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쫓는 아이들
연정화 지음, 달밤 그림 / 프쉬케로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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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와 성경속 상징들을 신비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해를 쫓는 아이들>, 해를 만지러 가는 소년 ''''이라 불리는 말을 타고 온 소녀 ''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피그말리온을 모티브로 한 조각가와 그 조각가가 만든 아름다운 여인 갈리테이아, 바다의 님프 갈리테이아에게 연정을 품은 외눈박이 거인, 영원히 바위를 굴려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은 시지프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쇠똥구리, 그리고 인간들이 하늘에 닿으려고 쌓은 탑인 바벨탑, 생명의 원천이자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안식처인 샘물 등등 그리스로마 신화와 성경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상징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인간은 욕망하는 존재임을, 인간들의 욕망은 끝이 없음을, 때론 가능성에 대한 도전 의지로 볼 수 있지만 욕망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바다로 가야 해." 연이 오른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냐, 산꼭대기로 가야 해." 한은 왼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p.16

 

태어날 때부터 "해를 만지고 싶은 것"이 꿈이었다는 소년 '', ''이라는 말을 타고 온 소녀 ''은 만나게 되고, 둘은 함께 하기로 하는데요. 갈림길 앞에서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없었던 둘, 연이 자신이 타고 온 말을 두고 떠나게 되면서 둘은 헤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연이 남겨두고 간 말 ''과 함께 산꼭대기를 향해 가는 '', 산을 오르는 동안 한은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처음으로 만난 인물은 "자신이 만든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은 조각가"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꿈이었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만들었지만, 그녀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조각가는 계속 그녀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해는 자기 코 앞이 아니라, 머리 위에 있었다.

그것도 머리 위에서 꽤 떨어진 곳에.

p.61

 

끝내 산꼭대기에 도착한 한, 하지만 해를 만질 순 없었습니다. 뛰어도 보고 바위를 쌓아 탑을 만들어 올라가봤지만, 한의 손은 해에 닿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절망한 한은 해를 보다가 눈이 먼 노인이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한은 태어날 때부터의 꿈이었다는 해를 만질 수 있을까요? 바다로 떠난 연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해를 쫓아 산꼭대기를 향해 가던 한과 한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바다로 떠난 연의 이야기,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어릴 때 읽었던 그리스로마 신화 시리즈를 좋아해 종교학과를 선택했다는 작가, "상징으로 가득 찬 이야기와 빈티지한 삽화, 환상적인 삶"을 좋아한다는 작가, 그 모든 것들을 담은 이야기가 바로 <해를 쫓는 아이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와 성경 등 '신화와 상징'에 대한 작가님의 해설서가 따로 있다고 하니, 궁금한 분들은 함께 읽어도 좋을 듯합니다. 꿈오리는 꿈오리만의 해석으로 읽었지만 말이에요. 그래서 꿈오리 한줄평은 작가님이 의도하신 바와는 전혀 다를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꿈오리 한줄평 : 끝없이 욕망하는 존재인 인간, 욕망에 눈이 멀어 언제나 함께 하고 늘 가까이에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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