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편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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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작은 우체국, 그곳에 가면 유치환의 시 <행복>에 나오는 것처럼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서 편지를 쓸 것"만 같습니다. 이메일도 아닌 O톡으로 편지를 대신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바다가 보이는 우체국에 가면, 예쁜 편지지는 아니더라도 손으로 꾹꾹 눌러 쓴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만 같습니다.

 

모리사와 아키오의 <수요일의 편지> 표지를 보는 순간 예쁜 편지지를 고르고 골라 편지를 쓰고 빨간우체통에 넣고는 답장을 기다리던 그 시절의 추억이 절로 떠올랐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그 시절을 지나온 사람들에겐 무조건 떠오르는 '비 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까지..., 책장을 넘기지도 않았는데, 괜스레 마음이 몽글몽글해질 것만 같습니다.

 


누군가의 말이 당신을 바꿉니다.

당신의 말도 누군가를 바꿉니다.

그리하여 세상이 바뀌어 갑니다.

오늘은 어떤 말을 할까요?

'수요일의 편지' ~

 

<수요일의 편지>는 수요일에 있었던 일을 편지에 써서 보내면, 또 다른 누군가가 쓴 수요일의 편지가 도착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누군지 알 수는 없지만, 편지로 서로 얽혀 있는 사람들은 편지로 인해 삶이 바뀌기도 하는데요. 자신이 꿈꾸던 일이 이루어지고, 그로 인해 가까운 사람들의 미래까지도 바꾸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주부 나오미 그리고 꿈 대신에 현실을 선택했지만 어떤 삶을 살아가야할지를 고민하는 청년 히로키 그리고 수요일 우체국에서 일하는 겐지로, 세 사람의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에 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고단한 일상에 지친 이들의 마음에 따스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나는 가족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고 누구보다 늦게 잔다. 일찍 일어나는 것은 남편과 아들들에게 아침을 차려 주고 도시락을 싸 주기 위해서, 늦게까지 깨어 있는 것은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비밀 일'을 하기 위해서. 그렇다고 법에 저촉되는 짓을 하는 건 아니다. p.8

 

, 고등학생인 두 아들의 엄마이자 시부모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남편과 살고 있는 주부 나오미, 그녀는 가족들이 모두 잠든 밤 일기를 씁니다. 갑질하는 직장 상사, 힐난의 말을 쏟아내는 시부모, 몸이 상하도록 열심히 일하지만 부모에게서 독립하지 못하는 남편, 커갈수록 멀어지고 있는 아들들, 이들은 어느 누구도 나오미의 마음을 헤아리려 하지 않으며, 그로 인해 나오미는 혼자라는 느낌과 더불어 불만이 쌓이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말 한 마디조차 하지 못해 생긴 '마음의 독'을 글로 써내려갑니다. 그렇게 하면서 마음의 정화를 합니다. 누군가에게 힐난의 말을 쏟아내어 상처를 입히는 대신에 일기에 쏟아냄으로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지는 느낌이 드는 것이지요.

 

고등학교 친구 이오리를 만났을 때도 무언가 불편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자신과 달리 풍족한 경제력을 통해 우아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오리. 그녀를 통해 수요일의 편지를 알게 된 나오미는 지금 자신의 삶과는 상반되는 편지를 씁니다. 어릴 적 꿈을 이루고 다정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 미래의 수요일에 일어날 일을 상상하며 쓴 편지는 약간의 망설임 끝에 수요일 우체국으로 보내집니다.

 

나오미가 쓴 수요일의 편지는 우체국 직원 겐지로에 의해 꿈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청년 히로키에게 보내집니다. 꿈을 위해 직장을 포기하고 프리랜서로 일하며 투잡을 뛰고 있는 친구를 보며, 부러움과 동시에 걱정이 앞서는 히로키, 결혼을 생각하는 여자 친구가 있다는 건 어쩌면 히로키의 핑계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꿈을 이루고 성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나오미의 편지는 히로키를 어떻게 바뀌게 할까요? 그림책 작가가 되고픈 꿈을 포기하고 사는 청년 히로키의 편지를 받는 나오미는 또 어떻게 바뀔까요? 두 사람의 연결 고리를 찾아 인연을 만들어 준 우체국 직원 겐지로의 삶은 또 어떻게 바뀌게 될까요?

 

<수요일의 편지>는 수요일에 있었던 일을 편지에 써서 보내면, 또 다른 누군가가 쓴 수요일의 편지가 도착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누군지 알 수는 없지만, 편지로 인해 삶이 바뀌기도 합니다. 꿈꾸던 일이 이루어지고, 그로 인해 가까운 사람들의 미래까지도 바꾸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주부 나오미, 꿈 대신에 현실을 택했지만 어떤 삶을 살아가야할 지를 고민하는 청년 히로키, 아내와 사별한 후 딸과 함께 사는 수요일 우체국 직원 겐지로 그리고 나오미의 남편까지......, 그들의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이기에 더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고단한 일상에 지친 이들이 마음에 따스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꿈오리 한줄평 : 편지 한 통이 전하는 따스한 감동, 수요일엔 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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