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미술관 (40만 부 기념 특별판) - 가볍고 편하게 시작하는 유쾌한 교양 미술 방구석 미술관 1
조원재 지음 / 블랙피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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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바르드 뭉크부터 마르셀 뒤샹까지, 화가 14인의 삶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방구석 미술관>,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에 담긴 화가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작품에 담긴 의미를 이해함과 더불어 미술은 근접하기 어렵다는 편견이 저만치 달아나는 듯합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힘이겠지요?

 


'우리와 작품으로 소통하길 원했던' 예술가의 숨소리를 먼저 들어보는 거예요. 마치 카페에 반 고흐와 마주 앉아 수다 떠는 것처럼 재밌고 편하게 말이죠. 미술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와 소통하고, 작품과 대화하며 공감해나가는 경험이 하나 둘 쌓이다 보면 어느새 미술은 소울메이트가 되어 당신 곁에 머물고 있을 것입니다. '방구석 미술관' ~

 

여러 매체를 통해 보고 들은 <방구석 미술관>, 꼭 한번 읽어야지 하다가 이제야 읽게 되었는데요. '40만 부 기념 특별판'으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더더욱 기쁘기만 합니다. 첫 페이지를 넘기고 화가들의 삶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왜 이 책이 이렇게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을까를 절로 알게 된답니다.

 


죽음 앞에 절규한 에드바르드 뭉크가 사실은 평균 수명을 높인 장수의 아이콘? 미술계 여성 혁명가 프리다 칼로가 알고 보니 원조 막장드라마의 주인공? 자연의 삶을 동경했던 폴 고갱이 알고 보니 원조 퇴사학교 선배?...., 목차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방구석 미술관>은 에드바르드 뭉크부터 마르셀 뒤샹까지 화가 14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주연으로 등장하는 화가들의 삶에 조연처럼 등장하는 화가들이 있다는 것, 그들 또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들이기에 더 빠져들어 읽게 됩니다.

 


내가 살아오는 동안 두 번의 큰 사고를 당했는데, 첫 번째 사고는 경전철과 충돌한 것이고, 두 번째 사고는 디에고와 만난 것이다. p.34

 

프리다 칼로가 남편인 디에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단번에 알게 해주는 이야기, 그녀는 도대체 왜 이런 말을 했던 것일까요? 우리가 혀를 끌끌 차면서 욕을 하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하면서도 보게 되는 막장 드라마, 프리다 칼로는 어떤 연유로 막장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었던 걸까요? 그건 바로 그녀의 남편 디에고 때문입니다.

 

소아마비로 여섯 살에 성장이 멈춘 오른발, 경전철 사고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프리다는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되고(나중에 노력을 하기는 합니다만), 사랑하던 애인까지 떠나며 크나큰 고통을 느끼게 되는데요. 고통의 삶에서 그녀를 건져 올린 것이 바로 그림입니다.

 

외모와는 전혀 상관없는 듯 아내의 친구와도 바람을 피고 아이까지 낳은 바람둥이 디에고, 프리다 칼로가 자신보다 22살이나 많은 디에고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정치적, 예술적 공감대가 맞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할 때는 콩깍지가 씌어서 못 봤던 걸까요? 디에고가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프리다가 두 번째 유산을 했을 즈음에 또다시 불륜을 저지른 디에고, 불륜의 상대가 프리다의 여동생이라니? 이건 정말 막장 중에 막장 아닌가요?

 

직접 겪은 고통을 있는 그대로 캔버스에 쏟아부은 고통의 여신, 프리다 칼로. 그녀의 예술 목적은 오로지 순수한 자기표현이었습니다. (중략) 오늘날 디에고와 프리다가 가진 국제적 명성을 기준으로 놓고 본다면, 프리다의 압승으로 보입니다. p.50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불륜에는 불륜, 복수심으로 불륜을 택한 프리다, 그럼에도 그녀가 디에고를 잊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된 상대는 프리다를 떠납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프리다 최고의 복수는 바로 '예술에는 예술'이었습니다. 첫 전시회 이후180도 바뀐 프리다의 삶, 첫 전시가 가능했던 건 디에고의 도움이 컸었다고 하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만났어야 할 운명이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사회적 명분과 가족을 위해서는 경제적으로 안정된 증권맨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내면 깊숙한 곳에서는 자꾸 붓을 들어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외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 고갱은 분명 이 말을 수도 없이 되뇌었을 것입니다. '! 퇴사하고 싶다.' p.154

 

예술과 정열을 위해 고난을 자처한 남자, 하지만 아내에게는 '짐승 이하 인간'이라는 욕까지 듣게 되는 남자, 원주민의 삶을 살겠다며 13~14세의 어린 원주민 소녀와 혼인까지 한 남자, 타인의 이해를 떠나 오직 자신의 예술에 침잠했던 남자, 죽는 그날까지 고통이 산적해 있었던 남자 폴 고갱, 그의 삶을 소재로 하고 있다고 알려진 <달과 6펜스>를 읽으며, 무엇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너무 무책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이 책을 읽다보니 그의 삶을 또 다른 관점으로도 바라보게 됩니다. "단 한 번 명멸하는 삶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위해 어떤 행위를 할 것인가? 그 행위 속에 '진짜 나'가 있는가? 그 행위를 하는 것 자체가 '진짜 나'를 발견하고 완성하는 것인가?(p.168)", 이런 물음에 우리는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요?

 

에드바르드 뭉크부터 마르셀 뒤샹까지, 화가 14인의 삶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방구석 미술관>, 하나의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에 담긴 화가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작품에 담긴 의미를 이해함과 더불어 미술은 근접하기 어렵다는 편견이 저만치 달아나는 듯합니다. 방구석에서 즐기는 미술관 여행, 우리 함께 떠나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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