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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도시, 미래를 혁신하다 - 빅데이터가 말하는 스마트시티
진희선 외 지음 / 나무지혜 / 2025년 5월
평점 :
#스마트도시미래를혁신하다
#도서제공
‘스마트 도시’, ‘빅데이터’… 이런 단어들은 나에게 늘 어렵게만 느껴졌다. 빠르게 발전하는 사회 속에서 점점 뒤처지는 기분이랄까. 그렇다고 어렵다고 해서 영영 모르고 살 순 없는 노릇이다. 어느새 나는 스마트폰 앱으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아파트 입주민 투표에 전자적으로 참여하며, 지도를 통해 가장 빠른 길을 찾아 움직이는 일상이 익숙해졌다. 그렇게 보면 이미 스마트 도시의 한가운데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전공자지만 ‘한 번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스마트 도시, 미래를 혁신하다》를 읽기 시작했다. 처음엔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책은 생각보다 훨씬 친절했다. 스마트 도시의 정의, 특징, 기원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복잡한 개념을 단순한 문장과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낸다. 다양한 시각자료는 독자의 이해를 도와주고, 각국의 사례와 우리가 이미 체감하고 있는 서비스들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 현실감도 높다.
기술 발전과 스마트 도시의 역할에 대해 막연히 ‘어렵다’고 느껴왔던 나였지만, 책은 이를 추상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효과들을 차근차근 설명하며 독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이끈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스마트 도시의 주요 분야들을 살펴보며, 이미 내 삶 속에서 작동 중인 기술들이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이고 있는지 떠올리게 된다.
그러면서 동시에 질문도 생긴다. ‘일자리’, ‘기술 의존성’, ‘불평등’, ‘거대한 비용’ 등 스마트 도시가 안고 있는 그림자들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기술만능주의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들었다. 다행히도 이 책은 기술의 효능만 강조하지 않는다. 『스마트 도시의 사회적 쟁점』이라는 장에서는 스마트 도시가 불러올 수 있는 다양한 부작용과 함께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들을 꼼꼼히 짚어준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스마트 도시의 장점과 사회적 문제를 균형 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은 이 책의 큰 미덕이다. 프레카리아트, 지금 사회의 ‘치킨게임’, 정보 독점의 폐해, 지구 끓음의 시대 같은 키워드들은 책을 덮은 후에도 계속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에게 함께 토론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이 책의 진정한 장점이라고 느꼈다.
기술의 발전으로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술은 왜 발전하는가? 이 책은 곳곳에서 이렇게 대답한다. ‘기술은 사람을 위해 발전한다.’ 스마트 도시는 ‘디지털 도시’가 아니라 ‘인간 중심의 도시’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시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전문가들뿐 아니라, 그 공간을 함께 살아가는 시민들 역시 스마트 도시의 설계자이자 향유자로서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결국 ‘앎’일 것이다.
《스마트 도시, 미래를 혁신하다》는 나처럼 비전공자에게도 편안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기술을 두려워하거나 멀게 느끼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다. 스마트 도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이들에게 입문서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