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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 성판매 여성 안녕들 하십니까 여이연문화 6
이소희 외 지음 /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당신도 들을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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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 성판매 여성 안녕들 하십니까 여이연문화 6
이소희 외 지음 /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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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현대판 노예노동을 끝내기 위한)노예의 역사, 크리스티앙 들라캉파뉴, 하정희 역, 예지(Wisdom)

19세기에 미국에서는 흑인 노예가 해방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갑오개혁으로 모든 사람들의 신분이 법적으로는 평등해졌으나, 정말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이 온전히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지금도 많은 노동자들은 노예에 가까운 열악한 조건에서 노동을 감수하고 있다. 한국에서 그 예를 찾자면, 알바 노조의 활발한 활동 이전에는 최저 임금도 보장받지 못하는 일자리를 당연하게 생각하며 일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는데...

긴 노예제의 변천사와 다양한 노예 제도의 형태를 조명하는 책이지만 부제와 같이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바는 노예제는 결코 필요악이 아니며, 뿌리뽑아야 할 악습이라는 것. 한편 최근에 바다 건너 일본에서 건너 온 사축(社畜) 동화에 한국인이 공감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회를 살아가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반성적으로 읽어봄직하다.

 

 

2.르네상스 뒷골목을 가다-피렌체의 사라진 소녀들을 둘러싼 미스터리, 니콜라스 터프스트라, 임병철 역, 글항아리

 

"르네상스의 찬란한 문화가 꽃핀 이탈리아의 피렌체. 1544년 피렌체에서 가장 열악한 동네에 집 없는 소녀들을 위한 자선 쉼터인 '피에타의 집(연민의 집)'이 설립되었다. 그런데 처음 14년 동안 그곳에 수용되었던 526명의 소녀들 가운데 오직 202명만이 살아남았다. 사망률이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이 미스터리의 이면에는 어떤 충격적 진실이 숨어 있을까?"

 

이렇게 얼핏 보면 무슨 미스터리 소설의 도입부를 소개하는 것 같은데 책의 내용을 좀 더 찬찬히 들여다 보면 독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위한 읽을 거리는 아님을 알 수 있다.

르네상스는 각종 문화예술이 꽃피던 인류 문화사의 황금기로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의 소개글만 잠깐 읽어도 그 시대의 여성에 대한 의식 수준은 매우 낮았고 사회 전체가 매우 가부장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현대 한국 사회에서도 여성 인권에 대한 의식 수준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는데)

올바른 섹스와 젠더에 대한 인식의 필요성은 성별 세대를 막론하고 필수불가결하며, 역사 속에서 여성에 대한 억압이 어떻게 이루어져왔고 그것이 어떤 식으로 현대의 비틀린 전통을 구성하게 되었는지를 인식하는 일 역시 몹시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이 책을 추천 목록에 넣어 본다.

 

 

3.혐오와 수치심-인간다움을 파괴하는 감정들, 마사 너스바움, 조계원 역, 민음사

법에 대해서라면 잘 모르지만 책의 저자 마사 너스바움은 현대 법의 근간이 '혐오'와 '수치심'이라는 감정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한다. 과연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저자의 서술대로 이 두 가지 감정은 '차이'를 비정상으로 규정짓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이었다. 많은 이들이 감정적으로 법리를 해석하려고 한다. 일례로 흉악범의 신상 공개를 많은 이들이 원하고, 또 몇몇 국가에서는 이를 국민의 알 권리로 해석해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마사 너스바움은 이러한 견해에 반대한다. 인간의 폭력성은 폭력을 당하는 대상이 약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발현한다는데, 이 의견에 새삼 강하게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인간의 감정은 심퍼씨일 것이라는 생각을 오래 해 왔는데, 이 생각을 더욱 정교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도움 받을 만한 신간인 것 같다.

 

 

 

4.신을 불쾌하게 만드는 생각들(글항아리 이슬람 총서 3), 슬라보예 지젝, 배성민 역, 글항아리

지젝의 신간이 나왔다. 근 몇 달 간 전 세계를 들썩이게 했던 IS, 그 배경에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파헤치는 책이다. 지젝은 종교에 대해서 비판적인 사고를 가진 학자로 유명하다. 그에 따르면 근본주의자는 오히려 그의 신념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폭력적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인데, 날카로운 분석이 아닐 수 없다.

3월 초에 발간된지라 책이 나온 사실을 알고도 지난 달 페이퍼에 추천할 수가 없어 손가락이 간질거렸는데, 드디어 이 책을 추천할 차례가 돌아와 기쁘다.

