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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365일 2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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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책리뷰…!!!
육아에 지쳐 책을 읽을 에너지도 시간도 없었는데 너무 읽고 싶었던 책이 출간되었다.
그것은 바로, 바로, 넷플릭스 영화로 유명한 365일 시리즈 2탄! ‘오늘’이다.

1권 365일에서도 마지막에 ‘아니 이렇게 끝난다고?’ 싶은 끊음이었는데, 2편 또한 마찬가지로 ‘아…여기서 끝나면 어떡하냐!!!’ 싶다.
작가의 끊는 실력이 아주.. 😭👍


365일의 기본 스토리는 남주 마시모가 여주 라우라를 보고 반해 열심히 그녀를 찾아 납치를 하고, 365일의 유예기간을 준다. 그 기간 안에 자신과 사랑에 빠지자며.
이 설정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 책을 읽는 분 중 여럿은 라우라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2편에서는 스토리라인도, 라우라의 감정도 한층 더 격렬해져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라우라는 마시모의 아이를 갖게 된다.
(하, 이 과정도 사실 마음에 안들음.ㅋㅋㅋㅋ 마시모 이녀석… 내 친구였으면 혼났다 아주)

라우라도 마시모도 무척 행복해하며 아이의 탄생을 기다린다. 라우라는 아이가 딸이라고 하고, 마시모는 아들이라고 하고.ㅎㅎ 꽁냥꽁냥하는 장면을 보면 시작은 아주 많이 자연스럽지 못했으나 둘 사이의 사랑이 얼마나 흘러넘치는지 알 수 있다.


마시모와 결혼한 라우라는 결혼식에서 마시모와 똑같이 생긴 남자를 보고 혼란에 빠진다. 그는 쌍둥이였던 것..! (이렇게 멋있는 남자가 쌍둥이라니..?😍)

결혼도 하고 아이도 생겼는데 마시모에 대해 모르는 것이 있다는 사실에 라우라는 크게 놀란다.
라우라에게 푹 빠져있는 동안 본업을 소홀히 한 마시모는 마피아 일을 하고 오겠다고 한다. 그런 마시모를 위해 서프라이즈를 준비하던 라우라는 전 여친 안나와 뜨거운 시간을 보내는 마시모를 보고 충격을 받아 마시모를 떠나버린다. 하지만 그는 마시모가 아니라 쌍둥이 동생 아드리아노였던 것!
(아니 그렇게 사랑하는데,,, 대화를 좀 하고 떠나지,,,) 

중간에 재밌던 포인트가 라우라가 친구인 올가와 떠나면서 올가가 왜 어머니한테 사실대로 말하지 않아? 라고 질문하자 라우라가 “저는 납치를 당했고 그는 마피아인데 사랑에 빠져서 아이가 생겼어요. 하지만 걱정하지마세요, 스톡홀름 증후군일 뿐이에요.”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냐고 얘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이 인질범에게 동화되는 현상을 뜻하는데 그 문장을 보는 순간 ‘라우라 너도 스톡홀름을 알고 있었구나ㅋㅋㅋㅋ’라고 생각했다.ㅋㅋㅋ


어쨌건 그뒤로 마시모가 노력해 라우라의 오해를 풀고 둘은 화해를 하는데, 역시나 위험한 마피아의 세계. 그들을 그냥 두지 않는다.
라우라가 납치를 당한다…
참으로 우여곡절이 많은 라우라, 그러나 그녀를 납치한 섹시하고 귀엽고 젋은 남자(나초)는 젠틀했고 그런 그에게 라우라는 흔들리기도 한다.허허허
젠틀한 나초가 납치를 지시한 아버지에게 라우라를 데려가고, 일이 터지고야 마는데… 뒤늦게 라우라를 구하러 온 마시모.

