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기름
단요 지음 / 래빗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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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푸른 하늘과 붉은 땅 그리고 크고 둥근 달, 그 아래 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강렬한 표지 그림과 제목이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는데요. 2057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 <다이브>를 통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해주었던 단요 작가의 신작 <피와 기름>은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하게 됩니다.

 

<피와 기름>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종교란 무엇인지, 종말과 구원은 무엇인지, 윤리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꿈오리처럼 무교인 사람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스릴러 소설을 읽는 것처럼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게 만듭니다. 자신의 권력은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라며 절대적이고 맹목적인 복종을 요구하려는 사람, 종말의 때에 구원을 받을 것이라는 사람들, 그리고 그 어느 것에도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에게 신권통치를 할 사람을 따를 것인지, 심판을 믿는 사람들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전 세계에 살아가는 80억 명의 사람들을 따를 것인지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세상이 ''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 ''는 세 가지의 선택지 중 무얼 선택할 수 있을까요?

 


만약 네가 세상을 끝장낼 수 있으면, 그러고 싶으냐? p.412

 

집안 사정이 나쁜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의 유일한 행복은 비슷한 처지의 나쁜 형들과 뒷산에서 본드를 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소년에게 한 사람이 다가와 "만약 네가 세상을 끝장낼 수 있으면, 그러고 싶으냐?"라고 물었고, 소년은 당연하다고 답했습니다. 그렇게 경기도 외곽의 한 농원에 '새천년파'가 창설되었습니다. 새천년파의 교주인 15세 소년 이도유는 재림 메시아로서 19991231일 세상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예언했습니다. 이에 그를 따르던 32명의 신도가 자살을 선택했지만, 세상의 종말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20년의 세월이 지난 후, 그때 살아남은 신도들은 이도유가 재림 메시아로서의 사명을 저버리고 도망쳤기 떄문에 이 세계가 분쟁과 고통과 슬픔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이라며 그를 찾아 죽이려 합니다. 이즈음에 등장한 인물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인 최우혁입니다. 새천년파였지만 서로 다른 길로 가고 있던 조강현과 그와 대립하고 있는 치리회 그리고 80억 명의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이도유는 정말 재림 메시아였을까요? 기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그의 신비한 치유 능력은 사실인 걸까요? 그는 정말 세상의 종말을 불러올 능력이 있는 걸까요?

 


이야기는 도박중독자였던 우혁이 선배 김 형을 만나며 시작합니다. 김 형은 우혁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 일을 도와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하는데요. 그렇게 학원에서 일을 하던 우혁에게 마치 운명처럼 그 소년이 나타납니다. 계곡에 빠져 죽을 뻔했던 열다섯 살 우혁을 구해주었던 바로 그 소년, 지금은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그 소년, 서른두 명의 새천년 신도를 자살로 이끈 소년 교주 이도유를 말이지요. 이도유의 부탁으로 함께 설악산을 향하던 우혁은 낯선 사람들에게 쫓기다가 추돌 사고를 내고 마는데요. 그 사이 소년은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이상한 일은 사고 충격으로 목숨이 위태로워야 할 우혁이 너무나 멀쩡했다는 것입니다. 계곡에 빠져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처럼 말이죠. 혹시 이것은 이도유가 가진 신비한 능력 때문인 것은 아닐까요? 이도유가 재림 예수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요?

 

그들은 19991231일이야말로 마지막 날이었다고, 예수가 아버지의 명령을 거역해 도망쳤기 때문에 세계가 지금에 이르렀다고 믿었다. 타락한 세계가 용서받을 방법은, 조금이라도 일찍 이도유를 찾아내 죽이는 것 외에는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들은 기꺼이 악역을 자처하고 있었다. 버겁도록 달콤한 일상에 굴종하는 대신......., p.87

 

서른 두 명의 숭배자들이 넘쳐흐르는 은혜 속에 죽음을 택할 당시에 살아남은 열두 명의 아이들 중 일부는 새천년파 조직을 재구축해 교주 척살에 나섭니다. 그들은 "신의 원래 계획은 19991231일에 이 땅을 심판하는 것이었다"고 말합니다. 이와 다른 이유로 이도유를 찾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사업가이자 새천년파 피해자 모임의 대표인 조강현, 이도유를 앞세워 서른 두 명의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 지금은 사업가이자 새천년파 피해자 모임의 대표인 조강현입니다. 그는 우혁이 치리회 사람들에게 붙잡혀 있는 이도유를 데려오는 조건으로 거액의 돈을 지불하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치리회에 접근한 우혁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30만 명이 굶어 죽더라도 오늘 저녁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만, 눈앞에서 100명이 죽은 건 견디지 못합니다. 무고한 사람이라면 100명이 아니라 10명이라도 어렵습니다. p.384

 

이야기는 이도유로 인해 최우혁의 삶에 또 다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음을,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일어나며 끝이 납니다. 이도유는 정말 재림 메시아였을까요? 기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그의 신비한 치유 능력은 사실인 걸까요? 그는 정말 세상의 종말을 불러올 능력이 있는 걸까요?

 

<피와 기름>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종교란 무엇인지, 종말과 구원은 무엇인지, 윤리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꿈오리처럼 무교인 사람들에게는 조금 어려운 이야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스릴러 소설을 읽는 것처럼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지게 만듭니다. 자신의 권력은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것이라며 절대적이고 맹목적인 복종을 요구하려는 사람, 종말의 때에 구원을 받을 것이라는 사람들, 그리고 그 어느 것에도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 ''에게 신권통치를 할 사람을 따를 것인지, 심판을 믿는 사람들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전 세계에 살아가는 80억 명의 사람들을 따를 것인지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세상이 ''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 ''는 세 가지의 선택지 중 무얼 선택할 수 있을까요?

 

꿈오리 한줄평 : 종교, 종말, 구원, 윤리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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