 

 5.괴물의 심연-뇌과학자, 자신의 머릿속 사이코패스를 발견하다, 제임스 팰런, 김미선 역, 더퀘스트

심리학 특히 뇌과학쪽에 흥미가 있는데 아직 이쪽 분야의 도서는 한 번도 뽑히지 않은지라 이번 달은 혹시...? 하고 밀어 본다. 사실 출판사 광고에 제대로 홀린 것이기도 한데. 출판사 측에서 책의 저자 제임스 팰런의 TED 강연을 링크 걸어 주었는데 이건 겨우 6분짜리로 마치 정찬 코스 먹으러 갔다가 에피타이저만 맛보고 쫓겨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James Fallon TED 강연: http://www.ted.com/talks/jim_fallon_exploring_the_mind_of_a_killer?language=ko)

사이코패스는 아직까지 학계에서도 정확히 정의되지 않은 개념이지만 인구 전체의 2퍼센트가 흔히들 인식하고 있는, '타인의 감정에 제대로 공감할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저자 제임스는 원래 사이코패스를 연구하는 심리학자였으나 어느 날 스스로 사이코패스적인 완벽한 특징을 지닌 뇌를 가진 것을 발견했다고. 이에 크게 충격받은 후에 자신의 부계 쪽에서 여러 명의 살인마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드라마 같다)

여튼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잘못된 상식과는 다르게 사이코패스적 기질을 갖고 태어난다고 해서 이들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다. 이 책도 그렇게 말하고 있으며 그는 오히려 이러한 기질을 가진 인간이 존재함으로써 인류를 발전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 밖에도 다른 서평단 분들이 추천하신 『음식의 언어』(댄 주래프스키, 어크로스)를 비롯한 몇몇 권. 역시 내 눈에도 재미있어 보였지만 나머지 추천하고 싶은 도서 중에서 한 권을 버릴 수가 없어서 나는 목록에서 뺐다.

과학 분야의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캐스파 헨더슨, 은행나무)도 추천하고 싶었지만, 서평단 다른 분의 의견 중에서도 이번 달에는 좀 다이제스트한 책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신 말씀이 있었는데 지당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이 책은 사람을 패면 죽일 수 있는 두께로, 540쪽짜리라서 일단 빼 본다.

개인적으로는 고종석의 신간 『언어의 무지개』(고종석, 알마)도 무척 넣고 싶었고 여성 작가들의 생애를 다룬 『일곱 명의 여자』(리디 살베르, 뮤진트리)도 꽤 끌렸다. 하지만 언어를 다루는 인문학 분야는 이미 지난 달에 함께 읽었으니 또 선정될 리가 없을 것 같아 뺐다.

문학동네 4월 신간 중에서도 눈여겨 보는 게 있는데 그건 다음 달에 넣기로.

이번 달 추천 페이퍼는 이쯤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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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경태, 『1968년 2월 12일:베트남 퐁니·퐁넛 학살 그리고 세계』, 한겨레출판

베트남에 지고 있는 월남전에 대한 한국의 부채에 대해서야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을 쓴 기자가 "무언가를 폭로하기 위해" 쓴 책이 아니라고, 이 전쟁에 대한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기 전에 '기록을 남기기 위함'이라고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는 것을 읽었을 때, 마음에서 뭔가가 움직였다.

“한국사람들한테 질문하고 싶어요. 전쟁 때 총 쏘는 거 당연하죠. 근데 왜 집단적으로 힘없는 사람들을 죽였죠? 죽인 뒤에 왜 칼로 시체를 또 찔렀죠? 아이들 시체를 찢어 왜 우물에다, 개울에다 버렸죠? 애기들과 여성들이 뭐가 위험하다고 그렇게들 죽였죠?”(p.92)

추천사를 쓴 박태균 교수에 의하면, 이 책에는 "배트남 전쟁과 관여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

 

 

2. 콘라드 파울 리스만, 『아름다움 Schonheit』, 이론과실천
'성형공화국'이란 별칭이 뭐 이젠 별 달리 충격일 것도 없는 나라. 미를 추구하려고 신체의 일부를 변형시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이쯤에서 역사 속에서 흘러 온 '미'의 개념에 대해 한번쯤 개괄해 봐도 좋을 듯싶다. 이론과실천에서 출간한 <유럽 정신사의 기본 개념> 시리즈 중 7권이다. 참고로 총 10권으로, 5월 중에 시리즈가 마무리 된다고.