“살려야할 쪽은…”


으로 책이 끝난다.
커쥬유얼마이걸~~~~~ 카페베네 광고로 끝나야할 것 같은 끝맺음 정말.ㅎㅎ 3권 언제나와…ㅠ_ㅠ


와,,, 진짜 이 책은 흡입력이 대박이다.
이렇게 줄거리로 읽어도 막장드라마 같아서 흥미진진하기는 하지만, 소설에는 19금씬이 아주 수도 없이 증장하고😳 그 묘사도 상당히 자세하며😳😲 배경이 마피아의 세계라 극적이고 화려한 상황에 대한 설명이 재미있다.


피곤하고 바쁘게 육아를 하면서도 아이를 재우고 틈틈이 책을 읽었다. 다른 책들은 완독을 하기 어려웠지만 이 책은 한번 책을 잡으면 흥미진진해서 계속 계속 읽게 되는 마력이 있어서인가 엄청 두꺼운 책인데 완독!(523페이지..ㄷㄷ)


여러 자극적인 설정들로 이번에는 19세 미만 구독 불가 딱지가 붙어있다.(1편도 충분히 딱지가 붙을만 했지만…^^;;)

2권의 스토리도 영화로 보면 참 좋겠다 싶은데 검색해보니 2편을 찍고있다는 소식이…!!! 얏호

말도 안되는 설정에 꽤나 과격한 씬이 많지만 성인들은 가상과 현실을 구분할 줄 아는 분들일테니,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것이다.


흐아 3편 너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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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머리 만드는 초등 문해력 수업
김윤정 지음 / 믹스커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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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에는 아이가 공부 못해도 괜찮다, 그냥 건강하기만 된다고 생각했었다.
사실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기는 한데…
하루종일 아이랑 같이 있다보니 내가 아무것도 안하면 그만큼 우리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자라나는게 아닌가 라는 부담감이 어느 날부터 인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직 아이가 어리고, 물론 모든 부분의 발달이 다 중요하겠지만 나중을 생각했을 때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를 생각했을때 나는 국어능력이라고 생각했다.
요즘은 뱃속에 있을 때부터 태교로 영어를 들려줘야한다고(실제로 베이비페어 영어 교육업체에서 들은 내용…^ㅡ^;;) 하는 시대이고 물론 그 말이 맞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언어의 기본은 모국어이고, 모국어를 얼마나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는가,  들은 것과 읽은 것을 얼마만큼 이해하는 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본인 모국어가 탄탄해야 외국어를 배울 때에도 구사할 수 있는 깊이가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

실제로 나는 요즘 국어능력이 떨어졌다. 책을 전만큼 읽지 않아서 그런지 읽어도 머리속에서 내용이 헛돌고, 들은 내용도 집중해서 들어도 머리속에 딱 정리되지 않을 때가 있다. 맞춤법은 꽤나 자신이 있는 편이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헷갈린다. 세련된 문장 구사도 먼나라 이야기가 되었다. 늙어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모국어에 대한 인풋이 없어서 그런것 같다.(책 42페이지에서는 글자를 읽을 수 있지만 책을 읽지 않는, 혹은 책을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신조어로 ‘책맹’이라고 칭한다고 한다. 내가 요새 책맹인듯…ㅠ)


이렇다보니 아이랑 있을 때 어떻게 언어능력을 키워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데 나와 같은 것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소개한다.


저자인 김윤정씨는 어린이책 출판사에서 다수의 책을 기획하고 편집했다고 한다. 지금은 작가이자 편집자, 아이중심독서교육연구소 ‘책나들이’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읽고 쓰는 능력이 아니라, 읽은 글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낼 수 있고, 이미 존재하는 다른 것들과 연결할 수 있고 중요한 정보와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골라낼 수 있는 능력까지 포함한다고 말한다.(P.5)
알고 있는 내용과 이미 존재하는 다른 것들과의 연결은 메타인지와도 관련이 있어 요새 문해력에 관심을 갖는 부모가 많을 것 같다.


그렇다면 문해력을 키워줄 수 있는 방법으로 손꼽히는 책육아에서는 무엇이 중요할까?
많이 읽는 다독일까, 정확히 읽는 정독일까?

