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문학상 30주년을 기념한 앤솔러지 《서른 번의 힌트》.제목이 참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읽고 나니 왜 '힌트'인지 알겠더군요.수상 작가들이 자신이 쓴 수상작을 바탕으로 새로운 단편을 써내려갔다는 점, 그 자체가 '과거로부터의 힌트'였습니다.개인적으로 읽었던 수상작은 박서련 작가의 《체공녀 강주룡》과 장강명의 《표백》 두 편뿐이었지만,박서련 작가의 신작 〈옥이〉는 원작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이야기였어요.'이래서 앤솔러지를 읽는구나' 싶었습니다.책을 읽다 보면 시대의 무게가 곳곳에서 느껴지는데, 특히 ‘계엄’이라는 키워드는여러 작품에서 반복되며 묵직한 연결감을 만들어줍니다.그리고 ‘30’이라는 숫자가 각 작품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하는 것도 이 책만의 재미예요.다 읽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든든해졌습니다.아직 읽지 않은 수상작들이 더 많다는 건, 앞으로 더 많은 ‘힌트’를 따라갈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한 편씩 읽고 원작을 찾아보는 새로운 루틴이 생겼습니다.문학을 좋아하신다면, 이 앤솔러지는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스무 명의 작가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방식’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습니다.#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