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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비늘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20년 10월
평점 :
소금비늘, 백어의 비늘이라고 나오는 이 이야기는 바다에서 육지로 인간의 남자를 따라 온 인어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책 띠지에 있는 "내 소금만 손대지마. 그럼 괜찮을 거야."라는 문구처럼 금기를 어긴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조선희 작가님의 이야기가 그렇듯이 각종 문헌들을 인용해서 판타지임을 알지만, 내가 모르는 어떤 세계에는 있을 것 같은 그런 이야기다. 읽으면서 모던 아랑전의 "오소리 공주와의 하룻밤" 도 생각이 났다. 자신의 부인이 오소리이며, 자신을 죽이러 올 거라고 생각했던 그 단편속 주인공이나.. (그 주인공도 금기를 어겨서 두려워 하고 있었다.) 손대지 말라는 소금에 손을 대고 그리움과 두려움의 감정이 되범벅되어 있는 소금비늘의 용보가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어째서 금기를 어기고 싶어할까. 그리 어려운 조건도 아닌데, 언제나 인간은 금기를 깬다. 인간의 욕심이 그토록 강력한 것인지, "하지 말라"는 말에 담긴 유혹이 강렬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인간은 언제나 금기를 깨고, 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는 것 같다.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이후 2년 만에 나온 조선희 작가님의 신작이다. 마음같아선 한 1년에 두권쯤 나와 주면 좋겠는데... 그건 너무 가혹하겠지? 2년에 한권이라도 좋으니 부디 오래오래 신작을 계속 내 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