둘다 아니라고 한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자연스럽게 다독도 하고 정독도 하게 되어있어 책육아의 본질은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도록 하는데 있다고 한다.(P.40)

완전 극 극 공감.
나는 영어를 잘해야한다는 압박 속에서 자라서인가 아직도 영어가 재밌다고 느껴지지 않는다.(ㅠㅠ)
반면 일본어는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재밌어서 계속 하다보니 이걸로 밥먹고 살고 있다.
좋아하면 스스로 원해서 하기때문에 결국 잘하게 된다. 
책을 억지로 읽도록 강요하거나 압박하지 말것!(중요!!!!)


이 책에서는 앞부분은 문해력의 중요성과 (보통의) 주양육자인 엄마의 역할이 중요하니 엄마표 학습을 해보자, 하는 설명이 있고 뒷부분은 추천하는 책과 어떻게 활용하여 아이와 읽을 수 있을지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파트2에서는 감수성을 키워 바른 인성에 도움이 될만한 내용, 파트 3에서는 감정을 바르게 표현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구성원으로 자라나도록 하는 글, 파트4에서는 ‘나’에 대해 생각해보고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 파트 5는 지구 환경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있다. 

각 책 추천 페이지마다 아주 짧게 줄거리를 설명해주고 아이에게 어떤 질문을 해서 사고력을 확장시켜줄지, 글을 써보게 할지 코칭형식으로 적혀있다. 책육아를 해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막막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알려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엄마의 질문에 아이가 엉뚱하고 과장된 대답을 할 수도 있다. 그럴 때 지적을 하면 안된다.
토론과 논술에는 답이 없다고 이 책에서는 강조한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쓰며 표현할 때 자꾸 지적을 당하거나 수정을 요구받으면 아이가 생각을 표현하는데 자신감이 사라진다.(P.65)


책을 읽고 나니 어떻게 질문을 해주어야할 지는 알겠는데 책을 덮고 해보려니 생각보다 어렵다.
이 책의 내용을 적용하려면 나에게는 아직 먼 미래이니 몇 번 더 읽으면서 체화해야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강제하지 않고 여러 질문을 해주어 놀이라고 느끼도록 해주는 것!
아이에게 매일 책을 읽어줄 때에도 놀이라고 생각하도록 나도 함께 즐겨보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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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중독이다 - 정신건강전문의가 알려주는 자기 혁명 다이어트
한창우 지음 / 미다스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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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중독이다’
왜, 시작하지 못하는가?, 왜 번번이 실패하는가?, 어떻게 성공하는가?

책 표지에 있는 이 문구가 이 책의 핵심 오브 핵심이다.

맞다 비만은 중독이다.

결혼 후 나는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어마어마하게 살이 쪘다.
임신/출산으로 원래 상태에서 더욱 살이 쪘다.
모유수유 중이라 식단을 조절해야하는데 기력이 없어서, 당이 땡기니까, 육아는 힘드니까 등의 이유로 요즘 사실 거의 매일같이 빵을 주문해서 먹고 아이스 바닐라라떼로 힐링하며 스트레스를 풀고있다.(우리나라 배달음식 정말 최고…!!!)
기분 좋게 먹지만 먹으면서도 ‘오늘도 나는 왜 빵을 먹고 말았는가’, ‘커피를 마시고 싶은 욕구는 대체 왜 참기가 어려운가’, ‘이걸 먹지 않았더라면 오늘도 살이 빠졌을텐데’ 등 후회를 한다.
후회없이 그저 먹고 즐겼다면 참 좋았을텐데, 먹고도 스트레스를 받는 이 상황, 이것은 중독이 틀림없었다.

다이어트 관련 여러 서적 중에서도 이 책이 눈이 갔던 이유는 저자가 정신의학과 전문의라는 점, 그리고 중독을 치료할 때 쓰는 12단계를 비만 탈출에 접목했다는 점 때문이다.

