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의 일기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20
안네 프랑크 지음, 원유미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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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눈을 피해 숨어 지낼 수밖에 없었던 안네가 가상의 친구인 일기장 키티와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남긴 일기, 전쟁의 비참함을 절실하게 깨닫게 해 준 사춘기 소녀의 일기, 바로 전 세계 수많은 독자들에게 읽히는 고전으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안네의 일기>입니다. 안네의 일기는 1942614일부터 강제수용소에 끌려가기 전인 194481일까지 쓴 일기로 은신처 생활에서 느끼는 고단함과 공포,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꿈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만약 안네 가족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은신처에서 무사히 살아갈 수 있었더라면, 강제수용소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을지라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더라면, 그랬더라면 안네는 자신이 꿈꾸던 저널리스트와 작가가 되어 행복하게 살지 않았을까..., 이런 가정을 하게 되는 건, 누군가 안네 가족의 은신처를 밀고했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19448, 안네 가족이 머물던 은신처에 갑자기 들이닥친 게슈타포, 밀고자의 정체를 아는 유일한 나치 간부가 종전 후 전범 재판을 받기 전 자살했기 때문에 끝내 누가 밀고했는지를 밝혀낼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도대체 누가 왜 안네 가족의 은신처를 밀고한 것일까요?

 

7시가 지나서 엄마 아빠에게 갔다가 거실로 가서 선물을 풀어 보았어. 처음으로 나를 반겨 준 게 바로 너였어. 아마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해. p.5

 

일기는 생일 날 선물을 받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날 안네가 받은 선물 중 최고의 선물은 바로 가상의 친구 키티가 되어 줄 일기장이었습니다. 안네는 자신이 일기를 쓰기 시작한 이유로 "내게 진정한 친구가 없기 때문이야."라고 하는데요.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글로 써내려가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그 순간에 느끼는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면서 조금씩 성숙해지고 성장해가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유대인들은 노란 별표를 단 옷을 입어야했고, 자전거를 빼앗겼어. 유대인들은 전차를 타도 안 되고 운전도 금지되었어. 유대인들은 3시에서 5시 정각 사이에만 물건을 살 수 있는데 그것도 '유대인 가게'라는 플래카드가 붙은 가게에서만 가능한 일이야. p.10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금지되고 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아졌지만 그럭저럭 지낼 만 했습니다. 안네 언니가 호출 통지서를 받기 전까지는 말이죠. 열여섯 살밖에 안 된 언니에게 온 호출 통지서, 독일군들은 어린 여자아이들을 어디로 데려가려고 한 것일까요? 안네 가족은 어딘가로 피신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절대 바깥에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답답한지, 발각되면 총살될지도 모른다는 게 얼마나 두려운지 넌 모를 거야. 결코 유쾌한 상상은 아니지. 낯 동안에는 속삭여서 말하고 살금살금 걸어 다녀야 해. 안 그러면 창고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 소리를 들을 테니까. p.35

 

아빠 사무실이 있던 건물 위층에서 숨어 살게 된 안네 가족, 수많은 유대인들이 강제수용소에 끌려가고 가스실로 보내져 살해되는 상황에서 은신처에서 살 수 있었다는 것,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발각되지 않으려 숨죽이며 살았을 안네 가족, 고통과 공포 속에서 살아가야만 했을 그들의 삶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겪는 전쟁의 참혹함은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 없겠지요. "숨어 지내고 있으며 아무 권리도 없이 의무만 수천 가지 지워진 채 한곳에 속박되어 있는 유대인이라는 사실, 유대인은 감정을 드러내서도 안 되고 강하고 용감해야 하며 모든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불평하면 안 된다.(p.299)"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 전쟁은 도대체 왜 하는 거야? 왜 사람들은 다 함께 평화롭게 살지 못하는 거야? 왜 이렇게 파괴를 하는 거지? (중략) 왜 사람들은 그렇게 커다란 전투기와 강력한 폭탄을 만들어 파괴하면서 한편으로는 재건을 위해 노력하는 걸까? p.323

 

안네는 말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 질문에 지금까지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이지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인명과 재산 피해를 낳은 전쟁, 무려 2,700만 명의 전사자와 2,500만 명의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한 제2차 세계대전", 특히 "나치 독일에 의해 자행된 유대인 대학살 '홀로코스트'600만의 유대인이 잔인하게 학살되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자행되었던 유대인에 대한 차별과 증오는 대상이 바뀌었을 뿐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전쟁 또한 멈추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종에 따른 차별과 증오 그리고 전쟁을 일으키고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왜 그렇게 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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