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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의 정치학 도란스 기획 총서 4
정희진 외 지음 / 교양인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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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국 페미니즘의 최전선에 있다. 온 동네 페미니스트들 이 책 전부 다 보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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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 성판매 여성 안녕들 하십니까 여이연문화 6
이소희 외 지음 /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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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들을 수 있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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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 성판매 여성 안녕들 하십니까 여이연문화 6
이소희 외 지음 / 여성문화이론연구소(여이연)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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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현대판 노예노동을 끝내기 위한)노예의 역사, 크리스티앙 들라캉파뉴, 하정희 역, 예지(Wisdom)

19세기에 미국에서는 흑인 노예가 해방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갑오개혁으로 모든 사람들의 신분이 법적으로는 평등해졌으나, 정말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이 온전히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지금도 많은 노동자들은 노예에 가까운 열악한 조건에서 노동을 감수하고 있다. 한국에서 그 예를 찾자면, 알바 노조의 활발한 활동 이전에는 최저 임금도 보장받지 못하는 일자리를 당연하게 생각하며 일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는데...

긴 노예제의 변천사와 다양한 노예 제도의 형태를 조명하는 책이지만 부제와 같이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바는 노예제는 결코 필요악이 아니며, 뿌리뽑아야 할 악습이라는 것. 한편 최근에 바다 건너 일본에서 건너 온 사축(社畜) 동화에 한국인이 공감하고 있는데, 이러한 사회를 살아가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반성적으로 읽어봄직하다.

 

 

2.르네상스 뒷골목을 가다-피렌체의 사라진 소녀들을 둘러싼 미스터리, 니콜라스 터프스트라, 임병철 역, 글항아리

 

"르네상스의 찬란한 문화가 꽃핀 이탈리아의 피렌체. 1544년 피렌체에서 가장 열악한 동네에 집 없는 소녀들을 위한 자선 쉼터인 '피에타의 집(연민의 집)'이 설립되었다. 그런데 처음 14년 동안 그곳에 수용되었던 526명의 소녀들 가운데 오직 202명만이 살아남았다. 사망률이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이유는 무엇인가? 이 미스터리의 이면에는 어떤 충격적 진실이 숨어 있을까?"

 

이렇게 얼핏 보면 무슨 미스터리 소설의 도입부를 소개하는 것 같은데 책의 내용을 좀 더 찬찬히 들여다 보면 독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기 위한 읽을 거리는 아님을 알 수 있다.

르네상스는 각종 문화예술이 꽃피던 인류 문화사의 황금기로 알려져 있지만, 이 책의 소개글만 잠깐 읽어도 그 시대의 여성에 대한 의식 수준은 매우 낮았고 사회 전체가 매우 가부장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현대 한국 사회에서도 여성 인권에 대한 의식 수준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는데)

올바른 섹스와 젠더에 대한 인식의 필요성은 성별 세대를 막론하고 필수불가결하며, 역사 속에서 여성에 대한 억압이 어떻게 이루어져왔고 그것이 어떤 식으로 현대의 비틀린 전통을 구성하게 되었는지를 인식하는 일 역시 몹시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이 책을 추천 목록에 넣어 본다.

 

 

3.혐오와 수치심-인간다움을 파괴하는 감정들, 마사 너스바움, 조계원 역, 민음사

법에 대해서라면 잘 모르지만 책의 저자 마사 너스바움은 현대 법의 근간이 '혐오'와 '수치심'이라는 감정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한다. 과연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은 저자의 서술대로 이 두 가지 감정은 '차이'를 비정상으로 규정짓는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이었다. 많은 이들이 감정적으로 법리를 해석하려고 한다. 일례로 흉악범의 신상 공개를 많은 이들이 원하고, 또 몇몇 국가에서는 이를 국민의 알 권리로 해석해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마사 너스바움은 이러한 견해에 반대한다. 인간의 폭력성은 폭력을 당하는 대상이 약자라는 사실을 인지하기 때문에 더욱 철저하게 발현한다는데, 이 의견에 새삼 강하게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 인간의 감정은 심퍼씨일 것이라는 생각을 오래 해 왔는데, 이 생각을 더욱 정교하게 정리할 수 있도록 도움 받을 만한 신간인 것 같다.

