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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견 하치 이야기 - 개정판
아야노 마사루 지음, 김숙 옮김, 김진이 그림 / 북뱅크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초등학교에 다닐 무렵 '순돌이'라는 발바리 강아지를 키웠다.
우리 자매들의 사랑을 담뿍 받으며 우리의 간식을 맛있게 먹으며 사랑 속에서 자라던 순돌이는 막내의 비염이 심해지자 다른 집으로 옮겨가게 되었는데 그때만큼 우리 자매들이 울었던 적이 없었던 듯 하다.
사실 난 자매 중에서 순돌이와 가장 친하지 않았다.
개가 무섭기 때문에 곁에 가는 게 두렵기도 하고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았는지 나를 따르지 않았었다.
결혼 후 비염에 걸린 가족이 없어진터라 애완동물을 키워보려 했으나..
왠걸 쉽지 않았다.
주택이 아닌 아파트에서 키우려하니 털이 엄청 날리고 시끄럽고..
무엇보다 일거수일투족이 눈에 보이다 보니 엄청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그리하여 키운 지 2틀만에 포기를 선언...다시는 강아지를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강아지는 충성심이 강해서 잘 키우면 도둑도 잡거니와 주인과 좋은 친구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형제 없이 자라고 있는 지인이를 위해 내가 조금만 더 양보할까...하는 고민도 든다.
하지만 역시나..아파트에서는 힘들 거 같다.
'북뱅크'에서 출판된 '충견 하치 이야기'는 10년 동안 한결같이 주인을 기다리던 하치의 실화이다.
주인을 향한 충성심이 돋보이는...그런 강아지이다.
이 책을 선택했을 때 애완동물과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 지인이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계속 아름답게 유지하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글을 쓴 아야노 마사루는 도야마 현에서 태어났고 생명의 존귀함을 끊임없이 호소하는 논픽션작가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돌아온 지로','약속의 홈런','생명의 나팔꽃','명전포치 이야기','기적의 개 타마'등이 있다.
1994년 제2회 안내견사브기념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인이에게 주인을 10년간이나 기다린 충직한 개의 이야기라고 하니 표지의 하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개가 아니고 늑대 같은데요~~"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귀여운 강아지라기 보다는 아주 큰 개라 그런지 늑대 같기도 하고..ㅋ
애완견의 느낌은 좀 적은 개다.
개를 좋아하는 우에노 교수 댁으로 가게 된 아키타견 하치는 도쿄로 오게 된다.
기차를 타고 오랜 시간 여행한 하치는 역에 도착한 후 오랫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교수님 댁에서 극진한 간호로 정신을 차린 하치는 농학부 교수인 우에노 교수댁에서 살게 된다.
우에노 교수님 가족들의 사랑 속에서 행복한 하치..
지인이는 책 중간 중간 그려진 삽화를 통해 하치의 어릴 적 모습을 보며 감탄한다.
"엄마 하치가 너무 귀여워요..꼭 안아주고 싶어요."라고 한다.
하치는 어느새 커서 교수님을 마중나간다.
교수님 댁에 온지 1년째 되는 하치는 아침에는 교수님보다 일찍 일어나 배웅하고 저녁에는 교수님을 마중나간다.
지인이는 교수님을 부러워한다.
"엄마 나도 학교갈때 그리고 학원 갈 때..그리고 놀 때 배웅해 줄 강아지가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그랬으면 좋으련만...자신은 없다..
그러다 교수님이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시고 하치는 영구차의 뒤를 계속해서 따라간다.
하치는 교수님이 돌아가신 것을 알지 못한다.
사모님이 교수님은 더 이상 돌아오시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사모님은 교수님이 안 계신 저택이 너무 커서 딸 집에서 살기로 한다.
하치는 사모님의 친척 집으로 가게 되고 센키치 씨의 아들은 하치를 귀여워한다.
하지만 주변 아이들의 괴롭힘 속에서 하치는 다시 시부야의 옛 동네로 향한다.
그렇게 떠돌이 개가 되어 교수님을 기다리는 하치...
가슴 아픈 이야기여서 그런지 지인이도 슬픈 얼굴로 책을 읽어나간다.
주인이 죽는 장면에서는 책을 덮어버리기도 하고 하치가 여기저기 헤메는 장면에서는 안타까워 하기도 한다.
그렇게 책을 다 읽고 난 지인이는 독후활동으로 등장인물에게 선물하기를 선택했다.
등장인물인 하치에게 줄 선물은 바로 주인이다.
나이가 들어서 병이 나지만 병원에 데려다 줄 사람이 없어 죽은 불쌍한 하치에게 주인이 있으며 병원에도 갈 수 있고 보다 따스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그러고 보니 정말 좋은 선물이다.
하지만 개들에게 한 번 주인은 영원한 주인..
더구나 하치에게는 어릴 적부터 사랑으로 키워준 교수님이 유일한 주인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