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적 입장에서만 보면 분주한 도시와 머나먼 열대의 섬 사이에도 공통점이 상당히 많다. 자동차와 건물의 유리창은 해변 모래를 녹인 얇은 판이며, 건물의 벽과 토대와 보도블록은 먼 과거의 해저에서 꺼내 으깬 석회질 광물이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상상력의 나래를 펴다보면 사람들이 수없이 들고나는 초고층 건물들도 어느 순간 플랑크톤으로부터 양분을 여과 섭식하는 폴립들이빽빽한 산호초들의 재탄생 버전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건물들과 가공품들은 모두 재활용 성분들로 이루어졌다. 다만 미생물이나 식물과 동물들이 수백만 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가 목적에 맞게 그 성분들을 재조합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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