 

 

 

4.신을 불쾌하게 만드는 생각들(글항아리 이슬람 총서 3), 슬라보예 지젝, 배성민 역, 글항아리

지젝의 신간이 나왔다. 근 몇 달 간 전 세계를 들썩이게 했던 IS, 그 배경에 있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파헤치는 책이다. 지젝은 종교에 대해서 비판적인 사고를 가진 학자로 유명하다. 그에 따르면 근본주의자는 오히려 그의 신념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폭력적으로 행동하게 된다는 것인데, 날카로운 분석이 아닐 수 없다.

3월 초에 발간된지라 책이 나온 사실을 알고도 지난 달 페이퍼에 추천할 수가 없어 손가락이 간질거렸는데, 드디어 이 책을 추천할 차례가 돌아와 기쁘다.

 

 5.괴물의 심연-뇌과학자, 자신의 머릿속 사이코패스를 발견하다, 제임스 팰런, 김미선 역, 더퀘스트

심리학 특히 뇌과학쪽에 흥미가 있는데 아직 이쪽 분야의 도서는 한 번도 뽑히지 않은지라 이번 달은 혹시...? 하고 밀어 본다. 사실 출판사 광고에 제대로 홀린 것이기도 한데. 출판사 측에서 책의 저자 제임스 팰런의 TED 강연을 링크 걸어 주었는데 이건 겨우 6분짜리로 마치 정찬 코스 먹으러 갔다가 에피타이저만 맛보고 쫓겨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다.

(James Fallon TED 강연: http://www.ted.com/talks/jim_fallon_exploring_the_mind_of_a_killer?language=ko)

사이코패스는 아직까지 학계에서도 정확히 정의되지 않은 개념이지만 인구 전체의 2퍼센트가 흔히들 인식하고 있는, '타인의 감정에 제대로 공감할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저자 제임스는 원래 사이코패스를 연구하는 심리학자였으나 어느 날 스스로 사이코패스적인 완벽한 특징을 지닌 뇌를 가진 것을 발견했다고. 이에 크게 충격받은 후에 자신의 부계 쪽에서 여러 명의 살인마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드라마 같다)

여튼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잘못된 상식과는 다르게 사이코패스적 기질을 갖고 태어난다고 해서 이들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다. 이 책도 그렇게 말하고 있으며 그는 오히려 이러한 기질을 가진 인간이 존재함으로써 인류를 발전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한다.

 

 


 

 

그 밖에도 다른 서평단 분들이 추천하신 『음식의 언어』(댄 주래프스키, 어크로스)를 비롯한 몇몇 권. 역시 내 눈에도 재미있어 보였지만 나머지 추천하고 싶은 도서 중에서 한 권을 버릴 수가 없어서 나는 목록에서 뺐다.

과학 분야의 『상상하기 어려운 존재에 관한 책』(캐스파 헨더슨, 은행나무)도 추천하고 싶었지만, 서평단 다른 분의 의견 중에서도 이번 달에는 좀 다이제스트한 책이 됐으면 좋겠다고 하신 말씀이 있었는데 지당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이 책은 사람을 패면 죽일 수 있는 두께로, 540쪽짜리라서 일단 빼 본다.

개인적으로는 고종석의 신간 『언어의 무지개』(고종석, 알마)도 무척 넣고 싶었고 여성 작가들의 생애를 다룬 『일곱 명의 여자』(리디 살베르, 뮤진트리)도 꽤 끌렸다. 하지만 언어를 다루는 인문학 분야는 이미 지난 달에 함께 읽었으니 또 선정될 리가 없을 것 같아 뺐다.

문학동네 4월 신간 중에서도 눈여겨 보는 게 있는데 그건 다음 달에 넣기로.

