다가온게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앞서 말한 부분들이 좋았지만, 그리고 전체적으로 좋은 이야기들이라서 읽기도 편하고 좋았지만, 책의 완성도 면에서는 좀 갸우뚱한 면이 있기는 하였다. 나는 좀 고지식한 사람이라서인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의 내용을 책으로 엮는다는게, 그것도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그 내용을 정리해서 책으로 엮는다는게 좀 탐탁치 않은 부분이었다. 그럼 저자가 누가 되는 것인가? 그런 탐탁치 않은 시선으로 책을 들여다보니 내용이 단편적으로 보이고 한권의 책이 되기에는 깊이가 부족해보이는게 사실이었다. 좋은 이야기는 잔뜩 들어있지만, 한권의 책으로 엮이기에 완성도가 떨어진달까? 맛있는 것을 잔뜩 먹은 것은 같지만 배는 부르지 않은 그런 느낌이 드는 책이다.



이런 비딱한 생각이 드는 이유가 역시 내가 전영애라는 분을 잘 모르기때문인 듯 하다. 그분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을 진정으로 느낀다면, 그분이 말씀이 들어있는 책을 읽는다는 사실만으로 기쁠텐데 말이다. 여기서 바로 이 책의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분을 알든 모르든 책은 그 책자체의 내용의 완성도로 독자에게 다가가야 하기 때문이다.



완성도를 자꾸 따지는데, 내게는 솔직히 좀 거슬리는 부분이 문장들이었다. 좋은 말씀을 하시는 것은 같은데, 문장이 정확히 어떤 말씀을 하시는 건지 좀 애매한 부분들이 있었다. 아마 입말을 글로 옮기는 데서 오는 문제점일수도 있고, 이분의 화법의 특성이 그럴수도 있을 것 같다. 독문학을 연구하신다고 하는데, 외국의 언어는 잘알면서 한문은 잘 모르신다고도 했는데, 한국어에 대해서도 그런부분이 좀 있어보인다. '어디를 들르다'라는 표현을 대부분 '들리다'라고 잘못 사용하고 제대로 쓰는 사람이 열에 하나 정도밖에 안된다는 것을 알기는 하지만, 책에도 맞춤법이 어긋난 표현이 한 네다섯번 연속으로 나오는 건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이런경우 교수님도 잘못 말씀하시고, 정리하는 사람도 그게 틀렸다는 것을 모르고 출판사에서 교정을 본 사람도 몰랐다는 뜻이 되는 것 아닌가? 문학동네가 작은 출판사가 아닐텐데 이런 오류가 여러번 나오는데 대해서 좀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이러한 책을 기획해서 출판하는 것이 좀 쉽게 이미지를 팔아서 돈을 벌려는 것 같아보이기도 해서 아쉬움이 있다.



내가 너무 날이서있나? 부러워서 벨이 많이 꼬여서 그런것인가? 여백서원이라는 곳도 너무나 멋지고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그곳이 누구를 위한 곳일까 싶다. 나는 태생부터가 서민이라 생각도 서민적인데, 이분의 삶을 보면 책에도 살짝 나왔듯이, 한창 민주화운동을 할 시절에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그리고 그 뒤의 삶도 평생 공부하면서, 말하자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좇으며 살아온 인생이고, 퇴직후에는 작은 독일을 옮겨놓은듯 거대한 정원을 꾸려서 가꾸고 계신데, 개인의 삶으로 보면 참으로 멋지다는 생각이 들긴하지만, 그게 어떤 부분에서 존경할 지점이 있는지 나는 좀 갸우뚱하기는 하다. 내가 잘목 생각하는 부분이 분명 있겠지. 여튼 이 책을 읽고난 소감은 이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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