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유가 있는 법이다. 그 사실을 30대를 훌쩍 넘긴 오늘날 다시금 깨닫게 된다. 청소년기에 이 책을 읽었을 때와, 대학교 다닐 때 읽었을 때, 그리고 30대 중반이 되서 다시 읽었을 때, 느낌은 천양지차였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10대후반 혹은 20대 초반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왠지 남들이 유명하다니까 읽었고, 읽고 나서 대체 이딴 책이 뭐가 대단하다고 이 난리들인지 이해를 못했다. 학교에서 짤린 얼빵한 놈의 헛소리쯤으로밖에 이해가 안되었고, 솔직히 작가가 뭔가 말하고자 하는거 같기는 한데 그 뜻을 알 수 없었다.

30대가 되어 다시금 펼쳐든 '호밀밭의 파수꾼'은 왜 이 책이 베스트셀러인지 말해주고 있었고, 그 감동은 책을 덮고 난 뒤에도 오래동안 남아있었다. 특히 주인공인 콜빌드가 자신의 집에 몰래 들어가 동생 피비를 깨우면서부터 시작되는 후반부에서는 글을 읽으면서 순간순간 눈물이 울컥 쏟아지는걸 참아야만 했다.

대체 십수년전에 읽었던 호밀밭의 파수꾼과 지금 읽은 호밀밭의 파수꾼의 차이가 뭘까? 결국 차이는 내가 변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제서야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었고, 머리속으로의 이해가 아닌 가슴으로 이 작품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게 바로 차이점이었다.

10대에 읽었던 수많은 고전문학작품들을 이번 기회에 다시 일독해봐야 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해준 이 작품과 작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 글을 읽을 다른 분들도 부디 나중에 한참 시일이 지난 후 다시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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