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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아상 공부방
가코야 게이이치 지음, 지소연 옮김 / 빈페이지 / 2025년 7월
평점 :

빵집에서 공부를 하는 걸까요? 혹시 제빵에 대한 공부를 하는 걸까요? 갓 구운 빵 냄새가 날 것만 같은 제목과 표지 그림, 그래서 크루아상 공부방은 어떤 곳인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무척이나 궁금해집니다.
<크루아상 공부방>은 전직 초등학교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성장 이야기입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고민을 통해 배운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드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입니다. 아이들에게는 공감을, 학부모인 어른들에게는 공부란 무엇인지에 대해 돌아보게 만듭니다.
숙제를 안 봐줘요. 시간이 없어서 안 된다면서. 그래서 늘 선생님한테 혼나요. 그건 무지 화가 나요. p.50
전직 교사였던 구로하 산고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가 운영하는 구로하 베이커리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빵집에서 일어난 도난 사건으로 마유리라는 아이를 알게 되는데요. 빵을 훔쳤음에도 왠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던 산고는 마유리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교육이란 무엇일까.
학습이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중략)
학습은 지식이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생각하는 힘'을,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인생'을 손에 쥐기 위한 것이 아닌가.
왜 나는, 학교는, 그 아이에게 그것을 알려 주지 못했을까.....
p.59
산고는 교사 시절 자신의 제자였던 아이가 뉴스에 나오고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자, 그때 아이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었더라면, 비극적인 결과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어린 아이였던 제자는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바로잡을 힘도, 도움을 구할 방법조차 알지 못했을 테니까요.
산고는 마유리가 자신의 제자와는 다를지라도, 지금 당장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엄마가 있지만 학교 숙제를 봐주지 않아 힘들다는 마유리의 이야기를 들은 산고는 마유리의 숙제를 봐주기로 합니다. 같은 반은 아니지만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들 신지와 함께 말이죠. 그렇게 구로하 베이커리에서 하는 공부방 '크루아상 공부방'이 시작되었습니다.
무료 봉사에 대한 선입견이 있던 마유리 엄마에게는 "배우기 위한 공부를 할 줄 모르면 세계는 더 이상 넓어지지 않고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평생 찾지 못할 수도 있다며, 어릴 때 '배우는 힘'을 터득하는 건 반드시 행복해지기 위한,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원천이 될 거라고 믿는다."며 배우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합니다.
우선은 일은 생각하지 말고 더 넓은 의미에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뭘 할 때 행복하고 가슴이 설레는지,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봤으면 좋겠어. 누군가 이미 정해 놓은 게 아니라 나만의 꿈과 목표를 찾기란 굉장히 어려운 데다 기술도 필요해. 언제 내 마음이 움직이는지 지금부터 스스로를 바라보는 습관을 들였으면 좋겠어. 그러면 머지않아 하고 싶은 일이 자꾸자꾸 솟아날 테니까. p.161
난독증이 있는 신지의 친구 류노스케까지 합류한 크루아상 공부방은 숙제뿐만이 아니라 뒤쳐진 진도까지 봐주는 공부방이 되었습니다. 공부방에 오는 아이들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공부방이랄까요. 산고 또한 스스로 공부가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며, 아이들 덕분에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음을 새삼 다시 알게 됩니다.
그래도 상상할 수 있다. 상상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경험과 지식의 축적이다. 그것 또한 배움이 아닐까. 무릇 '배움'이란 기쁨이다.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은 새로운 세계를 아는 것이며 날개를 다는 것이다. p.269
산고가 교직을 그만두게 된 계기는 "정해진 커리큘럼에 따라 아이들에게 지식을 주입하기 바빠 언제나 시간에 쫓기고 아이들과 제대로 마주할 여유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산고는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여전히 찾지 못했을지라도,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데도 의미가 있다며, 공부방이 답을 찾는 여행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크루아상 공부방>은 전직 초등학교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성장 이야기입니다. 엄마가 학교 숙제를 봐주지 않아 힘들다는 마유리, 난독증이 있는 류노스케, 자신의 인생을 바로잡을 힘도, 도움을 구하는 방법조차 알지 못했던 제자 등등 아이들의 고민을 통해 공부란 무엇인지, 배운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한경쟁의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는 공감을, 학부모인 어른들에게는 공부란 무엇인지에 대해 돌아보게 만드니까요.
꿈오리 한줄평 : 공부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찾아가는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