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마리솔 Wow 그래픽노블
알렉시스 카스텔라노스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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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망명자들에게 많은 지지와 기부를 받았던 '피터 팬 작전', 1960년부터 1962년까지 2년간 지속된 피터 팬 작전은 '피그스 만 침공 사건'으로 미국과 쿠바 사이의 모든 비행이 중단되면서 갑작스럽게 끝났다고 합니다. 미국 정부로부터 비자 면제, 위탁 프로그램 등의 지원을 받으며, 14,000명 이상의 쿠바 어린이들이 미국으로 망명했다고 하는데요. 이는 20세기에 이루어진 가장 집단적인 규모의 망명이었다고 합니다.

 

<내 이름은 마리솔>은 피터 팬 작전을 통해 미국으로 오게 된 마리솔이 위탁가정에서 성장해하는 이야기로 이민자 1세대인 부모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모티브로 쓴 작품이라고 합니다.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아이 혼자 낯선 나라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부모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듯합니다.

 


이야기는 마리솔의 엄마 아빠가 결혼을 하고 마리솔을 낳고 키우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급변한 정치 상황으로 불안한 날들을 보내게 되자, 마리솔의 엄마 아빠는 딸을 미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낯선 나라에 혼자 가야 하는 마리솔과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하며 딸을 보내야만 했을 엄마 아빠의 심정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요.

 


뉴욕 국제공항에 도착한 마리솔, 마리솔을 위탁해서 키워줄 부부가 환영의 인사를 건네지만 마리솔은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시작된 미국에서의 삶을 온통 회색으로 표현한 것은 마리솔의 심정을 그대로 담아낸 것이 아닐까 합니다. 쿠바를 떠올릴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아빠가 준 빨간 꽃 한 송이뿐이었지요.

 

언어가 통하지 않아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것에서 오는 고립감과 외로움, 거기에 더해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가해지는 차별과 폭력으로 인해 점점 더 소외되고 위축되어가는 마리솔, 그런 마리솔을 변화시킨 것이 있으니 바로 책이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나무에 관한 책을 보는 순간부터 마리솔의 삶은 조금씩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어갑니다.

 


마리솔이 무얼 좋아하는지 알게 된 위탁 가정의 부부는 마리솔의 엄마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마리솔을 식물원에 데려갑니다. 엄마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부부, 그리고 마리솔을 눈여겨 본 도서관 사서, 그들 덕분에 미국에서의 삶에 조금씩 적응해가는 마리솔, 마리솔의 얼굴에 벚꽃처럼 눈부시고 아름다운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글자 없는 그래픽노블 <내 이름은 마리솔>, 오로지 그림으로만 들려주는 이야기는 말조차 통하지 않는 낯선 미국 땅에서 어린 소녀 혼자 겪었을 심리 상태를 더 극적으로 보여주는 듯합니다. 마리솔의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지금도 세계 곳곳에는 수많은 마리솔의 이야기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기후, 전쟁, 인종이나 종교, 사상의 차이로 인한 박해를 피해 조국을 떠난 난민들의 이야기는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전 세계를 떠도는 수많은 난민들, 그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것인지에 대해선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것이 현실, 지금 우리가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꿈오리 한줄평은 '작가의 말'로 대신합니다.

 

마리솔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민자들이 품은 용기와 회복력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민자들은 기회를 얻기 위해 그들이 알아 왔고 사랑한 모든 것, 때로는 모든 사람들까지 남겨 두고 떠납니다. 가족에게 안전, 기회, 미래를 주기 위해서요. 그들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나라에서 살아남습니다. 살아남아 삶의 한 구석을 기쁨으로 가득 채웁니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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