P.57 중독이란 쾌락 중추가 필요할 때 이외에 과도하게 활성화되어서 그 기능을 상실해버린 상태를 말한다. 즉 머리속에 쾌락 중추에 작동하는 브레이크가 고장 나서 멈추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비만도 마찬가지로 음식을 적당량 섭취하면 포만감이 들고 식욕을 느끼지 않아야 하는데 음식에 대한 쾌락 중추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서 지속적으로 먹고 싶어지는 중독상태가 된다고 한다.

나는 왜 단 음식과 카페인을 놓지 못하는 것인지 알아보던 중 단 음식과 카페인 모두담배, 알코올 만큼이나 중독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참고 넘겨서 더 건강한 보상을 받기 보다는 그 순간을 이기지 못하고 취함으로써 순간적인 즐거움(도파민)을 누리는, 참을성이 없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리고 그러한 증상이 중독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는 항상 체중을 재고 / 일지를 활용해 기록하고 / 몸무게의 리미트를 정하라고 한다.
그리고 그 리미트를 넘어가면 재발이라고 판단해도 좋다고 한다.


P.86. 알코올 중독 치료에서는 100일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중독치료 12단계 기준, 약 12주 정도의 시간이다.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들(AA)’라는 모임에서 자신들의 회복 원리를 12단계로 정리했다고한다. 이 치료법은 1939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약 80년동안 활용되어 왔다.
저자인 한창우박사는 12단계 중독 치료법을 다양한 중독 질환 환자에게 시행하였으며 알코올 중독, 마약 중독, 도박 중독, 인터넷중독 및 모든 중독 질환에서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그 12단계를 비만치료에 적용하면 아래와 같다.

1단계 : 비만임을 인정하라
2단계 : 비만탈출을 위한 위대하신 힘(=믿고 따를 사람)을 찾아라
3단계 : 즉시 결단을 내리고 다이어트를 시작하라
4단계 : 성격적 문제를 검토하라
5단계 : 조력자를 정하고, 도움을 받아라
6단계 : 결점을 고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라
7단계 : 겸손하라. 자신의 강점을 찾아라
8단계 : 나의 비만으로 해를 끼친 모든 사람의 명단을 만들어라
9단계 : 나의 비만으로 해를 끼친 모든 사람에게 보상하라
10단계 : 재발을 막기 위해 항상 자신을 검토하라
11단계 : 내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라
12단계 : 완전히 변화된 삶을 찾아라


단계별 지침을 보다보면 이게 다이어트에 해당이 되는 내용인가 싶은 지침도 있다. 예를들면 4단계나 7단계 같은.
책을 읽으면서 이 단계는 단순히 중독을 치료하는 차원을 넘어서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자존감을 올리는 등 멘탈 테라피도 포함되어있음을 느꼈다. 

나도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있다고 느낀다. 안좋은 것에 중독된 사람들은 다 같은 상태일 것 같다. 유혹에 못이겨 결국 하고야 말았다는 건 내가 참을 성이 그만큼 부족했다는 뜻이고, 자기조절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이기에 마음의 힘이 많이 약해져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실은 지금 정도도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하는 자신에게 관대한 성격인지, 남탓하는 성격인지 등 자신의 성격을 체크하고 본인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겸손함을 가지고 내 장점을 사용해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가려는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단계가 포함되어있다.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루었담년 내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서 변화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단계도 있다.
다이어트를 위한 단순한 액션만으로는 동기부여가 떨어져 멈출 수가 있는데 의미를 생각하며 액션을 한다면 한번이라도 더,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지속할 수 있을 것 같다.

단계별로 워크북이 예시로 들어져있어 혼자서도 셋팅하고 실천하기에 어렵지 않다.
맨 뒷장에는 12주간 사용할 수 있는 일지도 첨부되어있다.
이 책을 펴고 워크북을 따라 적기만 해봐도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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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스마트 소설 스마트소설 외국작가선 1
주수자 옮김 / 문학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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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글을 읽으며 상상을 하는 과정이 귀찮았는지 읽은 책들은 거의 대부분 자기개발서나 짧막하게 끊어지는 에세이였다.
고로 이 책은 상당히 오랜만에 읽은, 기념적인 문학서적이다.