이번 달 추천 페이퍼는 이쯤에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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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연대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시간 연대기 - 현대 물리학이 말하는 시간의 모든 것
애덤 프랭크 지음, 고은주 옮김 / 에이도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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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침에 나갈 때 깜빡하고 손목시계를 차고 나가지 않으면 밖에 나가 있는 내내 종일 불안해 하는 습성이 있다. 시급을 받아 생활하는 것이 습관이 된 지 오래이기 때문에 나에게 일 분 일 분의 시간은 결코 그냥 흘러가는 무형의 물질이 아니고, 돈으로 환산되는 완전히 실제적인 것이다. 하지만 다큐멘터리 속에서나 가끔 볼 수 있는, 좀 더 원시적인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런 것이 없어도 평생 괜찮다. 분명히 그들에게도 나에게도 동쪽에서 태양이 떠올라 서쪽으로 지기까지는 동일한 시간이 흐르고 있을 것인데, 왜 이렇게까지 시간에 대한 감각이 다른 것일까?

 

시침, 분침, 초침으로 잘게 쪼개져 흘러가는 시간. 이런 세분화된 시간의 개념을 가지게 되기까지 인류는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분명 지금 이 시대에도 아마존 원시 부족과 내가 느끼는 시간에 대한 감각이 다르듯 최초의 인류에게 흐르는 시간은 내가 인식하고 있는 시간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 애덤 프랭크의 『시간 연대기』는 선사시대로부터 시작해 점차 인류의 '시간'에 대한 인식이 세분화되고 더 나아가 인류가 우주의 차원에 흐르고 있는 시간에 대해 논의하기까지의 과정을 세밀하게 따라가며 그 속사정들을 하나하나 풀어 이야기해 주고 있다.

 

과거의 신관은 정말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 현생 인류가 거쳐 온 계급 사회에서 신관은 보통 가장 높은 계급을 차지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인도의 카스트제도에서도 가장 높은 계급은 '브라만', 즉 신관이다. 왜 그들이 그렇게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가 하면, 그들의 직업은 사실상 별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천문학자였기 때문이다. 우주의 운행을 관찰하는 것은 '시간'의 개념을 나누기 위한 인류의 노력이었다. 그것은 그들에게 신의 뜻을 읽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그것은 신의 뜻을 알아채는 것과 같은 행위였을 것이다. 왜냐하면 최초의 인류는 아마도 시간의 흐름을 관찰함으로써 겨울이 오는 것을 알게 되었을 테고, 겨울이 오기 전에 식량을 비축하는 행위는 인간을 죽음에서 건질 수 있는 구원의 행위였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더 긴 주기의 시간을 관찰하기를 원했다. 가령 토성의 경우 이 행성이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오는 것은 30년이라는 긴 주기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하늘의 별을 관찰하는 일은 긴 시간이 걸리고, 일종의 국책 사업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었다. 가령 책에 따르면 고대 그리스인들은 별을 보고 연중 행사를 추측했다. 가령 하늘에 황소자리에 포함된 플레이아데스가 뜨면 그때 그들은 농기구의 날을 갈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신들의 뜻을 읽기 위한 것이었던 우주, 즉 밤하늘의 관찰은 곧 과학의 영역에 포함되었다. '그리스 7대 현인'으로도 알려진 탈레스는 드디어 "신들을 끌어들이지 않고 세상을 설명함으로써 혁명을 일으켰"다. 인류 역사상 가장 지적인 인간들이 지적 교류를 활발히 했던 그리스에서, 이들은 곧 탈레스의 접근 방식을 이해했으며 이 세상을 분석하면서 점을 칠 때 사용하는 언어들을 사용하지 않고 수학적인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신화에서 벗어나서도 한동안 이 우주의 시간에 대한 개념은 완전한 과학의 영역에서 존재하지는 않았다. 당분간 이 영역은 철학과 논의를 같이 해 나갔는데, 이것이 철학으로부터도 완전히 독립되어 나간 것은 19세기에 이르러서였다.

