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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쓸모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박효은 옮김 / FIKA(피카) / 2024년 8월
평점 :

철학은 어렵다라는 느낌에 무거운 책은 쉽게 접근하기 힘들죠. 이 책을 처음 접할때는 저 역시 그런 느낌에 가방에 몇일을 넣고만 다녔다죠.
그런데…
한번 펼친 책은 뭐이리 쉽게 넘어가는지, 겁부터 먹었던 몇일이 너무 아깝더군요. 한번에 훅 읽어버리고, 좋은 글귀 형광펜 밑줄 그으려 한번 더 읽고, 밑줄 명언들 중 선택을 위해 한번 더 읽고, 명언들과 나의 사고관을 어찌 연결할지 고민하는 시간까지. 책을 읽고 난 후 여러번에 걸쳐 반복해서 다시 펼쳐보게 하는 책 처음이네요. 아무래도 제가 철학에 스며드는 중인가봐요.
소장해두고 가끔 한번씩 밑줄 그은 문장들만 읽어보아도 수많은 흔들림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는 중용의 미덕을 실천함으로써 열정이 기쁨이 될 수 있도록, 그것이 우리를 괴롭히고 속박하여 끝내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중독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한다.“ -‘열정에 대하여’ 중에서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지만 다들 안다!! 중용이 제일 좋다는 건. 다만 열정이 지나쳐서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모자람만 못함을 의미한다. 다시금 ‘과유블급’의 진리를 일깨워주는 부분이었다.

“우리는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만 본다. 우리를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일어난 일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다. 경험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우리가 취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만 취한다.” - ‘실패, 낙오, 좌절에 대하여’ 중에서
내가 자주 찾는 화장실에는 법구경같은 글귀가 칸칸마다 다른 글귀로 붙어있다. 그날그날 아침마다 찾은 그 좁은 공간에서 보이는 글귀로 짧은 명상의 시간을 갖는 듯 하여 곱씹어 읽곤 한다. 맞다! 화장실에서.
그 중 ‘세상을 바꿀수는 없지만, 내 마음이 바뀌면 다 바뀐다.’라는 글귀는 항상 환경이나 사물이나 현상에 대해 바라보는 내 관점의 욕심을 내려놓게 해준다. 내가 어떻게 바라보고 판단하느냐에 따라 세상을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더욱 편안함을 가질 수 있을 듯 하다.

철학이 어렵다는 선입견을 없애주고, 철학자들의 처방전을 통해 내 삶에도 철학을 입혀 힘들고 지치도 어려운 처세술의 레벨업을 하게 해주는 쓸모를 주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