시대를 앞서간 스마트 소설이라는 책인데, 여기서 스마트 소설이란 라틴 문학의 ‘미니픽션’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 ‘문학나무’가 명명한 짧은 소설 장르라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단순히 ‘이렇게 짧은 것도 소설이라고?’라고 생각할 법한 짧막한 글을 지칭하는 새로운 단어인 것 같다.

프란츠 카프카, 나쓰메 소세키, 버지니아 울프, 에드가 앨런 포우 같이 들어본 적이 있는 작가도 있었고 처음 보는 작가들도 있었다.
다양한 국적의 작가가 쓴 글을 읽으며 문체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작품이 있고 그 뒤에 평설이 있는 형식이나, 모든 작품에 평설이 있지는 않았다.
앞서 썼듯 최근에 글을 읽고 상상해야하는 문학작품을 읽은 적이 거의 없어서 읽고도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은 글도 많았는데 평설을 읽으면서 ‘와 이게 이런 의미였다고?’하며 감탄하게 되었다. 통찰력있고 유려한 문장이었다.

분량이 긴 문학작품을 읽기에는 시간도 집중력도 꽤나 필요해서 평소에 읽기 부담스러웠는데 이건 길이가 이게 소설인가 싶을 정도로 워낙에 짧아서 부담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모든 작품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인생에 대한 통찰을 느낀 작품이 몇가지가 있다.


1. 프란츠 카프카의 독수리.

정말 짧은 글이다. 독수리 한마리가 한 사람을 쪼아대고 있는데 지나가던 신사가 그 모습을 보고 왜 참고 있느냐고 묻는다.
당해낼 수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 그 모습을 보고 “총 한방이면 독수리를 끝장낼 수 있을 텐데”라고 말하는 신사.
총을 가져올 수 있겠냐는 사람의 말에 30분만 더 기다려달라는 신사.
이 대화를 듣고 있던 독수리에 의해 사람은 생을 마감한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며 지난 날의 어린 내가, 그리고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다.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대체 왜 참고 있어요? 라는 말.
나를 힘들게 하는 원인보다 때로는 왜 참고 있냐는 옆에서 거드는 말이 더 화나게 하고 무력하게 만든다.
이런 은근한 힘듦을 아주 짧은 글로 표현한 점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2. 불행 교환 상점_로드 던세이니

“만약 나의 불행을 누군가의 불행과 바꿀 수 있다면?”

불행을 바꿀 수 있는 상점에는 다양한 사람이 본인의 불행을 바꾸러 온다.
놀라웠던 점은 죽음을 교환한 사람이 있다는 것.

P105. 
그러니까 한 인간의 악, 불행이라는 것은, 오직 자신에게만 가장 끔찍한 것이라는 것이다. 악 또는 불행은 모든 인간의 마음에 불균형하게 존재하기에 사람들은 이러한 작고 음침한 상점에서 극단적인 해결을 찾는 것이었다.

평설에 있는 글인데 통찰력이 느껴졌던 문장이다.

P.111 
죽음에서부터 엘리베이터 타기까지 불행을 서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불행의 상대성을 드러내 보이며 그렇기에 세상의 모든일이 불행일 수 있음을(반대로 불행이 아닐 수도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3. 복수는 시작되다_에이빈드 욘손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재미있었던 에피소드이다.
아들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생기자 이에 분노하는 한 노파의 이야기.

이거는 직접 읽어봐야 재밌는 작품이라 상세하게는 설명하지 않겠다.
아들을 향한 비뚤어진 사랑때문에 어떻게 생각이 발전되는지를 볼 수 있는데 해외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기에 작품화가 된 것인가 싶었다.
엄청나게 흡입력 있는 작품.



