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엉클 톰스 캐빈 ㅣ 아셰트클래식 2
해리엣 비처 스토 지음, 크리스티앙 하인리히 그림, 마도경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1월
평점 :
쿤타킨테라는 주인공이 등장했던 그 드라마의 강렬한 영상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인간존중이니 인종차별이니 하는 도덕적 잣대를 들이댈만큼 생각이 있던 나이는 아니었지만 흑인들의 비참한 생활과 잔인한 백인들의 고문 장면이 마음을 아프게 했던 것만은 생생히 기억한다.
[엉클 톰스 캐빈]은 노예문제의 심각성을 세상에 알린 책이다. 비인간적인 생활상이 노예모집에서 운반, 판매, 노동, 죽음까지 그림으로 자세히 설명되어져있다. 사실, 아프리카에서 흑인들을 노예로 파는 일은 같은 흑인인 다른 부족 사람들이었다는 것은 충격적인 이야기이다. 인간이 인간을 잡아다 팔고 부려먹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던 이야기 일 것이다. 그 안에 존중이나 배려는 이미 존재치 않는 것이다.
우직하고 성실한 노예 톰이 머물고 있는 주인집은 노예에게 비교적 인간적이었다. 허나 그것도, 경제적 문제가 발생하여 노예들을 청산해 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전까지이다. 가족만큼 아꼈을지 모르지만 가족은 아니었던 것이다. 팔려갈 것을 알게 된 다른 노예 엘리자는 집을 도망나와 고생한 끝에 자유의 땅에 남편과 함께 도착하고 톰은 다른 주인을 만나 잘 적응하던 터에 죽음에 이르게 된다. 도망 나온 노예를 돕는 백인들도 있다. 모든 백인이 노예를 원하고 그들에게 모질게 구는 것은 아니다. 대다수 기독교도들인 백인들은 성경의 말씀을 따르고 천국에 가길 바라면서 그같은 일을 저지른다. 이 모순된 상황을 교묘히 합리화하는 모습에서 인간이 얼마나 간사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본다. 또한 못된 백인주인 밑에는 그를 도와 흑인을 괴롭히는 같은 인종의 흑인이 있다. 이것을 인종적인 문제로만 봐야할지 궁금하다.
그리고, 톰이 두 번째로 도착한 집의 주인 이야기가 나왔을 때 오래전 봤던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그 영화가 이 책의 제목과 같았다는 것은 신경과민의 괴팍한 주인이 여자 노예의 기지에 제대로 걸려들 던 장면에서였다. 결국 이야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 이미 아는 얘기라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런 책이 또 한 권있었다. 바로 바베트의 만찬이다. 영화는 내내 질척거리는 공간배경만큼 우울하고 재미없었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하지만 책을 읽을 때까진 영화의 제목도 몰랐었다. 소설 [바베트의 만찬]을 읽으며 어디서 본듯한 영상이 떠올랐는데 책이 끝날 무렵 드디어 연결되었다.
.
작품성의 여부는 이런 부분에 있는 것이 아닐까? 재미를 떠나 마음을 움직였느냐에 따라 가치가 매겨지는 것...인지하지 못하던 순간에도 내 안에 깊이 자리해있던 세 가지 이야기들을 한 번에 만난 기분이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긴이야기이지만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을만큼 가독성 있는 책이다.
탈출한 노예들과 함께 도망다니다 보면 어느새 함께 지쳐있는 자신을 깨닫게 될 정도였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 옮긴이의 설명이 많은데, 누구에게나 도움될 것이다. 이젠 역사의 뒷이야기로 자취를 감춘 노예! 하지만 신노예에 해당하는 착취당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책을 덮으며 인간과 생명에 대한 존중이라는 화두를 자신에게 던져본다.
작품성의 여부는 이런 부분에 있는 것이 아닐까? 재미를 떠나 마음을 움직였느냐에 따라 가치가 매겨지는 것...인지하지 못하던 순간에도 내 안에 깊이 자리해있던 세 가지 이야기들을 한 번에 만난 기분이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긴이야기이지만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을만큼 가독성 있는 책이다.
탈출한 노예들과 함께 도망다니다 보면 어느새 함께 지쳐있는 자신을 깨닫게 될 정도였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 옮긴이의 설명이 많은데, 누구에게나 도움될 것이다. 이젠 역사의 뒷이야기로 자취를 감춘 노예! 하지만 신노예에 해당하는 착취당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있다. 책을 덮으며 인간과 생명에 대한 존중이라는 화두를 자신에게 던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