점차 인간은 필요에 따라 시간을 분절하게 되었는데, 시간을 나누는 것은 꽤나 정치적인 행위이기도 했다. 가령 태양력이 만들어질 때 로마인들은 태양의 공전 주기가 정확히 나누어떨어지지 않고 약간의 여분이 남는다는 것을 알았는데 이 여분의 시간을 분배하는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루어지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인공 조명의 탄생이 인간의 밤을 빼앗아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인지'하게 되었다. 인공 조명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꽤 오랜 시간동안 사람들은 해가 떨어지면 잠자리에 곧장 들었을 것인데, 현대인인 나의 감각으로는 그런 그들의 생활을 상상하는 것이 너무나 생소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서양의 중세에는 '1차 수면', '2차 수면'이라는 용어가 따로 존재했을 정도로, 자정쯤 한 번 일어났다가 다시 잠드는 것이 당연한 수면 패턴이었다고 한다. 이 은밀한 한밤의 시간 동안 그들은 무엇을 하며 견뎌냈을까. 읽는 것을 멈추고 한참 상상하기도 했다.

 

시계가 만들어지고, '공동의 시간'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드디어 인류는 시간을 더욱 정확하게 쪼개는 데 성공했지만 그 때문에 스스로를 착취하면서 살아가게 되었다. 시간을 돈으로 환산할 수 있게 되면서 산업혁명기의 인간은 동력만 공급하면 무한하게 돌아갈 수 있는 기계의 효율에 인간의 하루를 오롯이 맞추어 나가야만 했다. 오전 다섯 시부터 오후 여덟 시까지 쉼없이 일해야 했던 것이 당연했던 그 시절의 인간들에 대한 연민은 어찌 할 수가 없을 정도다.

하지만 그들만이 가엾은 것은 아닌 게, 숫자에 의해 쪼개지는 시간에 맞추어 사는 것이 익숙해지면서 인간은 "배가 고프지 않아도 시계를 보고 식사시간이 되었으면 밥을 먹었고, 피곤하지 않아도 시계가 잘 시간을 가리키면 잠자리에 들었다". 그것은 지금 나의 삶이기도 하다. 태양과 자연의 흐름에 따라서 순리대로 살아가던 인류의 삶은 완전히 잊혀진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부터는 시간은 더욱 더 정확하게 쪼개지고, 전보에서부터 휴대 전화에 이르기까지 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는 일과 생활의 구분이 점점 모호해져갔다.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지난 5만 년 동안 시간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를 알아 가면서 이 '우주론'이라는 것이 현실과 괴리된, 과학자들 사이에서만 논의되어야만 하는 추상적인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즉, "우주론은 인간의 노력에서 의미를 찾아낸다." 꾸준히, 지치지도 않고 우리를 흘러가 죽음에 이르게 할 시간을 유한한 존재인 인간은 역시 꾸준히, 지치지도 않고 탐구해 나갈 것이다. 이 멋진 탐험은 현생 인류인 우리가 없어지고 나서도 계속될 것이고, 이는 꽤 지난한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복닥복닥 치이는 일상 내에서의 시간 감각만이 익숙한 작은 유기체일 뿐인 내가 갑자기 멀어지고 작아져 시간 감각을 초월하는 느낌이 들면서, 좀 비장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또 우주와 시간을 이해하기 위한 인간들의 노력이 얼마나 치열하고 집요했는지에 대해서도 실제적으로 알게 됐는데, 지극히 기하학적으로 명료하게 행성의 운동을 표현한 프톨레마이오스의 모델은 과학적으로 틀렸을지언정 차라리 종교적인 사고관에 갇힐 수밖에 없었던 중세인들이 가정한 '중앙에 산이 있는 천막 모형'보다 훨씬 아름다웠다.


한편 책을 읽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역시 상대성 이론이 자세하게 등장하는 5장과 양자역학을 다루는 9장을 이해해나가는 일이었다. 차근차근 정독하면서 읽어나갔지만 이과적 배경 지식이 모자라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한 결과 확실히 나는 역시 이 공간과 저 공간에 다른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모듈'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저자 역시 이것이 아직 현생 인류에게 내재되지 않은 시간에 대한 감각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나는 스스로 인식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완전히 뉴턴의 시간과 공간 개념으로 사고하는 것이 편하고 익숙한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러면 언제쯤 인류는 20세기 초 아인슈타인에 의해 발견된 이 새로운 '시공간'의 개념에 대해 체화하게 될 수 있을지, 그렇게 되는 인류의 미래를 내 눈으로 확인하지 못할 것이 못내 아쉬워졌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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