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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ㅣ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2
케네스 그레이엄 지음, 아서 래컴 그림, 고수미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6월
평점 :

이제 막 자려는 참일까요? 파자마와 잠옷 가운을 걸친 동물들, 바구니에 가득한 여러 채소들, 보기만 해도 풍족하고 안락한 느낌이 듭니다. 마치 사람처럼 보이는 동물들, 표지만 봐도 동물들의 모습과 행동은 인간들의 모습과 행동을 투영했을 것이라 짐작이 됩니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아름답고 신비한 천연림에 살고 있는 동물 친구들, 두더지와 물쥐 그리고 두꺼비와 오소리의 우정과 모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와 행복을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그레이엄은 어렸을 때부터 시력이 좋지 않아 앞을 잘 보지 못한 아들을 위해 잠자리에서 천연림에 사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으며, 그 이야기들이 쌓여 출간된 책이 바로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이라고 합니다.
그 당시 사회 분위기 탓에 출간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루스벨트 대통령이 이 책의 출간을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편지를 보내 독자들과 만날 수 있었으며,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K. 롤링이 "어릴 적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으로 꼽았다고 하며, <곰돌이 푸>를 쓴 작가 앨런 알렉산더 밀른은 두꺼비의 모험 이야기를 각색해 연극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출간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전 세계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를 알 것 같지요?

정말 멋진 날이야! 바로 출발하자! p.13
이야기는 봄맞이 대청소를 하던 두더지가 땅 위로 올라와 강가에 살고 있는 물쥐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순박하고 용감하며 호기심 많은 두더지, 영리하고 친절하며 사교적인 시인 물쥐, 따뜻하고 지혜로운 오소리, 물려받은 재산으로 호화스러운 대저택에 사는 경솔한 사고뭉치 두꺼비의 우정과 모험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이지요.
지금 두꺼비는 단단히 홀렸어. 뭔가 새로운 것에 미쳐 있고, 처음엔 항상 저래. 앞으로 며칠 동안은 행복한 꿈을 꾸는 동물처럼 저러고 다닐 거야. 실용적인 목적을 따지면 정말 쓸모없는데도 말이야. 신경 쓰지 마. p.48
두꺼비의 제안에 마차를 타고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 두더지와 물쥐, 하지만 그 여행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두꺼비가 어마어마하게 크고 숨 막힐 정도로 멋지고 아름다운 자동차를 본 순간부터 어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도랑에 처박힌 마차, 그들의 여행은 그렇게 끝이 납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두꺼비는 여행을 망치게 만든 자동차에 빠지게 되고, 아주 크고 엄청 비싼 차를 주문하기에 이릅니다.
천연림을 탐험하기로 마음먹고 홀로 집을 나선 두더지와 두더지를 찾아 천연림으로 온 물쥐, 둘은 눈이 쌓이는 숲에서 길을 잃게 되는데요. 이때 그들 눈앞에 오소리의 집이 나타납니다. 물쥐의 영리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지요.
알다시피 두꺼비는 부자이지만 백만장자는 아니잖아요. (중략) 게다가 법과 질서를 모두 무시한다고요. 죽거나 파산하거나.....얼마 안 가 둘 중 하나가 될 거예요. 오소리 아저씨! 우린 두꺼비의 친구잖아요...... 우리가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요? p.70
물쥐의 제안에 오소리 아저씨는 두꺼비의 버릇을 고치기고 마음먹습니다. 더 이상 허튼 짓을 하도록 두고 볼 순 없었으니까요. 오소리와 두더지 그리고 물쥐의 두꺼비 개조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첫째, 값비싼 자동차를 훔쳤습니다. 둘째, 시민이 위험을 느끼게끔 거칠게 운전했으며 셋째, 경찰에게 아주 무례하게 굴었습니다. p.143
오소리와 두더지, 물쥐가 방심한 틈을 타 대저택에서 나온 두꺼비는 훔친 자동차로 난폭하게 운전하고, 경찰에게 무례하게 군 죄로 20년 형을 받고 외딴 지하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절망에 빠진 두꺼비, 울면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교도관 딸 덕분에 감옥을 탈출하게 되지만, 자동차 탈취범도 모자라 탈옥수까지 된 두꺼비가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대저택으로 돌아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대저택은 이미 족제비들과 담비들의 차지가 되고 말았는데요. 두꺼비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대저택을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요? 자만에 빠져 모든 것을 잃어버린 두꺼비, 겸손하고 공손하며 감사할 줄 아는 두꺼비가 될 수 있을까요?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은 순박하고 용감하며 호기심 많은 두더지, 영리하고 친절하며 사교적인 물쥐, 따뜻하고 지혜로운 오소리, 물려받은 재산으로 호화스러운 대저택에 사는 경솔한 사고뭉치 두꺼비, 그리고 남의 것을 탐하고 빼앗는 족제비와 담비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인간들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아름답고 신비한 천연림에 살고 있는 동물 친구들, 두더지와 물쥐 그리고 두꺼비와 오소리의 우정과 모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삶의 가치와 행복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꿈오리 한줄평 : 의인화한 동물들을 통해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고 진정한 삶의 가치와 행복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