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김애란 외 지음, 배우리.김보경.윤제영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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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동할 때는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듣거나 관심 있는 영상을 보기도 하고요. 인터넷을 통해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고, 하루 중 특별했던 순간을 SNS에 기록하며 타인과 공유하기도 하죠. 생각해 보면 우리의 일상은 '미디어'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합니다. '머리말' ~

 

첫 장을 펼치자마자 "이건 딱 내 모습이잖아."하고 공감하실 분들이 정말 많을 것 같습니다. 어린 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나이 불문하고 말이죠. 꿈오리 또한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미디어와 함께 살고 있는 듯합니다. 이쯤 되면 정말 미디어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잊게 되는 "공기"처럼 말이죠.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아홉 번째 책 <연결하는 소설>, 이 책은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라는 부제 그대로 "기본적인 의사소통 수단인 '언어'에서부터 '인쇄 미디어', '매스 미디어', '소셜 미디어', '미래의 미디어'를 소재로 하여, 미디어가 사람 간의 소통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미디어의 고유한 속성이 각각 어떤 힘을 갖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이중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보고 들은 것들이 과연 진실일까? 하는 의구심과 더불어 그 뒤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마주했을 때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등등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생각해보게 되는 <후원명세서><지아튜브>입니다.

 

윤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프로그램의 방향이 정해졌다. 메인 작가는 윤미의 교복 치마가 반질반질 닳아서 반짝일수록, 운동화 뒤축이 납작하게 눌릴수록 좋은 그림이 나온다며 윤미를 설득했다. 생크림이 눈처럼 뿌려진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먹던 안방의 시청자들이 전화기를 들어 후원금을 보낼 확률이 높다고 말이다. p.78

 

한때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후원을 받던 아동이었던 윤미, 프로그램이 윤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진행되었던 것처럼 대학 또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인이 되어 아동복지재단에 근무하게 된 윤미는 그곳에서 어릴 적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후원 아동이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남학생을 만나게 됩니다. 윤미는 감정에 솔직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남학생의 모습에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또한 그럴듯함에 가려진 진실을 못 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지아가 연기를 잘하면 아빠가 좋아하니까, 조회 수랑 구독자 수가 쑥쑥 올라가고 그럼 엄마까지 신이 나니까. p.128

 

아빠와 함께 유명 키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지아, 전 채널 작가였던 희진 언니가 "지아튜브"의 진실을 고발한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것을 기점으로 지아의 삶은 달라지게 되고, 지아는 고발하는 글을 올린 희진 언니를 원망하게 됩니다. 채널 운영과 수익 창출을 위해 철저하게 꾸며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힘든 날도 엄마 아빠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영상 촬영을 멈출 수 없었던 지아, 그런 지아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던 사람은 엄마 아빠가 아닌 희진 언니였습니다. 그럼에도 지아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으려면 다시 아빠와 촬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아의 모습은 셀 수도 없이 많은 1인 미디어의 이면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그 외 6편의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라며,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미디어로 둘러싸인 세상 속에서 결코 미디어에 잠식되지 않고 슬기롭게 해석하고 생산하며, 책임감 있게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길 응원합니다. 나아가 때로는. '미디어'라는 창문을 열고 타인의 삶 속으로 기꺼이 들어가 진실된 소통으로 연대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가 되길 희망합니다. '머리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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