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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널 살아 볼게 - 그림 그리는 여자, 노래하는 남자의 생활공감 동거 이야기
이만수.감명진 지음 / 고유명사 / 2023년 1월
평점 :
<내가 널 살아 볼게>는 그림그리는 여자 감명진과 노래부르는 남자 이만수의 생활에세이다. 같이 동거한지 7-8년정도(그새 기간을 까먹었다). 같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느낀 것들을 에세이로 엮었다.
같은 소재를 두고, 두 사람이 각각 다른 관점으로 쓴 글들이 재밌다. 이를테면, 굴미역국. 남자는 굴미역국을 끓이는 이야기를 하고, 여자는 끓여준 굴미역국을 먹는 이야기를 한다.
가끔은 웃긴 글들도 있다. 나는 곰탕에 대한 여자의 글이 재밌었다.
"어린시절, 이제 막 한글을 땐 나는 여기저기 쓰여 있던 글자들을 읽기에 바빴다. 그러던 어느 날 곰탕이라고 쓰여 있는 간판을 소리 내어 읽어 보고 깜짝 놀랐다. 그 단어의 뜻이 산속에 사는 곰이 아닌 소뼈를 오랜 시간 끓인 국이고, 몸에 좋은 비싼 음식이라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나는, 진짜 곰으로 끓인 곰탕을 상상해 본다. 아주 추운 나라에서 사냥한 불곰을 끓인 곰탕을. bear soup. 어떤 맛일까. 소의 곰탕이나 곰의 탕이나 조리법이 같다면 맛도 비슷하지 않을까. 추운날에서 불곰을 사냥해도 되나 싶어서 찾아보니 시베리아불곰은 멸종위기종이다. 사냥하면 잡혀갈지도.
각자 쓴 에피소드를 보면서 나도 나만의 에피소드들을 생각해본다.
그렇지만,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감명진님이 그린 일러스트들. 매 에피소드마다 그에 걸맞는 일러스트가 하나씩 들어 있는데, 짙은 녹색과 오렌지빛이 섞인 갈색을 자주 쓴 색감이 참 좋다. 글은 종종 꺼내어 볼거 같지 않지만, 그림만은 종종 꺼내보고 싶다. 똥손이지만 나도 한번 그려볼까 생각도 든다.
덧. 책은 출판사 <고유명사>에서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출판사 이름이 재밌다고 생각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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