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와 거지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19
마크 트웨인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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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를 거슬러 꾸준히 읽히는 명작동화, 왕자와 거지가 서로 옷을 바꿔 입고 난 후, 신분이 뒤바뀌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부당한 권력에 희생되는 백성들의 삶을 통해 권력자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일깨우며 그 시대의 불합리한 현실을 풍자하고 있는 이야기, 바로 <왕자와 거지>입니다. 그럼에도 이야기의 배경이 영국 왕실이라는 것, 실존 인물인 에드워드 6세를 모델로 했다는 걸 안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마크 트웨인(새뮤얼 랭혼 클레멘스)<톰 소여의 모험><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쓴 너무나도 유명한 작가입니다. "앞니 빠진 허클 씩씩한 소년, 유유히 흐르는 미시시피강..." 꿈오리에겐 지금도 바로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재미있게 봤던 만화영화로 더 기억이 나는 작품이기는 합니다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여러 직업을 가졌던 마크 트웨인, 그중에는 뱃일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가 미시시피강을 누비는 증기선에서 일했다는 것, 그의 필명 마크 트웨인은 "뱃사람들이 안전수역을 부를 때 쓰는 말로 수심 두 길"을 의미한다고 하니, 그의 삶에 미시시피강이 중요한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습니다..

 

 

 


16세기 중엽의 어느 가을날, 옛 런던 시의 가난한 캔티 집안에 사내아이가 태어났지만 그 집안에서는 아이를 반기지 않았다. 바로 같은 날, 영국의 부유한 튜더 가문에 또 한 명의 사내아이가 태어났는데 그 가문에서는 아이를 반겼다. 온 영국도 그 아이를 반겼다. p.5

 

이야기는 톰 캔티와 에드워드 튜더가 같은 날 태어났지만, 완전히 상반되는 환경에서 태어났음을 알리며 시작합니다. 어느 누구도 반기지 않는 아이 톰 캔티, 온 나라 사람들이 반기는 왕세자 에드워드 튜더, 이때까지만 해도 두 아이가 엄청난 인연으로 엮이게 될 지 누가 알았을까요?

 

폭력과 욕설을 일삼는 도둑의 아들이지만 같은 건물에 사는 앤드루 신부에게서 글을 읽고 쓰는 법, 인생을 바르게 사는 법을 배우는 톰 캔티, 톰은 한 번만이라도 진짜 왕자를 직접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살았습니다.

 

불쌍한 아이를 어찌 그리 함부로 다루느냐! 아바마마의 가장 비천한 백성을 어찌 그렇게 막 다루는 것이냐! 문을 열고 저 아이를 들여보내도록 하라! p.18

 

이렇게 만나게 된 톰과 에드워드는 서로의 삶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으로 옷을 바꿔 입게 되는데, 두 아이의 모습은 마치 쌍둥이처럼 닮아보였답니다. 그 누구도 두 아이가 뒤바뀌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고, 결국 왕자는 궁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톰은 자신이 왕자가 아님을 밝혔지만 아무도 그 말을 믿어주지 않았고, 단지 마음에 병이 든 것뿐이라 생각했습니다. 세자로 책봉되고 죽은 왕의 뒤를 이어 영국의 왕이 되어 즉위식을 앞두게 된 톰, 처음엔 혼란스러웠지만 점차 적응하게 되면서 너그러움과 관용으로 나라를 다스려 백성들의 칭송을 받는 왕이 되어 가고 있던 톰, 하지만 즉위 행렬을 하던 중에 만난 어머니를 모른 채 한 후, 양심의 질타를 받으며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느끼게 됩니다.

 

에드워드 또한 자신이 거지가 아닌 왕자임을 밝혔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고, 오히려 놀림의 대상이 됩니다. 옷을 입고 벗는 것부터 모든 것을 시종들의 도움을 받았던 에드워드는 톰의 삶을 대신 사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요. 이때 마일스 헨든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는 에드워드가 왕자라는 것을 믿지는 않았지만, 학대를 받다가 정신이 이상해진 아이라는 생각에 연민의 정을 느껴 형의 마음으로 보살피고 지켜 주리라 다짐합니다. 나중에 에드워드가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아 왕이 되었을 때, 기사 작위를 받게 됨과 동시에 그와 그의 후손들 중 장손들은 영원히 왕 앞에서도 자리에 앉을 수 있는 특권을 부여받게 됩니다.

 

그를 놓아주고 행동을 삼가라! 그분이 바로 왕이시다! p.329

 

비록 몇 주 동안의 짧은 경험이기는 했지만, 백성들의 비참한 삶을 몸소 겪었기에 그들의 처지와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에드워드는 백성들을 바르고 어질게 다스리는 정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는 에드워드가 자신의 신분을 되찾아 대관식을 치르게 되었다는 것, 왕의 명으로 자애원의 명예 운영위원회 회장직을 맡게 된 톰이 어머니와 누이들에게 달려가 그동안에 있었던 일과 멋진 소식을 들려준다는 것, 뒷이야기를 통해 "에드워드 6세의 통치 기간은 가혹했던 그 시절에 유일하게 자비로운 시기"였음을 알려주며 끝이 납니다.

 

단지 옷을 바꿔 입은 것으로 단번에 신분이 뒤바뀌는 것, 단 몇 주간의 경험으로 백성들의 처지와 마음을 이해하고 선정을 베풀 수 있는 왕이 될 수 있다는 것, 이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왕자와 거지>와 같은 풍자소설이나 부패한 권력자나 악당들을 통쾌하게 응징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게 되는 건, 이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현실에서도 가능한 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은 아닐까 합니다. 더불어 감방에서 만난 백성들의 모습을 보고 "왕들도 가끔씩 자신의 법에게서 가르침을 받고 자비심을 깨우쳐야 하느니라.(p.295)"라고 말한 에드워드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리더의 자질과 품격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꿈오리 한줄평 : 부당한 권력에 희생되는 백성들의 삶을 통해 불합리한 시대 현실을 풍자하고, 더불어 어린 왕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리더의 자질과 품격을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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