갑자기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하면서 ‘나’로 있을 시간이 없어졌었는데 오랜만에 (내 기준)우아하게 문학작품을 읽으며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긴 문학을 읽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짧은 스마트 소설에서 통찰을 느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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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공부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닌데
서수빈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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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어공부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참 아이러니하다고 느낀다.
시대가 변해서 그 나라에 대한 언어를 하지 못해도 파파고나 다른 번역기가 워낙 훌륭히 역할을 수행해주어 외국인과 의사소통 하기가 상당히 편해졌음에도 우리는 아직 자기계발의 항목 중 하나에 언어공부가 늘 들어가있는 것 같다.

나또한 예외는 아니다.
생계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일본어는 물론,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우선순위에서 떨어지지만) 태국어 까지 이상하게도 늘 언어공부는 나의 위시리스트에 들어가 있다. 각 분야를 짜잘짜잘하게 건드려서 무엇하나 제대로 하지는 못하지만.ㅎㅎ

왜 언어를 공부하고 싶을까를 생각해보았는데 역시 여행의 영향력이 참 큰 것 같다.
내가 중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강렬하게 느낀 계기가 바로 중국 칭다오로 여행갔을 때였으니까.

중국이란 나라를 크게 좋아하지는 않아서 고정관념이 꽤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시민의식이 부족한 나라, 더러운 나라, 무서운 나라, 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남편은 중국 여행을 여러번 다녀온 사람이라 무서움을 안고 남편 하나만 믿고 여행을 갔는데 그곳에서 내 인식은 상당히 바뀌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사람사는 세상 다 똑같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다들 사기칠 것 같아서 잔뜩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중국 사람들이 만났던 사람들이 다 너무 친절했고 한국을 많이 좋아했다.(지금은 다를 수 있지만^^;)
호의를 보이며 뭐 하나라도 더 해주려는 그들의 모습에서 ‘아 내가 중국어를 할 수 있으면 더 많이 대화하고 더 많이 친해졌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때부터 중국어는 내 위시에 들어가있었는데 몇 번 접해본 중국어는 발음이 생소하고 한자가 가득해서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저자인 서수빈 강사는 집안 사정으로 어렸을 때 중국에 건너갔다.
9살에 중국어를 하나도 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중국에서 살게 된 저자가 얼마나 막막했을까.
정말 ‘살기 위해’ 중국어를 배웠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이 사람 참 많이 노력했구나 싶었다.


이 책이 좋았던 점은 저자의 경험에만 치우쳐있지 않고 ‘중국 문화’와 ‘중국어’에 대한 내용이 고루고루 나온다는 점이다.
책에 나온 내용을 대략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중국에 적응해야했던 유년시절 
-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했던 노력들 
- 중국 문화에 대한 이야기 
- 우리 생활에서 쓰이는 중국말 
- 중국어를 어떻게 배워야하는 가(목표설정) 
- 중국어 기본 발음과 성조 
- 중국어 어순, 문장 구조
- 중국어를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유튜브, 넷플릭스 등)

내가 이렇게 배워서 잘하게 되었다는 단순한 설명뿐만 아니라 중국어 기초에 대한 설명도 함께 나와있어서 그런가 책을 읽으면 중국어를 당장이라도 제대로 배우고 싶어진다.

참 요새 책이 좋다고 느껴지는 것이 QR코드가 함께 나와있어서 발음을 듣고 싶으면 접속해서 들으면 된다.

아마 우리에게 이것이 가장 중요한 내용일 것 같다.

‘나는 중국어를 왜 배우고 싶은가, 배우게 된다면 언제 어떻게 쓰고 싶은가’

목적에 따라 3개월부터 9개월까지 공부 기간을 어떻게 잡을지에 대해 적혀있는데 정말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왜 배우고 싶은지에 대한 목표의식이 분명해야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끝까지 롱런할 수 있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위에 적었던 위시리스트에 있는 언어들을 나는 왜 배우고 싶은지, 언제 어떻게 쓰고 싶은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중국어에 대해 관심이 어느 정도 있지만 잘 모르는 사람,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해서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언어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지고 중국어를 더욱 배우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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