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랬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시절, 그 때 프로야구가 창단되었고, 나는 MBC 청룡의 어린이 팬클럽이 되었다. 정말 그랬다. 그 때는 삼미슈퍼스타즈라는 팀이 왜 그렇게 한심하게 보였는지, 무슨 저런 팀이 다 있나 싶었다. 이 책의 화자는 말한다. 삼미슈퍼스타즈는 아마추어의 진수라고.....

내가 회사에 입사한 시기는 막 IMF가 터진 98년 1월이었다. 취직이 안된다고 난리가 난 통에 나는 운좋게 대기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6개월....1년...이렇게 시간이 흐를수록 난 정말 발을 내딛지 말아야 할 늪에 빠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 삶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삶을 사람들은 묵묵히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도 할 말은 있었다. 현실에 충실할 뿐이라고....

참으로 프로라는 세계에 발을 내딛은 이후, 나는 나 자신의 삶을 너무도 처절하게 쳐다보아야만 했다. 그들과 보조를 맞추고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그들처럼 때로는 비굴하기도 하고, 때로는 야비하게 살아갔다. 모든 것은 용서됐다. 왜냐..? 이건 현실이고 우리는 프로의 세계에 사는 것이니까....

나를 이렇게 살아가게 하는 힘은 미지의 공간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것도 그즈음이었다. 회사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나의 10년후의 모습을 한 팀, 혹은 같은 회사내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의 모습이 나의 미래의 모습이라니....이런..한숨만이 나올뿐이었다. 그래서 그 길로 사표를 쓰고, 1년 이라는 시간동안 시위(?)를 한 후 나올 수 있었다.

아...아마추어란 말이 어느 순간부터 진정 아름다운 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프로'처럼' 살아갈 필요가 없다. 그저 나답게 사는게 최고다. 어쨌든 난 아마추어로서 나의 인생에 충실하고 그것이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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