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보, 내 인생 반올림 60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조현실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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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도 경쟁력인 시대, 십대 청소년들의 외모에 대한 관심은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하기도 합니다. 피부 미용부터 헤어스타일, 패션에 대한 관심은 기본이고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 구성과 운동까지, 어쩌면 어른들 보다 훨씬 더 심각한 고민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뚱뚱한 사람들은 게으르고 자기 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라며 손가락질을 하고 비난을 할 때도 있습니다. 학교 건강검진에서 비만 판정을 받은 <뚱보, 내 인생>의 주인공 벵자멩은 어떠할까요?

 

이 책은 먹는 것을 좋아하고 운동은 하는 것보다 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 호텔 겸 레스토랑을 운영하면서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요리가사 되고 싶은 아이 벵자멩을 주인공으로 한 청소년소설입니다. 먹는 걸 좋아하고 운동을 하지 않으니, 살이 찌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벵자멩에게 음식은 즐거움이자 꿈꾸는 일에 대한 기반이 되는 것이며, 특히 저녁 식사는 하루를 잘 마무리할 수 있게 해주는 의식 같은 것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먹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내가 다른 애들과 다르다는 걸 제대로 깨닫기 시작한 건 중학교에 입학하고부터였다. 중학교에선 매년 반 아이들이 바뀌기 때문에, 내게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의 평가를 받게 되었던 것이다. 난 꿀꿀이, 지방 덩어리, 돼지 같은 별명을 듣기 시작했다. 그 결과, 난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되었다. '난 뚱보다.' p.30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날씬한 사람들이 입으면 정말 멋지게 보이는 옷도 뚱뚱한 사람에겐 멋짐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 이성 친구를 사귀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 등등 뚱뚱하다는 이유로 누리지 못하는 것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먹는 걸 정말 좋아하는(다른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좋아하듯) 벵자멩에게 살을 뺀다는 것은 그냥 단순하게 안 먹으면 된다는 결단의 문제가 아닙니다. 거기에 더해 좀 억울한 면이 있기도 합니다. 뚱뚱한 사람들 중에는 살찌는 체질을 타고 난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많이 먹어도 살이 안찌는 사람들도 있는 것처럼요.

 

그런 벵자멩이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벵자멩에게 찾아온 첫사랑, 클레르를 좋아하게 되면서 살을 빼기로 결심하고 비만 치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다이어트를 시작합니다. 맛없는 음식과 배고픔 그리고 친구들의 놀림까지 받게 되지만, 체중계 숫자가 달라지고 클레르의 응원까지 더해지자 힘을 얻게 됩니다.

 

내게 주어진 나날들, 즉 내 삶을 어떻게 꾸려 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즐거움도 못 느끼면서 그저 먹어 대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음식도 내 삶을 괴롭히는 수단이 되어 갈 뿐. 힘이 되어 주진 못했다. (중략) 이렇게 난 나 자신과 삶에 대한 혐오에 빠졌고, 그건 자기 파괴로 이어졌다. p.124~125

 

하지만 어떤 일이든 시간이 지나면 처음 결심이 무뎌지기도 합니다. 맛있는 음식, 특히 음식 잘하고 먹는 것을 신성한 일이라 생각하는 할머니의 권유를 어떻게 뿌리칠 있을까요. 어느 순간부터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체중계, 이러다가는 평생 다이어트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정말 그렇게 살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클레르에게 꽃다발과 함께 보낸 사랑 고백을 거절당하게 되면서 다이어트는 물론 학교생활까지 엉망이 되고 맙니다. 이제 벵자멩은 비만 치료 전문가가 아닌 청소년 문제 전문가를 만나러 가야했습니다.

 

난 내 앞에 펼쳐진 새로운 삶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중략) 내가 음식을 다 안 먹고 남긴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중략) 나는 미소를 지었다. 의사들은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을 빼는 유일한 비결은 바로...., p.153~154

 

첫사랑의 고백 거절로 인한 충격 그리고 그로 인해 더 엉망이 된 다이어트와 학교생활, 벵자멩이 그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요? 누구나 실수를 하고 그로 인해 어리석은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벵자멩처럼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많은 아이들은 더하겠지요? 그때 그들 곁에 사랑하는 가족, 걱정해주는 친구들이 있어 상처 입은 마음을 다독여줄 수 있다면, "현재의 네 문제들이 아무리 현실이라고 하더라도, 미래를 망치도록 놔두진 말아야 한다는 거지.(p.135~136)"라며 적절한 조언을 건네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어른들이 있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지하고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스스로를 존중하고 아끼고 사랑하며 성장해가지 않을까 합니다. 벵자멩처럼요.

 

살을 빼고 싶지만 다이어트에 진심이 될 수 없는 사람들, 시작은 거창하나 늘 흐지부지되고 마는 사람들, 혹시 "내 얘기 아냐?"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요? 꿈오리 또한 그러하답니다.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겠지요? 남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시대, 내면의 아름다움이 훨씬 더 가치 있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합니다. 지금 여러분은 어떠한가요?

 

꿈오리 한줄평 : 사랑과 우정 그리고 건강한 아름다움을 찾아 한 뼘 더 성장해가는 열여섯 살 벵자멩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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