 

 

3. 존 D.메이어, 『성격, 탁월한 지능의 발견』, 추수밭
IQ에 집착하던 사람들 사이에 공감 능력에 대한 관심을 급격히 불러일으킨, 즉 '감성 지수'를 개발했던 저자의 새 저서라고 한다. 세상에. 성격 지수라니. 뭐든지 계량화, 수치화 하려는 그의 시도가 놀랍다. 정말 심리학자답달까... 진성 덕후의 냄새가 난다. 지능과 감성에 이어서 사람의 '성격'을 도대체 어떻게 수치화 하겠다는 것인지, 아직 개념이 잘 와닿지 않는데, 흥미로운 시도일 것 같다.

 

 

4. 데보라 태넌, 『가족이니까 그렇게 말해도 되는 줄 알았다』(원제: Only Say this Because I Love You), 예담

음... 제목이 번역된 게 뭔가 '20세에 꼭 해야 하는...'이나 '아들아 너는...'류의 느낌이 와서 별로 관심 가지지 않고 넘기려다가 자세히 보았다. "오늘도 가족과 다툰 당신에게" 보내는 글이란다. 저자 데보라 태넌은 언어학자이고, '남녀', '가족 구성원'과 같이 밀접한 사이의 대화 방식에 대한 사례들을 연구해 왔다고 한다. 그러고 나니 뭔가 땡겼다. 정말로, 가족이란 그야말로 '애증'의 관계이다. 가까울수록 사랑하고, 서로를 잘 아는 만큼 더 정확하고 잔인하게 상처를 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고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고 하니, 기대해 본다.

 

 


5.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 『책공장 베네치아』, 책세상
나만 해도 '책'에서 하루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생활을 한 것이 문자를 깨우친 이후로 거의 일생이다. 역사를 배우다 보면 늘 금속 활자의 발명을 대 전환기로 꼽은 것이 기억나는데, 그만큼 '인쇄 매체'라는 것은 인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언제부터 '책'이라는 것이 시작되었을까? 근대 이행기의 베네치아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순수한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즐겁게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인 것 같다.

 

 


 

 

인문/사회/과학/예술 파트에 할당된 7개 분야, 그러니까 내가 보아야 하는 전체 분야를 다 훑고는 있는데, 어째 추천하다 보니까 과학 분야가 잘 안 들어간다. 이번 달에 온 『시간 연대기』를 보고 있어서 과학 도서에 대한 (미약한) appeitite이 충분히 만족된 듯하다. 허허

개강을 하게 돼서 소설 소설 온종일 소설만 읽고 있는데, 이렇게 한 달에 한 번씩 의도적으로 다른 분야에 관심을 돌리게 해 주는 서평단 활동이 유익하고 보람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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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욱인,『인터넷 빨간책』, 휴머니스트

처음 '인터넷'이란 것을 접한 게 초등학생 때, 그러니까 1998년의 일이다. 집에는 좀 구식인 하이텔 단말기가 있었고, 윈도우라는 것을 접한 것은 학교 컴퓨터실에서였다. 그러고 나서 몇 년 사이에 인터넷은 우리의 일상을 무섭게 잠식해 나가더니, '과학 상상 그리기 대회'에서나 볼 수 있었던 손바닥만 한 컴퓨터(=스마트폰)가 등장했다. 몇 해 전 민주당에서 경선 투표 방식으로 모바일 투표를 채택했을 때, '국민투표'의 제약 요건으로 장소, 거리의 제약을 꼽던 사회 교과서의 내용이 지금도 여전히 가르쳐지고 있을런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점령한 사회는 마냥 유토피아는 아니다. 현실은 인터넷 세상이 민주주의 발전에 주요한 자유 공론의 장이 될 것이라는 희망찼던 전망과 조금 결이 달랐다.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인터넷 여론이 대규모로 조작되는 광경을 모두가 목도하게 된 후로 모두가 '뭔가가 조금 잘못 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는데, 과연 사회학자 백욱인이 보는 망가진 한국의 인터넷 생태계는 어떤 모습일지.

