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루프 창비교육 성장소설 11
박서련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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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시선을 끌었던 책 <고백루프>, 이 책은 한겨레문학상,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이상문학상 우수상등을 수상한 박서련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집입니다. 1'솔직한 마음, 안녕, 장수극장, 엄마만큼 좋아해', 2'보름지구, ---', 3'가시, 발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7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요. 특이한 것은 각 부마다 '작가의 말'이 실려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작가의 창작 후기와 후일담을 볼 수 있는데, 3부에 실린 '가시''발톱'은 작가가 고등학생 때 쓴 소설로 두 작품 모두 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이유가 있어서 사람을 사귀면 따돌리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돼. p.31

 

<솔직한 마음>은 그룹 내 따돌림이 폭로되면서 학교에 돌아온 아이돌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오픈 채팅방에 초대받아 온갖 험한 말을 듣게 되는데, 단체 채팅방에 초대를 한 아이가 바로 친구가 되고 싶었던 원따(원래 왕따)였음을 알게 됩니다. 미안해하면서도 "이유가 있어서 사람을 사귀면 따돌리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돼"라는 원따의 말에,''는 친구가 되려했으면서도 진심으로 다가가지 않았음을 깨닫게 됩니다.

 

<엄마만큼 좋아해>는 청소년이 주인공은 아니지만 청소년이 보기에 적합한 소설입니다. 좋아하는 밤이 오빠와 소꿉놀이를 하고 싶은 주비, 주비는 오빠가 양 갈래 머리를 한 아이에게만 엄마 역을 시킨다는 비밀을 친구 시아에게 말하는데요. 시아가 양 갈래 머리를 하고 온 것을 본 주비는 배신감에 시아의 머리에 껌을 붙입니다. 다음 날 짧은 커트 머리를 하고 나타난 시아가 미안해하며, 함께 소꿉놀이를 하자고 하지만, 시아에게 미안한 마음과 좋아하는 밤이 오빠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주비는 울음을 터뜨리고 맙니다.

 

표제작인 <--->는 타임루프에 갇힌 고등학생 현지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외모, 공부, 예체능까지 빠지는 게 있을까 싶은 완벽한 아이 우지현, 현지는 그런 지현과 수행평가를 함께 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만 했습니다. 지현이 학교 축제 전야제 때 자기 노래를 들으러 오라며 신신당부를 하자, 현지는 혹시 지현이 자신에게 고백을 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망신을 주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자리를 피하게 되는데요. 그때부터 현지는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타임루프에 갇히게 됩니다. 현지가 타임루프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내가 두려워하던 생활이 드디어 시작된 것이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여자와 단 둘이, 그것도 가족 관계로 살아야만 하는, 그야말로 기가 막히게 부조리한 생활이. p.187

 

아빠의 빈소를 지키고 있는 젊은 여자, 그 여자는 ''의 새엄마입니다. 애쓰는 새엄마와 달리 ''는 아빠가 없는 세상에서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여자 둘이 한 가족으로 살아야하는 현실에 반항심만 키워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새엄마가 욕조에 죽은 듯이 누워 있는 것을 보고 놀라게 되는데요. 그때 새엄마의 부푼 배를 보고 자신의 동생이 있음을 깨닫게 되고, 목욕을 마치고 나온 새엄마에게 발톱을 깎아 주겠다는 말을 건넵니다. 새엄마가 ''에게 말했던 것처럼 발톱은 불었을 때 깎아야하니까요.

 

폐업을 앞둔 극장에 얽힌 마을 사람들의 따스한 이야기 <안녕, 장수극장>, 달에 이주하여 살게 된 ''가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에게 추석에 대해 소개하는 이야기 <보름지구>, 엄마가 돌아가신 후, 고향을 떠나 서울에 있는 언니와 함께 살게 되면서 상처를 치유해가는 이야기 <가시>등 더 많은 이야기는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친구, 추억, 우정, 사랑, 가족 그리고 짧지만 신선했던 전통(추석)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등 7편의 이야기는 작가의 말에 나오는 것처럼 "청소년이 주인공인 소설, 주인공이 청소년은 아니지만 청소년이 보기에 적합한 소설, 청소년이 직접 쓴 소설"인 청소년 소설입니다 그래서 청소년 독자들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굳이 덧붙임, 작가님이 출연했던 EBS 타큐프라임 <게임에 진심인 편>을 함께 봐도 좋습니다. 꿈오리는 작가님이 나오는 부분만 선택해서 보기는 했습니다만...,"게임이 성장 그 자체보다는 성장을 위한 연습이다."라는 말이 무척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꿈오리 한줄평 : 청소년의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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