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마음 약국 - 마음을 치유하는 그림책 처방전
이현아 지음, 소복이 그림 / 창비교육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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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있다 보면 이렇게 마음에 상처가 난 아이들이 많습니다. 친구들에게 미묘한 소외감을 느껴서, 부모님이 밤새 소리 지르며 싸우셔서, 자신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아서... 아픈 마음을 꽁꽁 싸매고 겨우 교실에 들어온 아이들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작은 ''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p.6

 

오후 4시가 되면 초록색 '교실 우체통'이 열립니다. 선생님은 마음 약사가 되어 아이들의 고민이나 사연에 대한 마음 약 편지와 함께 읽는 약(그림책)을 처방해 줍니다. <어린이 마음 약국>은 부제 그래도 '마음을 치유하는 그림책 처방전'입니다. 14년차 초등학교 교사이자 '좋그연'의 대표인 저자는 마음 약사가 되어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 줍니다.

 


이 책은 1'나 때문에 마음에 힘이 빠질 때', 2'가족 때문에 눈물이 날 때', 3'친구 관계가 어려울 때', 4'미래를 향해 힘껏 발을 내딛고 싶을 때'까지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아이들의 사연을 18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고민 해결에 도움이 될 마음 약 편지와 그림책 처방을 담았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읽는 약'을 처방"해 주고 싶어서 썼다는 <어린이 마음 약국>, 이 책은 목차대로 차례 차례 읽어도 좋고, 18가지 증상 중에 공감 가는 페이지를 먼저 읽어도 좋습니다. 어린이들은 물론이거니와 우리 아이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은 부모님들,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선생님들, 그리고 그림책을 통해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은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책인데요. 꿈오리는 우리 집 두 형제의 고민이기도 했을 '엄마 잔소리를 들으면 숨이 막혀요' 와 어른이지만 여전히 소심함으로 무장한 꿈오리의 고민이기도 한 '소심하고 내향형인 성격을 고치고 싶어요'가 특히 더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문제집을 풀고 있는데 "똑바로 앉아서 집중해!"라는 엄마의 잔소리를 들으면, 하고 싶던 마음도 달아나기 마련이죠. 특히 대학 입시를 위한 공부에 올인하는듯한 대한민국에선 '공부'라는 두 글자만으로도 엄청난 압박이 느껴질 듯합니다. 엄마도 엄마의 엄마에게서 그런 잔소리를 들을 때가 있었다는 것, 그때 어떤 기분이 들지를 알 수 있다는 것, 그럼에도 자신의 속마음을 제대로 털어놓을 수 없었다는 것, 우리 아이들의 마음 또한 그러하지 않을까요?

 

어쩌면 저자의 말처럼 "엄마 아빠한테 속마음을 말하는 게 어렵고 부담스러웠"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다보니 괜히 더 툴툴거리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서 잔소리 폭탄을 맞았을지도 모릅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지금 나는 어떤 상황이지? 있는 그대로 '관찰'해서 말하기

나는 어떤 감정이 들었지? 그때 내 '느낌'을 말하기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지? 내가 '필요'한 것 말하기

상대방에게 원하는 행동은 무엇이지? 구체적으로 '부탁'하기

p.75

 

'관찰-느낌-필요-부탁'4단계로 말해 보기, 그런데 처음부터 말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요? 그럴 땐 <내 마음, 들어 보세요> 속 아이처럼 "엄마에게 편지를 써"보라고 합니다. 어색하고 어렵겠지만 이렇게 대화를 하다보면 "투정과 짜증 대신"내가 말하고 싶은 본질에 집중해서 이야기(p.74)"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아이들을 위한 '마음 약국 처방', 엄마 아빠도 4단계로 속마음을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한 건 아닐까요?

 


책과 함께 온 '마음 약국 꾸러미', 집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만나는 선생님들 모두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상처 난 마음이 벌어진 틈처럼 아프고 시릴 때가 있지만, 그 틈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세상이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가 상처 난 마음의 틈으로 들이비치는 눈부신 빛 한 줄기를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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