 

 

 

2. 요스트 호훌리,『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 워크룸프레스

'좋은 취지'로 만든 문서, 홍보물에서 아쉬운 디자인 감각이 내용의 설득력을 잃게 만드는 일을 여러번 목격했다. 주위에 날카로운 디자인 감각을 가진 지인이 그런 것을 비판하는 걸 자주 보아 그의 시각에 영향을 받은 것일지도. 같은 보고서를 쓰더라도 적재적소에 폰트를 써 주는 것은 그 안에 담긴 내용까지 세련되게 만든다. 물론 나에겐 그저 '잘 만든 것'과 '다소 촌스러운 것' 정도가 감각적으로 구분될 뿐 이것을 분석할 수 있는 이론적 기준은 체계화되어 있지 않다.  다만 똑같은 시집 본문이라도 문학과지성사보다는 문학동네 쪽에서 편집된 게 좀 더 젊은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정도를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냥 대충' 인쇄해서는 그런 느낌이 나오지 않는다는 정도. 내가 만드는 인쇄물에서도 그 세련된 느낌을 살려 보고자 몇 번이나 자간을 넓혔다 줄였다 했던 기억이 있다. 마음대로 잘 되지 않았다. 전문가가 구분하는 '활자 디자인'의 미적 기준에 대해 알아 보고 싶어 지난 달부터 눈여겨 보고 있던 책.

 

 

 

3. 정민석,『해부하다 생긴 일』, 김영사

세상에는 다재다능한 사람이 참 많다. 예전에는 예술가는 다소 게으르고, 불성실하고, 삐딱하다는 편견에 가득 차 그런 사람이 되고자(!) 노력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조금 관찰해보니 세상은 달랐다. 똑똑하고 부지런하고 재능이 넘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가령 이 책의 저자 정민석도 그런 사람이다. 의대에 진학할 만큼 공부 머리가 있지만 의사 대신 해부학 전공 과학자의 길을 걸어 온 강단 있는 사람이다. 그런 그는 그림에도 좀 재능이 있고, 더 나아가 스토리텔링에도 재능이 있는 모양. 처음에는 '저자가 의대생 타이틀로 쉽게 책을 파는 것인가' 싶은 삐딱한 생각에 그냥 지나치려다가, 책 소개를 읽고 나서 흥미가 돋아버린 것이다.

심약하고 타인의 감정에 몰입이 큰 탓에 공포 영화도 제대로 못 보는 나는 평소에 시신 해부를 하는 의대생들이 어떤 태도로 해부학 실습을 할지가 자못 궁금해왔던 참이었다. 아픈 이를 보고도 "환자가 얼마나 아플까"라는 동정적 사고보다는 "환자가 왜 아프지?"라는 분석적인 태도를 가져야만 한다는 의학 전공자들의 시각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보고 싶어졌달까.

 

 

 

4. 토마스 휠란 에릭센,『만약 우리가 천국에 산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책읽는수요일

그러니까, 결국은 희망이 없어야 한다는 거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후루이치 노리토시의『절망의 나라 행복한 젊은이들』을 덮었다. '미국은 땅이 정말 넓어서, 빈촌과 부촌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만날 일이 없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덜 불행하대.' 하던 예전에 만나던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거기다 대고 '아니, 인류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건 보편적 복지야.' 하고 확고한 어투로 말했던 지난 날의 발언에 약간 회의를 느꼈다. (물론 국가가 기본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견해는 변함이 없다) 그런 상태에서, 단연코 복지 선진국으로 꼽을 수 있는 북유럽, 노르웨이에서 온 저자의 저서 제목을 보고 멈칫했다. 과연 우리가 천국에 산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물음표로 시작하고 있는 이야기가 어떤 방향으로 풀어 나가지게 될 지 어느 정도의 그림은 머릿속에 그려지지만, 그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행복이란 뭘까?

 

 

 

 

5. 오카무라 노부히데,『생활협동조합과 커뮤니티』, 한울

결국 먹고사니즘이다. 먹고 살아야만 한다. 하지만 혼자 먹고 살 수는 없으니, 인간을 구원할 것은 연대와 협동일 것 같다는 생각 쪽으로 기울고 있은 지가 좀 되었다. 본의가 아니게 대학을 여러 군데 다녔는데, 교내 매점으로 세 가지 운영 방식을 모두 접했다. 첫째는 개인 업체가 학교에 입점해서 파는 경우. 두 번째로는 대기업에서 운영되고 있는 브랜드의 편의점이 입점한 경우. 마지막으로는 생협 방식으로 운영 되는 경우였는데, 당연한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세 번째 경우가 가장 좋은 품질에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었다. 판매 품목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수렴도 자유롭고.

최근 친구들과 쭉 결혼하지 않고 살게 되는 독신자들끼리 장래 공동 출자해 생협을 만들자- 같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으므로, 이쪽에 대해 미리미리 공부해야 할 것이다. 같은 동양권인데다가 저성장기를 오래 겪고 있는 일본에서 이 협동의 네트워크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을까. 그런 내용을 이 책을 통해 볼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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