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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주다 - 사이비 종교 전문 탐사 기자의 국내 최초 잠입 취재기
장운철 지음 / 파람북 / 2024년 10월
평점 :

거리를 걷다가 "도를 아십니까?"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나요? 그 사람들은 인상이 참 좋아 보인다는 말을 먼저 건넨 다음 어딘가 어두운 구석이 있다면서, 잠깐 이야기 좀 하자는 말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말을 믿고 따라가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그 사람들을 따라 간 적이 있다는 경험담을 종종 듣고는 합니다. 어디 이것뿐이겠습니까?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이단이나 사이비 종교에 빠지기도 합니다. '설마 내가? 나는 절대 그럴 일 없지!' 라고 말하던 사람들까지도 말이죠.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왜 사이비 종교에 빠지게 되는 걸까요? 사이비 교주는 어떻게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것일까요?
<나는 교주다>는 부제 그대로 '사이비 종교 전문 탐사 기자의 국내 최초 잠입 취재기'로 왜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지게 되는지, 사이비 교주는 어떻게 사람들을 현혹시키는지를 알려줍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더 이상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어떻게 하면 사이비 교주가 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는 것인데요. 이 또한 사이비교주의 실체를 알려줌으로써 교주의 유혹에 걸려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지요?
이 책은 1부 '교주로부터 탈출하기', 2부 '위기의 교주들', 3부 '가짜 예언자들을 찾아서', 4부 '오직 사랑이라는 결론을 위하여'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1부에서 3부까지는 신의 탈을 쓴 강간범, 사이비 치료사, 영생을 보장한다는 사기꾼, 자칭 재림예수와 종말론자 등등 사이비 교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4부에서는 왜 사람들이 사이비에 빠지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이비의 특성 중 하나가 자기 은폐다. 그들은 겉으로는 순한 양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늑대의 음탕한 손길을 보낸다. 그 '늑대'적인 요소들은 심지어 '정상'적인 신앙 단체 안에도 숨어 있다. p.10
저자는 약 30년 동안 사이비. 이단 현장을 직접 취재하고 분석 보도한 전문 기자이자로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MBC <피디수첩>, SBS <그것이 알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에 출연하거나 자료를 지원했고, 신학교나 지역교회, 연합집회 등에서 다수의 강의 사역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가 바라는 것은 어느 누구든지 사이비 사상이나 교주의 유혹에 걸리지 않고, 가정, 사회 그리고 교회가 건강한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이 예방주사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사이비 교주에 의한 전형적인 '그루밍 성범죄'의 모습이다. 여신도를 오랜 시간 동안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행을 가하는 일이다. 피해자는 자신을 성폭행했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오히려 교주의 못된 짓을 '감사'한 것으로 여기게 된다. 사이비 종교에서 자주 발생하는 일이다. p.22
교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그것을 '감사'하게 여기는 일, 이런 일이 정말 가능한 것일까요? 제보를 받고 당사자를 만난 저자(기자)는 법적 절차에 필요한 증언과 증언을 뒷받침해줄 증거를 만들기로 합니다. 녹음기를 휴대하게 하고, 촬영준비까지 했지만 그 모든 것들은 실패로 돌아가고 맙니다. 피해자의 어설픈 연기가 교주에게 들통 났기 때문인데요. 어쩌면 그 피해자는 교주에게 협박을 당했을 수도 있고, 다시 회유를 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피해자는 잠적했지만, 그 교주는 여전히 OO교단 총회장이라는 명함을 갖고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의 육신의 생명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는 '영생'을 핵심 교리로 내세우는 교주들이 꽤 많다. 신도들은 영생을 받았다는 증거로 교주가 써준 어떤 '증서'나 '인감도장' 또는 사진이나 꿈속에서 만남 등을 제시한다. 심지어 신도들의 신체 특별한 곳의 안수나 교주와의 잠자리가 영생의 그 증거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p.82~82
의료 기술의 발전, 생활수준 향상 등으로 평균수명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150살까지 살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평균수명이 계속 늘어난다고 해도, 인간은 누구나 죽게 됩니다. 하지만 사이비 교주들 중에는 "인간의 육신의 생명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는 '영생'을 핵심 교리로 내세우며 사람들을 현혹하기도 합니다. 정말 교주는 죽지 않고 영생할 수 있을까요? 저자가 취재한 사이비 교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신도들에게 영생을 준다던 그 교주는 자기 목숨 하나 유지하지 못한 채,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그 교주는 사망했지만, 그가 이끌던 단체는 그대로 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사람들은 왜 사이비 종교에 빠질까? 나는 강의 할 때 그 이유의 핵심을 '사랑' 때문이라고 말한다. 너무도 뻔한 말일 수 있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사랑의 결핍 때문에 사이비에 빠지게 된다. p.214
살면서 한번쯤은 위기의 순간을 맞닥뜨릴 때가 있습니다. 건강이든 돈이든...,저자는 사랑 또한 마찬가지라고 말합니다. 마치 시한폭탄을 품고 살아간다는 생각이 드는 그때, 탈출구가 필요한 그 순간에 사이비 신도를 만나게 되면, 그곳으로 빠지기 쉽다고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사랑하고 친밀한 가족이 있고, 또 사랑으로 충만한 신앙 단체가 있다면 안전하며, 어떤 위기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며, 그것이 바로 '사랑'의 힘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교주다>는 부제 그대로 '사이비 종교 전문 탐사 기자의 국내 최초 잠입 취재기'로 왜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지게 되는지, 사이비 교주는 어떻게 사람들을 현혹시키는지를 알려줍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더 이상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어떻게 하면 사이비교주가 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는 것인데요. 이 또한 사이비교주의 실체를 알려줌으로써 교주의 유혹에 걸려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