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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뭐 잡았어? ㅣ 학고재 대대손손 4
안순혜 글, 홍윤희 그림 / 학고재 / 2011년 8월
평점 :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터 돌을 준비하는 엄마들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돌잔치에 가면 엄청난 이벤트에 입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이벤트와는 거리가 먼 엄마를 둔 덕분에 지인이는 단촐하게 친지들만 모신 자리에서 돌을 맞았다.
지인이는 연필과 돈을 잡았는데 어떤 아이는 마이크를 잡은 경우도 있고 마우스를 잡은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돌이라는 행사가 너무 형식적이라는 생각에 가족들만 모셨는데 덕담도 해주시고 아이가 건강하게 자랐다고 칭찬도 해주셔서 기쁜 마음으로 돌을 지낸 기억이 있다.
이제는 지인이가 초등학교에 다니기에 돌과는 거리가 멀지만 간혹 주변에서 돌잔치를 한다고 해서 가보면 역시나 가장 큰 이벤트는 돌잡이이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지 점친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는 시간이다.
하지만 이런 행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의미가 달라지기도 한다고 한다.
'학고재'에서 출판된 '나는 뭐 잡았어?'는 단순하면서도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내용을 소개하는 책이다.
학고재의 책을 통해서 우리의 전통 문화를 새롭게 알아가고 있던 차에 '나는 뭐 잡았어?'를 만나니 돌에 대해서 차분하고 정확하게 알려줄 거라는 기대감이 들어 선택했다.
글쓴이 안순혜는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다시 태어난 날'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어린이책 작가 모임 '벼릿줄'에서 집필한 '썩었다고? 아냐아냐!'로 2006년 창비 좋은 어린이책 기획 부문 대상을 '무릎 위의 학교'로 제36회 한정동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으로는 '이 방이 고래 뱃속이야?', '숨쉬는 도시 꾸리찌바','나는 야 열 살 시장님', '까만 달걀'등의 책이 있다.
책의 표지의 귀여운 아이를 보더니 반색을 하는 지인이는 책의 내용이 궁궁하다며 집어들고 읽기 시작한다.


돌은 첫 생일을 축하하는 날이다.
무탈하게 한 해를 보내고 첫돌을 맞은 아기를 축복하는 잔치날이다. 옛날에는 의술이 발달하지 않아 아기가 1년을 넘기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기에 돌을 맞이한다는 것은 온 집안의 경사였다고 한다.
아기에게는 장수를 기원하는 돌띠와 오복을 기원하는 돌주머니를 허리에 매 주고, 다섯 가지 빛깔로 지은 오방장두루마기를 앙증맞게 차려 입힌다.
돌상에 떡과 과일이 차려지는데 백설기는 깨끗한 마음을, 수수경단은 건강을, 인절미는 끈기를, 송편은 넓은 마음을 의미하고 무지개떡에는 무지개 같은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라는 기원이 담겨 있다고 한다.
돌잔치에서 가장 중요한 의례는 돌잡이 인데 상 위에는 수복을 상징하는 쌀, 국수, 실, 떡, 돈 등을 올려놓아 아기가 잡은 물건으로 미래를 축복했다.
오늘날에는 청진기, 마이크, 마우스 등 재미있는 현대식 동상도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돌잔치는 오늘날까지 잘 지켜나가고 있는 아름다운 우리의 통과의례라고 한다.
책의 주인공은 현이..
위험한 고비를 잘 넘겨 태어난 지 일년이 되었다.
밤 새 음식을 준비하느라 엄마의 눈은 가물가물,,,못다 한 일은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가족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누나 현지는 돌에 대해 궁금한 게 많다.
차분히 설명해 주는 이모..
가족들은 저마다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펴든다.
부엌에선 음식 준비에 한창이고 현지는 이것 저것 궁금한 게 많다. 추석에나 먹는 송편이 왜 있는지...
타래버선에 돌림고름 저고리에 갖추어 입고 있던 현이는 어느 새 벗어버리고 장난치는 동생을 돌보던 현지는 국수를 뒤집어 쓴다.
가족들의 웃음과 사랑 속에서 현이와 현지는 행복한 돌을 보내고 돌의 의미에 대해서도 공부한다.
어느 새 잠든 현이의 머리맡에 현이를 닮은 종이 인형을 두는 현지..
아빠는 돌떡을 이웃에 돌리자고 하고 멈추었던 눈은 다시금 새하얗게 내리기 시작한다.
아직 어린 현이가 엉금엉금 기어다니고 돌보아주는 현지의 모습도 아름답다.
차근차근 현지의 질문에 대답해주는 어른들의 답 속에서 돌의 의미도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다.
지인이는 자기는 무얼 잡았냐며 궁금해한다.
가족들의 사랑 속에서 조촐하게 치뤄진 현이네 돌잔치를 보니 간소하면서도 가족들의 사랑이 느껴져서 감동적이었다.
지인이는 눈 깜짝 할 새에 없어져 버리곤 하는 현이를 위해 사람찾기라는 독후활동을 한다.
그리고 빨리 찾아야 할텐데 라는 우려의 글도 잊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